이등병의 실수
2003년 제1야수교에서 운전병 교육을 마치고 강원도 2시간 노도부대 화학대에 자대배치 받아 내무실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러런데 제 짐을 풀어주러 온 맞선임이 고등학교 후배였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광태야, 너도 여기야?" 라고 얘기했다가 자대배치 첫날부터 개념 없는 병사로 선임들한테 눈도장을 찍혀버렸습니다. 상병이 말하기를 "네가 사회에서 얼마나 친했는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계급사회야. 광태가 분대장 달면 수진이 넌 광태 명령에 죽을 수도 있는 게 군대라고. 명심해라! 라고 하너군요. "그래. 이제 나이는 잊자. 앞으로 조심해서 행동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일병인 광태는 저의 바로 윗선임으로 내무생활 및 생활규칙에 대해 자세흐 알려주었습니다. 유일하게 선임들 눈치 안 보고 광태와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곳은 건조장. 빨래를 널며 광태는 저에게 말했죠. "형, 아래 후임 온 데서 엄청 했는데 형이었어? 막 시켜 먹으려고 했는데 다 틍러져 버렸네. 그래도 형이 오니까 반갑다. 나중에 나 병장 달면 눈치 보지 말고 지내자." 사실 우리 둘은 같은 동네 아파트에서 자라서 스스럼없는 친구 같은 사이였거든요. 광태는 둘이 있을 때 저에게 형 대접을 꼬박꼬박 해줬습니다.
그러던 중 눈 빠지게 기다리던 100일 휴가 날짜가 다가왔는데 공교롭게도 광태의 일병 휴가 9박 10일 중 반이 저랑 겹쳤습니다. 광태는 휴가 신고를 마치고 위병소를 나서자 "형, 이제 밖에 나왔으니까 편하게 얘기해. 졸지 말라구" 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광태가 저는 고마웠습니다. 양구 산골에서 서울 강동구까지 함꼐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부대에서 매일 보던 광태와 저는 휴가 중에도 만나 먹고 싶었던 것 실컷 먹고 술도 마시고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록 이야기 주제는 역시나 군대 얘기였지만요.
그렇게 꿀맛 같은 휴가 기간이 끝나고 부대에 복귀한 후로는 군인모드로 정신무장을 하고 복귀 신고를 미쳤습니다. 그런데 사람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서운가 봅니다. 일석점호 전 내무실 청소를 하던 도중 저도 모르게 "광태야, 거기 담요 각 안 잡혔다"라고 얘기하고 말았습니다. 순간 내무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얼어붙었습니다. 저와 광태는 상병에게 끌려나가 한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저 때문에 광태까지 혼난 것 같아 미안했는데 "형, 괜찮아. 1년만 더 고생하자"라며 웃어 보이더군요.
전역한 지 벌써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광태와 저는 아지;ㄱ도 그때 이야기를 하며 추억을 안주 삼아 술 한잔 마시는 형 동생이자 끈끈한 전우이며 형제보다 가까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광태야! 군생활 동안 정말 큰 힘이 되어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결혼 축하한다!
박수진 / 경기도 오산시
첫댓글 군대 복하다보면 지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있더러고요. 학교 동창은 물론이고 같은 고향
누구누구의 동생까지요.
군대복무가 모두 집단생활이다보니
힘든 생활을 겪으며 누구에게라도 으지히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 때가 있겠죠!!!
본격격인 무더위
늘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맹호
군생활하다보면이런일이자주발생하는것같네요 나도
군생활시절에 초교동창이 나보다19개월늦께 우리부대에들어왔더군요
나는 분대장교육받고있을때 친구놈은 훈련병교육받고요 그래도자주는 못만났지만
훈련끝나고 동창놈은 수색대로가서근무하는바람에같이군생활은안햇는데
고등학교는 내가일년늦게가는바람에 내가후배가되고요 지금은 서로만나지만 군선배 고교후배
따지면서 부담없이 술한잔식한답니다 지금은 군생활이추억속에많이남네요
아침 일찍 들어오셨군요. 맹호
시골땅 님도 그런 경험이 있군요.
세상이 넓어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으니
어쩌면 좁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성하의 초입인데도 무척 덥습니다.
어느 정치인이 말했죠.
오늘도 저녁이 있는 "삶"으로
편한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맹호
내경험도 ㅎㅎ
여름에 전투수영나가면 위장팬티만입고 1주일간 휴양겸 전투수영하는데 우연히 마포공덕동 우리집골목 끝에사는 ㅇㅇ을 만났는데 나보다 1년후배고 동생과는 친구인데 기수를물으니 나보다 1기 선임인데 반말로 너희 중대는 어떠냐 얘기하는데 옆에있던 다른 1기선임이 나를향해 이단옆차기가 들어오는데 피할겨를도없이 맞았는데 열은 받지만 참았네요
그놈이 하는말 여기가 사회냐 ㅋ
그때 붙었어야했는데
더운데 바이러스 피하느라 고생들많네요 건강합시다
이제 슬슬 옛날이야기 나옵니다. 출발이요
이런~~이단 옆차기를 아무데나 쓰네.
잘 참았어요. 가을리님.
지금 도봉산 자락에 나와 벤치에 있는데,
진짜 시원합니다.
바람이 계곡을 타고 잘도 흘러내립니다. 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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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남자로서 꽃피우고 하고 싶은 거
많을 때인 군대생활.
방방곡곡에서 집한 된 각기 다른 개성의 종합판이니 3년동안 함께 훈련받고 자고 부대끼며 생활 하다보니 이야기의 산실이죠.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 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