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순신 아들 “장난처럼 한 말, 학폭 몰아”…‘기록 삭제’ 만장일치
최유경입력 2023. 3. 27. 19:09
[앵커]
국가수사본부장 직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강제 전학을 간 뒤 이뤄진 학교 상담 내용을 KBS가 확인했습니다.
"장난처럼 하던 말을 학교 폭력으로 몰았다"며 책임을 피해 학생에게 돌렸는데, 학교 측은 "정 군이 반성하고 있다"며 '학폭 기록'을 학생부에서 삭제해 줬습니다.
최유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교폭력 사건으로 전학 처분을 받은 정순신 변호사 아들은 2019년 3월, 서울 반포고에서 새 학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담임 교사가 정 군과 상담한 기록입니다.
정 군은 "기숙사 방에 피해 학생이 너무 자주 찾아와 남자들끼리 하는 비속어를 쓰며 가라고 짜증을 냈던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후 피해 학생이 평소 허물없이 장난처럼 하던 말들을 모두 '지속적인 학교 폭력'으로 몰아 학폭위에 회부됐다"고 말했습니다.
징계 취소를 위한 이른바 '끝장 소송'에서 모두 패하고도 학폭 원인을 피해 학생에게 돌린 겁니다.
하지만 이듬해 담임 교사는 졸업 직전, "깊은 반성을 했다"는 이유를 들어 정 군의 학생부에서 학폭 기록 삭제를 신청했습니다.
의견서를 보면 "정 군이 창의적, 적극적으로 성격과 진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다", "감정적이거나 충동적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부분을 자제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고 적었습니다.
이후 기록 삭제 절차는 속전속결, 만장일치로 결정됐습니다.
학폭위에선 "졸업 후 사회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면 안 된다"는 한 학부모 위원의 의견이 제시됐고, 다른 위원 4명이 이견 없이 모두 동의했습니다.
정 군은 결국, 학폭 기록을 지우고 졸업했는데, 그동안 반포고는 근거 자료 공개를 거부해 왔습니다.
[고은정/서울 반포고 교장/지난 9일 : "저도 답답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가 있으면 공개를 하겠습니다."]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의원 : "어떠한 근거로 전원 만장일치라는 결과가 나왔는지, 혹은 정순신 전 검사가 이 과정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규명해야 합니다)."]
정 변호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한 국회 교육위 청문회는 나흘 뒤, 오는 31일에 열립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장세권/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김석훈 김정현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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