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식 참 붕어찜
윤 수희
우리남편이 5일 동안 진천에 있는 저수지 낚시터에서
참붕어를 많이 잡았다는 소식을 전화로 듣기도 하고
카톡으로 사진 전송도 받았었다.
5일 만에 70 마리 정도 잡아 오면서 일요일 오후 3시가 되자
미용실로 조금 있으면 도착한다는 전화다
우리남편 흥분한 표정으로 도착하자 마자
차 속에 있는 붕어바구니를 기어이 나에게 보이면서
어른 손바닥만 한 게 황금색 비늘이 정말 예쁘다고
종알거리며 코를 찌르는 비린내가 진동 하든 말든
남편이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다
" 어이! 언니랑 동생 불러서 맛있는
당신 표 붕어찜 해 먹 자?"
" 오늘은 정말 싫은데?"
" 지금 더위 먹었는지 너무 힘들고 피곤해!"
" 그래도 얼마 만에 잡은 참붕어인데
그냥 피곤해도 식구들과 함게 해 먹었으면 좋 겠 구 만?"
" 냉장고에 한 번 들어가면 참붕어의 제 맛이 아니라니까?"
" 알았어!"
정말 사람 좋아하는 남편이 졸라 댈 때 마다
나는 왜 거절을 못 하는 것일까.
우리 식구들이 엄청 내가 만든 붕어찜을
좋아해서 그러는 것일까?
하여튼 먼저 남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 나 다!"
" 응! 누나 왜?"
" 매형이 참붕어를 잡아 왔는데 가져다 찜 해 먹어라!"
" 싫어! 집사람이 한 것 보다 누나가 해주는 게 맛있는데?
" 누나가 해 주면 맛있게 먹고?"
" 아니면 그냥 안 먹을래!"
" 알았다! 창민엄마 퇴근할 때 함께 집으로 와!"
" 그럼! 큰누나 매형도 오라고 하는거야?"
" 그럼! 너 만 먹을려고?
" 알았어! 이따가 큰누나랑 마누라 태우고 갈게! "
" "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까?
참붕어를 가져다 먹으라고 해도 싫다 하고
나에게 꼭 해달라는 말투다.
낮부터 여름 열대야 같이 찌는 더위에 더위를 먹었는지
기운도 없고 의욕이 상실된 몸뚱이를 끌고 집으로
남편과 함께 빠른 퇴근을 했다
집에 들어가니 우리남편은 장장 5일 동안 얼마나 탓는 지
아프리카인처럼 시커먼 게 피곤해서 죽겠다고 말하며 누워버리고
거제에서 일하는 아들과 운동하느라 힘든 아들 둘을 위해서
붕어즙을 먹일 생각하니 우선 가져온 붕어가 상할까 염려되어
씻어 김치 냉장고에 넣고 찜용으로 큰 붕어 11마리를 남겨 놨다.
그리고 서서히 짜증이 난다
얼마나 생생한지 붕어 비늘이 벗 껴 지질 않고
우리남편 천하태평으로 누워있는 모습이 얼마나 화나게 하던지.
며 칠 동안에 텅빈 집에서 혼자 있는데 얼마나 외로웠던지.
집에 남편이 돌아오면 웃으며 맞이해야겠다는 마음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비린내 진동하는 집 때문에
남편의 행동에 돌아 버릴 지경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좋지 않았던 몸이 얼마나 죽겠던지
양파를 큰 것 세 개를 다듬어 놓고
나도 모르게 진 땀이 흐르고 잠시 그냥 바닥에 누웠다
그리고 깜박 잠이 들었다
1시간 정도 잤을까?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시래기를 삶아야 하는데 서둘렀다
작년 김장 때 널어놓은 시래기를 가져다 팔팔 끓는 물에
넣고 약 불에 1시간 정도 끓이니 무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8시정도에 식구들 저녁 초대를 했으니 혼자 마음만 다급하다
양파도 부족하고 식구들이 좋아하는 소주 없으니 다시 마트를 가려고
주섬주섬 옷을 입는데 우리남편 햇볕에 탄 등과 얼굴이
따갑다고 하며 맛사지 하게 오이 좀 사오라는 것이 아닌가?
정말 헐이다.
정말 얄밉다.
하여튼 대답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오니 정말 덥다
멀미 할 것 같은 속이 장난이 아니다
한 발 짝 씩 걷는데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우선 시래기 삶아 놓은 것을 박박 씻어 노란 물을 다 빼고
고추장, 다진 마늘. 고추 가루, 소금을 넣고 주물주물러 놓고
11마리를 다 한 꺼 번에 끓일 수가 없으니 전기로 된 대형
후라이펜을 창고에서 꺼냈다
육수 대신에 중 양푼에 갈아 놓은 양파 즙에
다시 고추장 다진 마늘 고추가루 약간의 소금 매실엑기스
참기름을 넣어 고추가루를 다 함께 섞어
약간 달달하게 간을 맞추어 놓았다
그리고 후라이펜에 시래기를 밑바닥에 깔고.
그 위에 손질해소 소금 뿌려 놓은 참붕어를 겹 치지지 않게 놓고
만들어 놓은 양파 양념을 붕어 위에 뿌려 놓고 전기를 켰다
얼마나 성급하게 서둘렀는지 이마에 땀이 흥건하다
" 어이! 나 지금 엄청 따가운데 빨리 오이 맛사지 좀 해주라!"
" 아이고! 정말 힘들어 죽겠는데 초대는 자기가 해 놓고 왜 그래?"
" 이 사람아! 식구들이 여름 되기 전에 보신하면 좋잖아?"
에고고!! 할 말을 잃었다
냉장고에 넣어놓은 오이를 감자 깍 는 깔로 져 며
새까만 얼굴에 더덕더덕 올려 놓느데 솔솔 붕어찜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얼마나 맛있는 냄새가 나는지.
힘들었던 일은 다 깡그리 잊어버리고 말았다
큰 형부 큰언니 동생부부는 연신 맛있다고 말하고
봄에 담가 놓았던 취 두릅 장아찌를 밑반찬으로 내 놓았다
다행이 큰형부가 비린내 때문에 붕어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데
냄새가 없다며 얼마나 잘 잡수시던지.
더운 날씨에 식구들과 오붓한 저녁 식사가 그렇게 끝나고.
우리남편은 붕어찜을 엄청 좋아하는 큰오빠를 초대하지 못 한게
미안해서인지 다음에 붕어 잡아오면 큰오빠랑 한 번 먹자고 말을 했다
오늘도 이렇게 바쁜 나의 하루 일상이 저물고 있다.
2013년 6월 11일
첫댓글 아이고~ 내가 다 짜증이 올라오네요,,,ㅎㅎ
수고하신만큼의 맛난음식 대접 하셨으니 참 복입니다,
지금은 더위 다 가셨나요? '한살한살 먹어가는 나이가 부담스럽습니다,,
전 요즘 집에 손님초대하지 않습니다,,,밖에서 다 해결하지요,
오늘부터 또 더워지는 듯 합니다....ㅎ
밖에서 먹는거야 언제든지 먹지만 손수 하는 것은
특별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것 같아요....
사실 나이 먹으며 저도 겁나게 귀찮거든요...ㅎ
저도 예전에,,몸성하고 신랑돈잘벌땐,,,자주우리집에 사람을 불렀는데,,
요즘은 제몸도 안좋고,,경제도,,,ㅎㅎㅎ
그래서 선별해서 부릅니다,,,,ㅎㅎㅎ
손님이 오지않는집엔,,천사도 안온다,,,그래서 맘고쳤지요,,,ㅎㅎㅎㅎ
더운날씨에참으로대단하고훌륭하십니다 복만이밭으실거여요
감사합니다...
복 받으려 그런것은 아닌디...
하나님이 복 주신다면 감사게 받겠습니다...ㅎㅎㅎ
즐건 하루 되세요~~
형제자매들간에 우애가 있어, 참으로 행복한 가정이시 군요.
부럽습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좀 삐그덕 한 시절이 몇년 있었지만
요즘은 다 풀어져 좋아 졌습니다...
그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단 말이 맞나봅니다...
감사합니다
맛깔스런 솜씨에 다복하신
모습이 행복 하십니다
기분 좋은 머므름 함께 합니다^^
에고고 빼먹었다가 이제야 보고 씁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들려 주시니 행복합니다
오늘은 참 날씨가 좋고 덥네요....
덥지만 힘내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민들레님 숲은 몰랐다요
괜찮아염
민들레님 행복 하시면
그것으로 감사 하지요
편안 하시고 향필 하소서^^
그리움이 더 커요?
귀찮이즘이 더 커요?~~~~~~~~
혼자인 것보담은 요게 낫다는 거지요?~~~~~ㅎㅎㅎㅎㅎㅎ^^*
다 같은 비중이라면 제가 욕심이 많지요?
정말 힘들었는데 먹고 나니
만족도 엄청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ㅎㅎ
저도 이쁜 영희님의 댓글에 동행해 봅니당 !
( 민들레님 붕어찜 잘 하신다는 자랑지~일~!!! ㅎㅎ~)
민들레님~!!
사실 전업 주부일지라도
쉽지 않을 일이지요?
하지만~
님의 후딱 아니 손 빠르시게
맛난 참붕어찜을 하시어
형제분들 모여서 맛있게 드시고
정도 나누시었으니 그 또한 축복이십니다.
저도 민물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구미 구 낙동대교 아래 동락 식당의 잉어찜과
팔당대교 옆 참붕어찜과 김포 옛날부터 있던 논가운데 집 붕어찜이 그리워지네요...ㅎㅎ~
자랑질은 아니고요...혹 도전들 해보시라고 레시피를
적었는데 삼청동님도 한 해 잡숴바아요~~~
팔당대교집이랑 기억하면서요~~~ㅎㅎㅎ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맛있는 붕어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할수 있게 끔
민들레님에 희생이 있기에 우애가 있는 가족이
되는거 같습니다.
맞아요 형제는 부모를 위해서라도
형제를 위해서라도 누군가가의 희생도 있더이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많이 느꼈지요..
서로 희생하는 마음이 없으니 싸움이 되더이다
오랜세월이 흘러서야 깨달았습니다...
바보였습니다.ㅎ
민들레님저도 먹고싶어요,,,저비린거좋아하는데,,,,ㅎㅎㅎ
우리동호인들은 운동후,,연무시장에가면,,,붕어찜을 아주잘하는집이 있답니다,,
가끔그집에가지요~~가시가 커서 먹을때조심조심,,,시레기가 더맛있어요,,,
남편분은 참,,,그래도 복있으십니다,,
부인이야,,,힘들던말든,,,,ㅋㅋㅋㅋ
전 우럭매운탕,,,아주자신있게 끓이는데요,,우리신랑도 낚시엄청즐겼지요,,요즘은 돈벌기바뻐서,,,ㅎㅎㅎ
팔둑만한우럭,,,매운탕하면 죽여주는데~~~~
매운탕은 뭐니뭐니해도 우럭입니다,,,
그걸,,맛있게끓여서~~정말 맛있게먹을때,,,저도희열을 느낀답니다,,
최고~~~민들레님,,따봉~~~~~
우리엄마가 그러셨어요,,,,희생,봉사만하다가셨죠,,,,
참 이상하지요?
저는 30세가 되도로 밥도 한번 한지 않고
마치 공주인냥 살았습니다...
부자는 아니어도 막내 딸이다 보니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더이다
언니들이 시집을 가니 올케들이 오고 ...올케들이 반찬 손씨가 대박이니
저는 조카들이나 보다가 결혼을 했지요...
그런데 음식솜씨가 좋은 엄마 곁에 올래 살다보니 입맛이 엄마의
반찬솜씨를 익켰는지 사람들이 맛이 좋다고 합니다....
전 그말 싫어해요...
일복이 많은것 같아서요,,,
안나님도 살림꾼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요....ㅎㅎㅎ
네,,저도 무척이나 알뜰한 살림꾼이랍니다,
그러니,,그어려운환경에도 세아들을 공부시켰지요,
어떨땐,,,제가생각해도 제자신이 대견하답니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