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日 방류계획 국제기준 부합… 계속 점검”
[IAEA, 오염수 보고서 공개]
후쿠시마 오염수 최종보고서 발표… 日, 이르면 이달 오염수 방출 시작
IAEA총장, 7일 방한해 내용 설명
與 “결과 수용” 野 “깡통 보고서”
IAEA 사무총장, 기시다 총리에 최종 보고서 전달 4일 일본 도쿄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을 최종 평가한 종합보고서를 건네주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시다 총리 면담 직후 25분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오염수 방류 시) 사람과 해양, 어류, 침전물 등 환경에 미칠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IAEA의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이로써 오염수 방류를 위해 밟아온 절차를 모두 끝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결정에 따라 이르면 이달 해양 방류를 개시할 예정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최종 평가한 종합보고서를 전달했다. 일본 정부가 방류 계획 발표와 함께 IAEA에 안전성 검토를 요청한 지 2년 3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IAEA는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세운 오염수 방류 계획과 관련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사람 및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이 “극히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일본 국경을 넘어 한국 등 다른 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에는 문제가 없지만 방류가 시작된 뒤에도 국제 안전기준이 일관되게 지켜지는지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의 안전성 검토는 방류 단계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IAEA는 지속적으로 현장에 상주하며 방류 시설에 대한 실시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IAEA의 결과 발표에 “당장 코멘트할 게 없다.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는 만큼 별도의 입장 발표는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건강은 과학으로 지키지 선동이나 괴담으로 지켜질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내놓았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1개 국가의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IAEA 태스크포스(TF)가 거의 2년 동안 작업한 결과인 만큼, 우리 역시 국제사회의 중추국가로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시마 핵폐수’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못한 깡통 보고서”라고 맹비난했다.
IAEA 안전성 평가를 통해 오염수에 대해 국제적 신뢰도를 얻었다고 판단하는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에라도 해양 방류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방류 최종 결정은 기시다 총리가 직접 내릴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 해양 방류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현지 및 국제사회에 정중한 설명과 정보 전달을 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한국 등 주변국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에서 후쿠시마 현지 시찰 등을 마친 뒤 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보고서 내용을 정부에 설명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2021년부터 진행한 오염수 방류 관련 점검 내용, 후쿠시마 방류 시설 시찰단이 확보한 데이터 분석 등을 토대로 검토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이상헌 기자, 윤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