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전, 혈투는 이미 시작됐다
현대축구는 정보전이다. 인맥과 인터넷 등 다양한 네트워킹으로 상대전력 탐구가 용이해졌다. 인적, 물적 인프라의 비약적인 발달로 정보 취득의 폭과 깊이가 이전에 비해 대폭 확대된 탓에 ‘비책’은 없다고까지 단언한다. 현대축구 트렌드 중 하나인 상향평준화 흐름과도 맥을 잇는 특징이다.
새로 선임된 이영무 기술위원장과 9인의 기술위원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 신임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기술위원회를 세분화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위원장은 “이전 기술위원회는 인원은 많았으나 업무의 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새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전술, 선수선발 분야를 담당하는 기술 파트와 세계축구 흐름 및 상대 정보 분석을 맡는 자료분석 파트로 전문화했다. 기술위원으로는 이상엽 한양여대 감독, 신현호 전 숭실대 감독, 최경식 KBS 해설위원, 김주성 KFA 국제부장이 선임됐다. 자료분석 소위원으로는 강영철 성균관대 감독, 김남표 하재훈 협회 기술국 상근위원, 안익수 전 성남 코치, 김영민 전 AFC 경기국 담당관이 지명됐다.
기술위원회는 본선 조추첨 결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 상태다. 실무를 담당하는 기술국(국장 강신우)과 긴밀히 협조, G조 상대국들의 경기 비디오 자료 수집 등 2006월드컵을 향한 총력 지원 체제에 돌입했다. 기술위원회는 특히 정보가 부족한 토고 전력 탐색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1월13일 치러진 이란과의 평가전 비디오를 입수한 기술위원회는 오는 1월 중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2006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기술위원을 파견해 토고의 전력을 파악할 예정이다. 토고는 1월21일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5일 카메룬, 29일 앙골라와 예선전을 치른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며 맺었던 인맥을 풀가동해 프랑스와 스위스의 장단점을 파악한다. 기술위원회와는 별도로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이 열리는 이집트에 개인적으로 2명의 스카우트를 보내 긴밀하게 정보 수집에 나선다.
팀 빌딩, 전력 토대의 구축 상대분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체전력 강화 방안의 마련이다. 어떠한 조건과 상황에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 성취의 관건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A팀 전력 강화 방안으로 3단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1단계는 팀 빌딩(Team Building), 즉 전력 토대 구축이다. 1, 2월 진행하는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9월말 부임, 선수 파악 등에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한 만큼 6주간의 소집훈련을 통해 2006월드컵에 나설 A팀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1월15일 소집, 첫 전훈 장소인 두바이로 날아가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친선전을 시작으로 1월19~25일 사우디아라비아 LG컵 4개국 대회(러시아, 덴마크전) 1월26~2월 2일 홍콩 칼스버그컵(온두라스, 크로아티아전) 2월2~16일 미국 LA 전훈(미국, 멕시코, LA갤럭시전)을 예정하고 있다. 2월 중순부터 3월초까지는 아시안컵 예선전에 대비한 훈련과 경기를 치른다.
박지성(맨체스터Utd.) 이영표(토튼햄) 등 유럽파 전원은 리그 일정 탓에 불참하지만 여타의 나라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만큼 장기간의 소집훈련이라는 점에서 전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없는 더 없는 기회라 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이 2002월드컵을 앞두고 1월 미국과 3월 유럽 전훈 등을 통해 전력을 껑충 끌어올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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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전 박지성 | 네덜란드식 4-3-3으로의 전환?
2단계는 최적 시스템의 선택과 집중이다. 전훈을 통해 전력의 토대가 마련되면 한국 대표팀에 적합한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채용해 반복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을 치르는 동안 3-4-3 혹은 4-3-3 포메이션을 혼용했다. 현재로선 익숙한 3-4-3 포메이션을 주 시스템으로 끌고 가고 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애용한데다 세계적 흐름에 부합하는 4백으로의 전환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리백의 경우 경기 도중 전술적 변화를 주기 어려운 형태”라며 포백으로의 변경 가능성을 에둘러 시사했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 핌 베어백 코치가 설명한 네덜란드 축구의 이해(Dutch Vision)는 향후 아드보카트호의 행보를 점쳐볼 수 있는 중요 판단 지표다. 핌 코치는 네덜란드의 축구특징으로 4가지를 꼽았다. ①공격적인 축구전술(Attacking Strategy) ②경기 지배력 강화(Control the Game) ③2터치, 3터치 위주의 패싱 게임(Combination football 2X, 3X Touches) ④창조적인 선수(Creative Players)다.
핌 코치는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택한 한국대표팀은 히딩크가 이끌었던 2002년 월드컵 때와 같이 네덜란드식의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로 변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네덜란드식의 공격적 축구전술의 뼈대는 4-3-3시스템을 기초하고 있다”며 한국대표팀 주 시스템의 변화를 암시했다.
3단계는 강팀과의 실전을 통한 전력배가다. 선수들의 장단이 파악되고 주 시스템이 마련되면 본선 개막 전까지 지속적인 강팀과의 평가전을 치러 실질적인 전력의 향상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안컵 예선전이 끝나는 3월부터 본선 전인 6월초까지 프랑스, 스위스전을 대비한 유럽 강호와의 일전을 갖고 토고전의 예비고사 성격으로 아프리카 팀과의 테스트 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축구협회는 특히 토고전의 중요성에 주시, 2월초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종료에 맞춰 구체적인 상대 물색에 나서겠다는 플랜을 짜놓고 있다.
계획은 마련됐다. 따라야 하는 건 실행 의지와 능력이다. 본선 개막까지는 160여일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국대표팀 3단계 전력 강화 방안
1. Team Building(전력 토대 구축)
-. January through February tour for the national team (1,2월 국가대표팀의 해외원정 실시)
2. System of Play(최적 시스템)
-. System to suit the Korean player(한국 선수들에게 적합한 시스템 구축)
-. System that brings success(새 시스템의 성공적 안착)
3. International Matches(국제 경기)
-. Playing games away from Korea(해외 원정경기 실시)
-. Against strong teams(강팀 상대 평가전)
-. Provide experience for the team and young players(팀과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함)
-. Using these international games to finalize selection(평가전 등을 통한 본선 엔트리 결정)
-. To be well prepared for the World Cup 2006(2006월드컵 본선 대비한 최적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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