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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단신 등 2107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20호(2021.07.15)
1. 나눌수록 커지는 인공지능의 잠재력
- 2021 봄학기 AI 콜로퀴움을 끝맺으며 2021.06.29 -
서울대학교에는 각자의 분야에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과제를 치열하게 수행하는 많은 연구기관이 있다. 2019년 2월, “모두를 위한 AI”라는 비전을 가지고 개원한 서울대 AI 연구원은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나가는 이러한 연구기관 중 하나이다. 설립된 지 2년 반 만에 AI 연구원은 AI 관련 산업과 학계, 국가기관 간의 다양한 협력 및 AI 연구 인재 양성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현재도 많은 연구원이 AI 연구에 정진하고 있는 AI연구원은 이러한 연구성과를 학내구성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매 학기 열리는 ‘AI 콜로퀴움’이다.
AI연구원 2021년 봄학기 콜로퀴움에서 전동석 교수(융합기술대학원)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다채로운 AI 연구의 세계
AI 콜로퀴움은 연구원들은 자신의 연구 분야를 알리고, 학내구성원들은 다양한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이다. 2020년 봄학기에 시작된 AI 콜로퀴움 시리즈는 매 학기 신선한 주제로 학생들을 찾아가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지만, 연사들의 열정적인 강연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다.
이번 학기로 세 번째 맞이한 AI 콜로퀴움은 지난 6월 3일(목)에 다섯 번째 강연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었다. 줌과 유튜브 진행된 2021 봄학기 AI 콜로퀴움에는 총 5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지난 3월 11일(목)에는 고학수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인공지능 시대, 인공지능 윤리’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고 4월 15일(목)에는 장원철 교수(통계학과)가 ‘AI, 데이터 사이언스, 그리고 스몰데이터’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지난 4월 29일(목)에는 한소원 교수(심리학과)가 ‘공감하는 AI Empathetic, AI’에 대해 강연하였으며 5월 6일(목)에는 권준수 교수(뇌인지과학과·의학과)가 ‘정신의학과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봄학기 콜로퀴움의 마지막 이야기,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
6월 3일(목) 2021 봄학기 콜로퀴움 시리즈 대미를 장식한 전동석 교수 (융학과학기술대학원 지능정보융합과)는 ‘뉴로모픽 컴퓨팅을 활용한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에 관한 논의를 펼쳤다. 뉴로모픽 컴퓨팅이란 사람의 두뇌, 특히 뉴런과 시냅스를 모사한 구조를 공학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수준의 지적 행위를 하는 뇌처럼 뉴로모픽 컴퓨팅은 에너지 소비량을 현저히 낮출 수 있어 산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기반한 반도체 칩 제작 연구를 하는 전동석 교수는 “회로 설계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시스템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의 층위부터 올라가야 한다”라며 다양한 층위의 연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전동석 교수는 “사람의 뇌를 그대로 모사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두뇌의 특징을 학습해 기존의 딥러닝 중앙처리장치보다 고성능의 장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뉴로모픽 컴퓨팅은 지금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많이 연구된 딥뉴럴네트워크가 트레이닝 과정에서 연산 오류에 민감해 하드웨어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제안되었다. 전동석 교수에 의하면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해 트레이닝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성과를 이루고자 함이 연구의 핵심이다.
전동석 교수는 강연의 끝에 “현재 훌륭한 딥러닝 기법들이 나와 있으며 과거와 비교했을 때 하드웨어도 발달했기에, 지금이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을 연구하기 좋을 때”라며 신진 연구자와 학생들을 독려했다. 서울대 AI 연구원의 콜로퀴움은 다음 학기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다채로운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콜로퀴움의 강연은 현재 서울대 AI 연구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놓친 지난 강연을 다시 보며 다음 학기 콜로퀴움을 기대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대 AI 연구원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rBnlsMvvKlRgUESkV_CwXA)
서울대 학생기자 허서인(동양사학과)
2. 진로·취업 고민, 경력개발센터가 도와드립니다
(2021.07.02)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예년보다 학내 네트워크 형성이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학회나 선배들을 통해 진로 관련 정보를 얻을 기회가 줄어들면서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졸업 후의 미래 설계에 막막함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있으니, 바로 경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다양한 진로 및 취업 관련 프로그램들이다.
롯데국제교육관(152-1동) 2층에 위치한 경력개발센터
진로 설계와 취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맞춤형 진로 설계 도우미
경력개발센터는 크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 설계 단계와 구체적인 취업 지원 단계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MBTI 성격 유형 검사나 STRONG 직업 흥미검사의 경우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자신의 성격 유형을 고려한 직업 적성 결과를 전문 프로파일로 받아 볼 수 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로 상담을 받을 수도 있는데, 1:1형식으로 진행되기에 내담자는 부담 없이 진로와 관련된 고민을 상담자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 조금 더 집중적인 진로 설계 및 다른 참가자들과의 교류를 원한다면 방학 기간을 이용해 흥미 찾기부터 구체적인 진로 목표 설정까지 약 8회에 걸쳐 진로 설계를 돕는 진로설계 집단상담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직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현직에서 활동 중인 졸업생들로부터 국가고시 관련 정보들을 듣고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장 역시 마련되어 있다. 올해 진행 중인 ‘2021 공직 진출프로그램’의 경우 지난 5월 12일(수) 와 6월 23일(수) 변호사 편과 외교관 편 멘토링이 각각 이루어졌으며 다음 하반기에는 5급(행정) 공채 편이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경력개발센터의 진로 설계 프로그램들은 전문 상담가와 현직에서 활동 중인 서울대학교 졸업생들이 멘토로 참여하는 만큼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정확한 분석과 경험에 바탕을 둔 비법을 얻을 수 있다.
국내외를 아우르는 취업 도우미
진로 설계를 마친 후 본격적인 취업 준비 또한 정확한 정보와 구체적인 전략이 없으면 곤란하다. 경력개발센터의 취업 관련 프로그램 역시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로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학생들은 1:1로 취업 컨설턴트를 만나 서류·면접전형이나 직무이해확인 등 실제적인 구직 전략을 함께 세워나갈 수 있으며, 나아가 실제 기업에 지원할 때 제출하는 입사지원서도 전문 취업 컨설턴트에게 첨삭 받을 수 있다. 국문 지원서뿐만 아니라 영문 지원서에 대한 클리닉도 진행 중이기에 자국 기업과 해외기업 희망자 모두 이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12개의 항목으로 세분된 취업 지원 프로그램들은 취업준비생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게 가장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직무별 전문가 특강, 실제 기업에서 치르는 적성검사 모의시험, 여학생 커리어 멘토링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기업에 관한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용설명회 및 채용박람회 역시도 경력개발센터 주관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 취업 지원의 경우 단순한 해외 취업 정보의 제공에 그치지 않고 해외 인턴십이나 모의영어면접 등 실제 구직 활동에 대한 대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경력개발센터는 수십 개의 세부 프로그램들을 통해 진로 설계와 취업에 고투 중인 본교 재학생들을 다방면으로 지원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업 시장이 한층 더 경직된 상황 속에서 경력개발센터의 이 같은 노력은 졸업을 앞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욱 자세한 정보와 프로그램 참가를 원한다면 경력개발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 홈페이지(http://career.snu.ac.kr/index.jsp)
서울대 학생기자 이채연(국어국문학과)
3. 함께하는 밥 한 끼, 일상의 양분이 되다
- 학관밥 大선생 2021.06.22 -
나의 몸과 마음을 잘 돌보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대학생활문화원에서는 학내 구성원들의 안정적인 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공감의 대화법을 배우는 스친 프로그램, 몸의 긴장을 푸는 알렉산더 테크닉, 대인관계 향상을 위한 집단상담 등은 학내 구성원들의 편안한 몸과 마음을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유익한 맞춤형 프로그램 중에서도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있다. 바로 대학생활문화원의 생활밀착형 소그룹 학업코칭 프로그램인 ‘학관밥 大선생’(이하 학관밥 대선생)이다.
지난 학기 진행된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의 학관밥 大선생 프로그램 포스터
계획적인 삶을 되찾는 12주간의 생활 상담
재학 중 학사경고 경험이 있거나, 직전 2학기 중 평점 2.4 미만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관밥 대선생은 2015년 실시된 학사경고자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사경고 유경험자 중 절반 이상인 55.6%가 학사경고를 2회 이상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학사경고 유경험자들의 학업 부진 극복을 돕는 체계적인 학사지도와 심리상담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학사경고 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과 심리적 어려움 해소를 위해 학관밥 대선생이 2016년부터 운영되었다.
학기별로 12주간 진행되는 학관밥 대선생은 생활 전반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4명의 참여 학생들과 코치가 한 그룹이 되어 매주 1회, 1시간 반씩 함께 식사하며 유대를 쌓는 것으로 시작한다. 참여 학생들은 ‘자기 관리 전략 선택하기’, ‘나의 미루는 습관 분석하기’,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준비 계획 수립하기’ 등과 같이 체계적인 세부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적인 무기력을 점진적으로 극복한다. 참여 학생들은 매주 정기모임에서 학습 상담과 생활 상담을 통해 계획적인 습관을 만들거나, 대인관계에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일상생활에서의 안정까지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같은 경험을 공유하며 힘을 얻기도
학관밥 대선생 참여 학생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위안을 얻기도 한다. 학관밥 대선생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생활문화원 소속의 김병수 사회복지사는 “참여 학생들이 선뜻 말하기 어려웠던 학업에 대한 고민을 동료 및 코치들과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얻는 상호지지와 격려의 효과가 크다”라며 학관밥 대선생이 지지 공동체를 형성하여 심리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 학기 동안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도 공통적으로 프로그램 참여 이후 무기력을 극복하고 삶의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참여 학생은 "학관밥 대선생이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습관과 반성하는 삶의 태도를 길러주었다"라며 생활에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했다.
학관밥 대선생 프로그램은 1년에 두 번, 매 학기 초에 참여 학생들을 모집한다. 학사경고 경험자이거나 학사경고 위기에 놓인 서울대 학부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무기력한 일상을 극복하고 건강한 삶의 동력을 얻고 싶은 학생이라면 다음 학기 학관밥 대선생에 참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대 학생기자 김세민(정치외교학부)
4. 안양 관악수목원은 ‘노아의 방주’
- 1158종 보유 교육연구동 준공~ 교육·연구·전시 수월해져 –
최근 준공한 관악수목원 교육연구동 전경(위 사진)과 내부 전시실(아래 왼쪽). 아래 오른쪽은 시민 교육 프로그램 모습.
(사진=관악수목원 제공)
서울대 수목원(원장 박필선) 산하 관악수목원(소장 유연수)이 5월 26일 교육관리동 준공식을 치렀다. 1967년 관악수목원 설치 이후 처음으로 지어진 실내 교육 시설이다. 서울대 식물 연구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7월 2일 신축 교육관리동 탐방을 위해 관악수목원 전시원을 찾았다. 관악산 계곡을 따라 조성된 안양예술공원 끝에 위치한 이곳은 학술연구가 목적인 공간이다. 수목원의 전시원 내부로는 출입이 제한되지만 왼쪽의 수목원 우회등산로는 등산객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다.
관악수목원은 교육·연구 목적으로 조성된 국내 최초의 공식 수목원이다. 1960년대 중반까지 민둥산이나 다름없던 곳에 서울대 농과대학 부설 수목원이 설치된 후 전국에서 수목을 채집해 식재하고 지금의 수목원을 조성했다. 관악산 대부분을 포함하는 관악수목원은 1550헥타르(469만여 평) 면적에 달하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관악수목원은 관악수목원의 전시원이다. 전시원은 25헥타르로 구성됐고 1158여 종의 식물을 보유, 전시하고 있다. 관악수목원은 자체 연구도 하지만 서울대 농생대, 환경대학원, 자연대, 사범대 등에서 식물 관련 수업 및 실습을 위해 자주 찾는다.
새로 지은 교육관리동은 1층은 전시·교육 공간, 2층은 사무공간이 들어섰다. 목재가 두드러지는 외관과 관악산 능선을 닮아 자연스럽게 오르내리는 지붕 선이 눈에 띄었다. “자생식물을 보호하고, 보전하는 관악수목원의 역할과 산속에 위치한 지형에 착안해 자연과 조화되는 한국 전통건축의 공간구성 방식을 차용했다”고 강경민 관악수목원 선임주무관이 설명했다.
안쪽에 들어서자 나무를 키우고 관리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수목원의 다양한 역할을 알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전시실에는 직접 제작한 50여 종의 목재 표본과 식물 세밀화가 전시돼 있었다. 남부학술림에서 자란 나무로 만들었다는 목재 표본에서 나무들의 나이테가 한눈에 보였다. 나이테를 보면서 “생육 공간이 좁고 햇빛이 부족하면
나무가 더디 자라고, 생육 공간이 넓어지면 성장이 증가한다”는 설명을 들으니 바로 이해됐다.
수목원은 종자은행 역할도 한다. 이곳에서 관리하는 식물의 종자를 확보하고, 필요 시 국내외 관련 기관끼리 종자를 교환해 다양한 식물유전자원을 보전한다. 저장고 안에 모감주나무와 망개나무, 조도만두나무 등의 동글동글한 씨앗을 받아 놓은 병이 즐비했다.
수목원 전시원의 일반인 관람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목원 내에 수생초원, 온실, 벚나무길, 단풍나무길, 잣나무 숲, 무궁화원 등이 있지만 화려하게 가꾼 정원,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기대해선 안 된다. 교육과 연구를 우선시하는 학교 수목원이기 때문이다.
관악수목원은 한정된 자원을 관리하며 개체 하나하나의 유전자 연구와 분류학적 연구를 수행한다. 만일 한 개체가 손실되면 수목원에선 그 개체의 유전자가 사라진다. 종 보전, 연구를 위해 방문자의 편의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관악수목원은 한반도 고유종인 미선나무를 비롯해 섬개야광나무, 정향풀, 동강할미꽃 등 다양한 멸종위기·희귀·특산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초기 식재된 나무의 수령은 최소 50년이 넘는다. 강 주무관은 “수목의 전시도 중요하지만 보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사람의 왕래가 잦아지면 공해는 물론 토양 환경 변화로 식물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했다.
전시장과 강의실, 실습실을 갖춘 교육관리동 준공을 계기로 교육·연구는 물론 생태를 보전하면서 부분적으로나마 일반인이 참여하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기존엔 실내 교육 시설이 없어 수목원에 찾아온 서울대와 타대 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비가 내리면 야외 수업과 프로그램을 모두 중지해야 했다. 교육관리동 내에서 임학계 거목 현신규(임학30-33)·이창복(임학41-43) 농생대 명예교수의 업적 영상, 수목원의 역사 사진도 전시한다.
수목원 직원들도 한결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게 됐다. 2017년까지 사용하던 기존 관리사는 실내 화장실이 없고 겨울철엔 연탄을 땠다. 숙원인 교육관리동을 세웠지만 열악한 재정은 변함이 없다. 기후위기 속 식물의 최후 보루와 같은 곳인데 한정된 인원과 예산으로 활동의 제약을 받을 때가 많다. 수목원의 연구 성과를 담은 서적도 관심 있는 이들의 지원을 받아서 만들 수 있었다. 국내 유일한 학교 수목원의 자부심에 걸맞은 활동을 펼치려면 더 많은 학내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 가운데 안양시 지원을 받아 일반인이 수목원 일부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뒀다. 안양시 산림복지예약시스템(www.anyang.go.kr/forest)에서 신청할 수 있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이다. 봄엔 벚꽃길과 진달래길, 여름엔 녹음, 가을엔 단풍길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올해는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 예정이며, 1회당 9명씩 이용 가능하다. 박수진 기자
5. 나무 이름 열 개만 알아도 숲이 달리 보여요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 특강
“열 가지 나무와 풀 이름만 알고 산에 가 보세요. 막막했던 숲이 정다운 공간으로 바뀔
겁니다.”
‘반려 식물’ 시대, 식물학자 이유미(임학81-85) 국립세종수목원장이 식물과 친구되는 법을 알려줬다. 6월 25일 여성연구소(소장 권오남)가 ‘포스트-코로나19 시대, 식물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라는 제목으로 연 온라인 강연 서여리강(서울대 여성 리더십 강연)에서다.
아스팔트 공간에서 밀려났던 식물이 이제는 ‘코로나 블루’의 치유법이자 답답한 집안에서 정 붙일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멀어졌던 친구처럼 식물과 우리의 관계는 어쩐지 서먹하다. 이 동문은 “우리는 본질적으로 자연에서 태생했기 때문에 그리워하고 돌아가고픈 감정, 회귀본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식물과 친구가 되어보자’며 세 가지 방법을 안내했다. △멈추고 서서 바라보기 △이름 알기 △식물의 삶을 존중하기 다.
“바라보는 순간, 수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고 나와 자연의 공유점이 생깁니다. 나무마다 봄에 내어놓는 새순의 색이 다 달라요. 한 나무에서 단풍이 드는 색과 방향도 다르고요. 단풍 빛만 봐도 ‘겨울이 저기서 오는구나’ 알 수 있죠.”
이어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식물의 이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왜 저런 이름이 붙었을까’ 생각해보면 즐겁게 이름을 알 수 있고, ‘식물의 집안’을 알면 식물이 빨리 는다는 ‘꿀팁’도 제시했다. ‘쇠무릎(우슬초)’은 줄기가 소 무릎같이 생겼다. ‘붓꽃 집안’을 알면 ‘각시붓꽃, 난장이 붓꽃, 노란 붓꽃, 노랑무늬 붓꽃’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물의 스펙트럼은 넓건만 우리는 ‘백목련’도 ‘목련’이라 부르고, 봄에 피는 분홍 꽃은 모두 ‘철쭉’으로만 안다. ‘나무’, ‘꽃’, ‘풀’과 같은 몇 가지 카테고리와 단어에 한정해 식물을 만나고 있는 건 아닌가? 식물분류학을 전공한 이 동문이 아쉬워하는 점이다.
“산철쭉과 철쭉, 진달래는 다른 종입니다. 종이 다르면 생태도 다르고, 문화도 다릅니다. 모두 존중해야 할 대상이에요. 가을 산에 가서 산국, 쑥부쟁이, 구절초 정도 이름만 불러주셔도 색깔이 달라질 거예요.”
꽃 이름이 궁금하면 앱(다음 꽃 검색기능 및 ‘모야모’ 앱)을 활용하고, 전문가들의 손길이 닿은 수목원과 식물원부터 적극 활용해 보라고 권했다. 지난해 세종시에 문을 연 국립세종수목원은 특히 요즘 화두인 정원 문화의 확산과 공유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공원은 만들어놓은 걸 즐기는 것이고, 정원은 키워내고, 변화하고, 가꾸는 행위가 들어가 환경도 개선되지만 나도 치유되는 효과가 있어요. 수목원에서 뛰노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 수십 년 전 외국에서 입 딱 벌리고 부러워했던 그 문화가 우리 눈앞에 와 있구나 싶죠. 반복적으로 화려한 꽃을 심고 잔디를 깎으며 가꿔온 기존의 정원이 소비적인 정원이라면, 앞으로는 재생과 생명의 공간으로서 정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제 안의 화두입니다.”
이 동문은 입학 당시 유서 깊은 임학과 창설 이래 6번째 여학생이었다. 산림청 임업연구사로 공직에 입문했다. 2014년 광릉 국립수목원의 제9대 원장에 취임, 산림청 개청 이후 첫 여성 고위공무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남성들과 똑같이 산을 타고, 짐을 지면서 평생을 부단히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우리 나무 백 가지’, ‘내 마음의 들꽃 산책’ 등 식물 알려주는 책도 여럿 썼다. “갈수록 지식의 미천함을 느끼지만, 애정만큼은 맹목적으로 변해 간다. 평생 일하고 공부하는 대상이 식물이어서 고맙다”며 “나이 들면서 나무처럼, 식물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좀 안다고 생각이 굳어져요. 수백 년을 살아도 매년 여린 순과 꽃을 피워내는 나무처럼 나이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은 어려우면 본성이 나오는데, 나무는 가장 어려운 시간을 앞둔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을 발현합니다. 이런 존재가 나무 말고 또 있을까요?”
치열한 경쟁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있다. 나무 꼭대기에서 뻗은 가지와 잎들이 다른 나무의 것과 서로 경계를 이루는 크라운 샤이니스(crown shyness) 현상도 그의 눈엔 남다르다. “수분과 햇빛을 경쟁하면서 숲이 우거져도, 나무 끝 가지를 보면 서로 경계를 이루며 공유하는 공간을 내어주고 있어요. 경쟁 위주의 삶에서 우리도 저런 조화의 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6. 2022년도 수시 수능최저기준 완화
서울대가 지난해에 이어 2022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로 완화한다. 코로나19로 일선 고교의 교육활동이 어려웠던 것을 고려한 결정이다. 코로나19 전까지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였다. 음대 기악과와 국악과의 경우 2개 영역 이상 3등급 이내에서 4등급 이내로 완화됐다.
7. 유튜브 ‘서울의대 열린강의실’ 운영
의과대학(학장 신찬수)은 최근 유튜브에서 ‘서울의대 열린 강의실’ 시리즈를 시작했다. 서울 의대 교수들의 식견을 바탕으로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의학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기 있는 유전자’(전주홍 교수), ‘강박증과 강박적 성격’(권준수 교수) 등 다섯 개 강의에 이어 최근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강의 ‘산 자가 죽은 자에게 배운다’<사진>를 업데이트했다.
8. 서울대 연구팀, AI 주가예측 기술 발표
강 유(컴퓨터공학96-03)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진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딥트레이드’가 최근 딥러닝을 활용해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오는 8월 인공지능 분야 국제학회 KDD에서 발표한다. 여러 주식 종목 가격의 상관관계를 활용해 기존 기법보다 1년에 최대 13.8% 이상의 초과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9. 직장암 복강경수술 안전성 입증
최근 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이 10년 추적관찰을 통해 직장암 복강경 수술의 종양학적 안전성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이 수술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해서 장기 생존을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진이 2006~2009년 수술 전 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받은 2·3기 직장암 환자 300여 명을 개복 및 복강경 수술군으로 나눠 비교 분석한 결과, 복강경 수술군의 10년 전체 생존율 및 무병 생존율은 개복 수술군과 비슷했고 국소 재발률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10. 가상화폐 ‘이더리움’ 핵심오류 발견
전병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양영석 박사가 김태수 조지아공대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핵심 버그(오류)를 발견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연구팀이 ‘플러피’라고 명명한 시스템을 통해 발견한 버그를 전달한 후 이더리움 측은 버그를 수정해 배포했으나, 이를 업데이트하지 않은 서비스에서 버그가 발생하면서 연구팀의 성과가 확인됐다. 암호화폐 특성상 사소한 버그가 초래하는 경제적 피해를 방지하는 기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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