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I라고?
오늘 이야기해 줄 책은 제목 때문에 궁금해서 산 책이란다.
I의 비극
I라고?
제목을 보고 아빠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MBTI란다.
많은 성격 테스트가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MBTI가 대세가 되었잖니.
MBTI에서 첫 번째 성격을 가르는 E와 I.
아빠는 확실한 I인데, 그런 아빠에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I가 비극까지 될 것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러면서 설마 그 I는 아니겠지? 설마 그 I인가? 이런 생각이 번갈아들면서
결국은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읽게 되었단다.
지은이는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일본 작가인데,
그의 책은 처음인데 그가 쓴 책제목을 보니
서점에서 눈에 띄던 책들이 있더구나.
일본에서는 추리 소설 관련 상도 많이 받은 유명한 작가인 것 같았어.
…
그런데 막상 읽으려고 보니, 소설 제목이 익숙했어.
음.. 조금 생각하다 보니 엘러리 퀸의 소설들이 생각나는구나.
X의 비극, Y의 비극, Z의 비극…
그런 알파벳 비극의 연장선인가?
궁금해.. 얼른 책을 펼쳤단다.
1. 공무원의 비극
일단 I는 아빠가 생각했던 I는 아니었단다.
I는 ‘I턴’을 의미하는데
I턴은 출신지와 다른 지역, 특히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을 말한대.
아무도 살지 않는 시골 마을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타지 사람들의 이주를 적극적으로 돕는 프로젝트.
I턴 프로젝트가 이 소설의 주요 이야기란다.
도시로 사람들이 몰리고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빈 농촌이 늘어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닌가 보구나.
일본에도 그런 것이 사회 문제가 되어
빈 농촌에 사람들을 다시 이주시키는 프로젝트를 하나 봐.
정확한 것인지 몰라도
우리나라의 농촌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유튜브에서 본 기억이 있단다.
참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어.
집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폐허가 되니까 말이야.
….
이 소설은 그런 I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무원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단다.
마지막 주민이 죽고 나서 6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는 미노이시라는 마을.
신청자를 뽑아 이주 지원을 해주는 일은 소생과 공무원들이 담당했어.
만간지 구니카즈가 주인공이고,
소생과 신입 공무원 간잔 유카가 함께 일을 추진했어
소생과 담당 과장은 니시노 히데쓰구라는 사람인데,
주로 지시만 하고 자신은 칼퇴근을 즐기는 사람이었어.
대부분의 일을 만간지 구니카즈가 했단다.
처음에 이주 온 두 집부터 만만치 않았어.
시골 생활을 하는데 적합해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만간지는 최선을 다해서 그들을 지원해 주었단다.
야간 근무는 말할 것도 없이 주말 근무도 해야 했어.
하지만 두 집은 결국 서로 불화를 일으키고
얼마 못 있다가 미노이시를 떠났단다.
그리고 다시 빈 마을이 되었어.
…
그리고 얼마 후 정식 개촌식을 열고 여러 식구들이 이사를 왔단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자꾸 일들이 꼬이면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미노이시를 떠나는 일들이 일어났어.
그렇게 떠나는 이유들도 각양각색이었단다.
양식업을 준비하던 이는 새에게 물고기를 모두 빼앗기고 떠났고,
어떤 아이는 미아가 되어 지하에서 발견되어 떠났고
그 아이가 미아가 되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낀 이웃도 떠났고
구급차가 오는데 40분이나 걸리는 것을 알고 불안해서 떠난 이도 있었고,
식중독에 걸려서 떠난 이도 있었고…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언제나 소생과 과장 니시노 히데쓰구였어.
현장에 잘 오지도 않고 근무시간도 칼같이 지키는 그는
신입 간잔 유카가 준 자료만 보고 숨어 있는 사건의 핵심을 찾아냈단다.
…
결국 몇 남아 있던 사람들도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면서 모두 떠나게 되고
미노이시는 다시 빈 마을이 되었어.
그런데 일이 이렇게 되었던 것은 누군가의 작전이 있었던 것이란다.
빈 농촌 마을에 사람들이 이주하게 하는 I턴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사람…
I턴 프로젝트는 세금만 많이 들어가고
시설이 부족한 농촌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또 돈도 들어가고 말이야.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몰래 이 이 프로젝트를 방해하려고 했던 거지…
의도적으로 오래 정착하지 못할 것 사람들을 선정하고,
그 사람들이 지내면서 의도적으로 이런 저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도록
유도한 사람… 누굴까?
그건 나중에 너희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오늘은 미공개…^^
…
이 소설이 추리 소설이긴 하지만 무섭고 누군가 죽을지 모른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어.
사건들이 약간은 귀엽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사건들이었지.
문체는 가벼워 보였지만,
소설의 주체는 고령화 사회, 도시 집중 문제 등 제법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단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심각한 문제인데,
정부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은 것 같구나.
각종 국정농단만 즐기고 있는 것 같더구나.
언제 끝나려나.
오늘은 짧게 끝낼게.
PS,
책의 첫 문장: 날숨도 얼어붙은 듯한 새벽, 올해로 100세인 노인 여성이 숨을 거뒀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책제목 : I의 비극
지은이 : 요네자와 호노부
옮긴이 : 문승준
펴낸곳 : 내친구의서재
페이지 : 412 page
책무게 : 435 g
펴낸날 : 2024년 04월 25일
책정가 : 18,000원
읽은날 : 2024.11.16~2024.11.17
글쓴날 : 2024.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