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작은아버지 그러니까 서방님은 2년간 투병생활 끝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서른여덟 짧은 생애였다. 항암치료며 갖가지 몸에 좋은 식품 등 최선을 다해 살리려고 가족들이 노력했지만, 흔히 하는 말대로 인명은 재천이었다.
서방님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계셨다. 남편도 간에 이상이 있어 몇 년간 직장생활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상황이었지만 날마다 동생을 보러 병원에 갔다. 그때마다 남편은 직장에 있는 나를 대신해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를 데리고 다녔다.
어느 날은 딸아이가 그 병실 환자 손녀와 놀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것을 보기도 했다. 당시 딸아이가 여섯 살. 혹시 그 일이 충격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얼마 되지 않아 서방님은 숨을 거두셨다. 딸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장례를 치렀는데, 이튿날 엄마가 문상오시면서 같이 온 딸아이가 내 옆에 있으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도 장례를 보게 되었다.
작은아빠 하늘나라 가셨냐고 물어보는 딸에게 길게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 간단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몇 달이 흘러 아이가 학교에 갔다. 미술시간에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장례식장을 그렸다는 딸아이. 약간 충격을 받았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장례식장이 인상 깊었다니. 딸아이와 결혼식에도 많이 다녔는데….
왜 장례식장을 그렸냐고 묻자 딸아이는 그냥 생각이 나서라고 대답했다. 아이가 죽음이라는 말을 알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어찌해야 좋은지 몰라 지나치듯 그 일을 넘겼는데 어느 날 산책이라도 하며 딸아이와 하늘나라에 가신 작은아빠에 대해 이야기해 보련다.
항아 / 광주시 서구 금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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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체님들!!!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