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결승골… 포르투갈 1-0 제압 '조1위'
꿈인가. 정녕 우리가 해냈단 말인가.
16강이다. 세계 16강이다. 대한민국은 위대하다. 세계 축구 변방이었던 한국이 지구촌의 중심이 됐다. ‘대한민국’과 ‘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함성이 전 세계에 울려 펴졌다.
기적이 아니다. 48년 동안 준비해왔다. 자랑스런 태극 전사들의 땀이
있었다. 4,700만 국민들의 열망이 있었다. 아니, 먼 옛날 돼지 오줌보에 바람을 불어넣어 찰 때부터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6월 14일은 국경일이다. 한국 축구사에 기념비가 세워졌고, 국민들의
가슴은 자긍심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제 인천은 ‘월드컵 16강 상륙
작전’이 펼쳐진 뜻 깊은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14일 인천에서 우리는 기어코 해냈다. 전국의 200만 명 길거리 응원단도 함께 해냈다.
부산 대구에 이어 인천 문학 월드컵 경기장에도 붉은 물결이 출렁였다. 히딩크 사단의 전사들은 해일처럼 포르투갈을 덮쳤다. 우승 후보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했다. 1_0. 무승부로도 충분했지만 후반
25분 박지성(21ㆍ일본 교토)이 축포까지 터뜨리며 한국 축구의 새 역사가 쓰여지고 있음을 만방에 선포했다.
한국은 무패(2승 1무)로 2002 한ㆍ일 월드컵 축구대회 D조 1위가 됐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나선 이후 사상 처음으로 16강(2라운드)에 올랐다. 한국이 포르투갈과 싸우는 동안 폴란드는 미국을 3_1으로
눌러 태극 전사들의 몸놀림을 한결 가볍게 했다.
한국의 돌풍에 휘말린 포르투갈은 조 3위(1승 2패)로 밀리며 프랑스
아르헨티나에 이어 우승 후보로서 조기 탈락한 세 번째 나라가 됐다.
반면 한국의 승리로 미국은 최종전에서 지고도 2위(1승 1무 1패)로 16강에 오르는 행운을 안았다. 한편 공동 개최국 일본도 이날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16강 위업을 이룬 한국은 오는 18일 오후 8시 30분 대전에서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G조 2위)와 맞붙는다.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북한을 5_3으로 꺾은 포르투갈에 한민족을 대표해서 이미 설욕을
했다. 당시 북한이 1_0으로 제압했던 이탈리아가 16강전 상대. 이 기세라면 거칠 게 없다. 가자, 8강으로!
/인천=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