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풀내음입니다. ^^
분재취미를 즐기면서 접하는 뛰어난 분재작품은.......
감상의 기쁨과 더불어
분재에 대한 안목을 높히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많은 분재 동호인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올립니다.
2012년 2월..... 일본 분재투어당시 촬영했던 소나무입니다.
일본의 '근대분재' 라는 잡지를 통해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춘화원' 이라는 분재원의 소장목중 하나입니다.
참~~~좋다!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나무의 전체의 모습과 부분을 나누어 촬영한 사진을 보며
제가 이 나무를 감상하며 느꼈던 바를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이 나무의 크기가 얼마정도로 보이시나요?
사진상으로만 보면......
소품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보이고
중품이나 대품이라 해도 또한 무리가 없어 보이는 듯 합니다.
이 나무의 실제 크기는
수고가 약 90cm 이상이 되는 대품입니다.
그럼에도 소품, 또는 중품이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근장과 기본줄기, 그리고 가지와 잎의 '밸런스' 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느 하나 흠잡을데가 없다! 는 말이 이 작품에 어울리지 싶습니다.
현란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줄기의 곡과
차분히 자리한 기본가지와 잎!
근장에서부터 시작한 줄기의 곡은 변화무쌍하다는 느낌보다는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박진감'이 느껴지고
부자연스러운 '인위'의 느낌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요소요소에 배치된 기본가지와 잎은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위로 솟으며 단을 만들어 '차분함' 과 '편안함' 의 인상을 주었습니다.
이 작품의 수형을 굳이 말한다면 소위 말하는 '모양목' 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안정감과 더불어 역동성이 함께 공존하는 자태를 뽐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대지를 움켜쥔 듯 한 근장부 뿌리!
오랜 분생활을 거치지 않고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근장부에서는
'섬세함' 과 더불어 '박력' 이 느껴졌습니다.
분재를 감상할 때 많은 시선이 가는 곳이 '근장부' 일텐데요
이 작품은 보는이로 하여금 시선을 머물게 하는 매력을
뿌리끝에서부터 머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나무의 근장부를 이렇게 만들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로 할까요?
(참고로 화분위로 걸려있는 끈은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분재대에 결속한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가지의 배치와 위치!
많은 소나무 분재를 보다보면 기본가지를 위에서 부터(수관부쪽) 끌고 내려와
배치를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분재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많은 나무가 그렇더군요. 앞으로 유심히 보시길...... ^^;)
이는 소재때부터 줄기아랫쪽에서 필요한 가지가 없기때문에 부득이하게 차선책으로
위에 있는(또는 위에서 만들어진) 가지를 아래로 끌고 내려와 배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방법이 좋아서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수관부에서 끌고 내려온 가지가 하단에 위치할때 '인위적인 억지' 의 느낌을
피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기본가지가 정위치(?)에 있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명목은...... 소재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아랫가지들이 잘리지 않은 소재를 어디서 어떻게 구할 수 있었는지 부럽기도 했구요
또한,
오랜 분생활을 거치는 동안 하단부에 붙어 있는 가지의 세력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었는지
의문점과 더불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래사진은
정위치(?)에 붙어있는 가지를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한 것입니다.
(남의 작품에 화살표를 그리는 것이 죄송스럽네요 ^^;)
이렇게 기본가지가 있어야 할 곳에 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고
위로 세력이 몰리는 소나무의 특성상 하단에 붙어있는 가지가 세력을 잃지 않고
오랜시간을 거치면서도 자리하고 있다는 것또한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아래사진은
줄기에서 시작한 기본가지를 시작점에서 부터 수폭선까지를 표시한 것인데요
줄기와 가지, 그리고 잎에 이르기까지 개인적으로 참 절묘하게 발란스를 맞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욱 절묘한 것은
이 기본가지에서 부터 잔가지들까지 절간(가지와 가지 사이)이
무지 무지 짧다는 것입니다.
소나무를 비롯해 분재를 키우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지와 가지사이(절간)를 짧게 유지 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어려운지 알만한 사람은 알 것입니다.
분재를 건강하게 키우면서....
동시에 적절한 통제(순집기,순자르기, 잎따기, 잎뽑기 등등....)를 통해
가지와 가지사이가 멀어지지(벌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나무는 가지 안쪽에서 새로운 '순' 이 잘 나오지 않음에도
이렇게 수폭선을 균형있게 유지하면서도
절간을 짧게 유지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내공이지 싶습니다.
아래쪽에서 촬영한 일부 가지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세력(나무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도 짧게 절간을 유지시키는 것은
단순히 '테크닉 좋다' 라는 말로만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큰 곡과 작은곡......
잛은 절간은 자연스러운 곡을 연출하는데요
줄기에서도 큰 곡과 작은 곡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운 '흐름' 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곡은
어쩌면 오랜시간을 살아오면서 나무 스스로가 만들어 낸것이 아닌가 합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고태감.......
눈에 보이는 그대로 오랜시간을 살아오면서 일어선 수피가 사람으로 하여금
'고태미' 를 느끼게 합니다.
이런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도 작가지만
오랜 시간동안 생명력을 이어오면서 스스로의 존재를 만들어 가고있는
나무도 대단하다 싶습니다.
집 안마당에 이런 소나무 키우면서 분재취미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ㅎㅎ
그림의 떡일지라도...... 이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고
사진으로나마 분우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도 또하나의 행복이라 자위하며
풀내음의 개똥 감상기를 마칠까 합니다.
덧붙임말: 행여나 이런 나무를 보면서 자신의 나무를 비교하는 행위를 했던
선경험자(?)로서 당부의 말씀을 올립니다.
자신의 나무와 비교하지 마세요!
괜시리 힘만 빠집니다.
내가 키우는 나무는 누가봐도 명목은 아닐지라도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자신의 모든 나무는
적어도 스스로에게 있어서 만큼은 '명목' 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