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제안하는 구미경실련 신년성명서 2004.1.16.
'올 하반기, <김천시립교향악단> 창단! 예산도 1억원 확보,
김관용 시장은 '고급인력 문화서비스'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포항의 포스코·울산의 현대중공업·부산의
르노삼성자동차처럼, 자사 고급인력과 그
가족 및 지역주민에 대한 문화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삼성·LG가 직접 나서야 한다!
'교육·문화적 취약성 때문에 외지고급인력 구미공단 기피→작년 LG필
립스LCD 역외투자 사태→구미시, 올해 관련예산 외면', 이제 더 이상
구미시와 의회를 믿고 놔둘 일이 아니다! LG·삼성이 대기업 중심의 <
구미공단 기업메세나협의회> 결성을 먼저 주도하고, 시·의회·민간단
체 주축의 지역사회가 대기업과 힘을 합쳐 고질적 지역문제인 '문화환
경 취약성'을 일대 혁신, 구미공단 산업고도화를 문화적으로 받쳐주자!
'신규 준조세 요구가 아닌, 문화예술지원 1·2위인 삼성·LG가 서울에
집중된 지원의 일부를 자사 주력공장이 있는 구미에도 투자하라는 것!'
구미경실련(공동대표 허창수·성화/집행위원장 김희철)은 다음과 같은 신
문 기사를 지역사회 특히, 김관용 시장이 꼭 읽고 숙고해 보길 권한다.
【…현장에서 만난 LG전자의 한 간부는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 '정부는 기
업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더 과감히 없애야 한다. 투자환경 조성도 중요하
다. 첨단공장은 기존 산업단지와의 연관성 때문에 지방에 짓는 경우가 많은
데 고급 연구인력을 지방으로 데려오려면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동아일보 새해특집 '투자현장 르포' = <'PDP 세계 1위' 희망의 망
치소리…구미 LG전자 공사현장 가다> / 2004.1.1.)】
구미시의 문화행정 방향은 '오리무중'
꼭 11개월 전에도 한 중앙 경제지에 위 기사와 똑같은 교육·문화적 취약
성 때문에 지방근무를 기피하는 '고급인력난'을 세 번째 이유로 지적하면서,
LG필립스LCD(주)가 2005년부터 구미공단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경기도 파주
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으며, 구미경실련은 크게는 '고급인력이 모여
드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향후 3년간 교육·문화·여가·도시환경 등 4대
분야에 대해 1천억원 내외를 투입하는 '생활 인프라 확충 총력투자 기간'을
지역사회에 제안한 바 있으나, 구미경실련의 12,548명 시민청원운동에 따른
75억원 규모의 어린이도서관 밖에 가시화된 게 없다.
작게는 시립 교향악단과 국악단 창단을 위한 기금 적립도 제안했다. 시립
교향악단의 경우 몇 년 전 거론에 이어 2003년과 2004년의 '구미시예산(안)
에 대한 구미경실련 의견서'와 구미시가 요청한 '2004년 시정계획 수립에 대
한 구미경실련 의견서' 등 수 차례나 '창단 기금 조성'을 제안했으나, 김관용
시장은 시청 실업팀 운영과 사회단체 보조금은 펑펑 쓰면서 이는 외면했다.
그에 비해 이웃 김천시는 논란 없이 올 예산에 1억여원을 반영하면서 상
반기에 시립예술단운영조례 개정을 거쳐, 하반기에 비상임 2관 편성 50∼60
명 규모의 시립교향악단을 창단 한다고 한다. 인구 기준 김천 시세는 구미시
36만명의 42%인 15만명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립합창단과 함께 보
기 드물게 시립 소년·소녀관현악단을 운영하고 있는 데다 2001년엔 영남지
역 기초단체 유일의 시립 국악단을 창단 했으며, 여기에다 시립교향악단이
창단 되면 15만명 규모의 지자체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4개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김천문화예술회관이 2002년 111개 전국문화예술
회관 관리운영 평가에서 개관 3년 만에 최우수상을 받은 것도 기록이다.
구미시세의 절반도 안 되는 김천시 문화행정의 이 같은 성공 기록 행진이
증명하듯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식으로 진취적이지 못한 구미시
문화행정의 소극성은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 특히 구미공단을 '지속 가능
한 첨단산업단지'로 이끌어 나갈 주역인 고급인력의 구미시에 대한 요구가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의 충족'임이 지역공론인 점에 비춰볼 때, 김관
용 시장의 문화행정 방향은 한 마디로 말해 '오리무중'이다!
구미시의 산업정책은 4공단에 대한 집중투자에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첨
단산업을 추구하는데 비해 문화정책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산업정책에
역행하는 문화정책'의 모습이다. 그렇다고 '산업에 종속되는 문화'를 거부하겠
다는, 칭찬을 받을 만한 고상하고 소신 있는 문화정책은 더욱더 아니다.
김관용 시장은 자신의 공약인 '구미문화재단설립'(2002년 선거시 '시장후보
에게 제안하는 구미경실련 15대 시민공약'의 하나이며, 김 시장이 이를 채택
했음) 역시 연도별 기금 조성 촉구를 외면한 채, 아직 손도 대지 않고 있다.
구미시의회는 이 방면에 대한 공식의견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메세나' 실적 국내 1·2위인 삼성·LG 문화재단은 서울에만 투자하
고, 자사 주력공장이 있는 구미지역엔 한 푼도 투자를 안 한다?
구미경실련은 2년 전 신년 성명서를 통해 '기업과 지역사회의 협력관계 재
정립'을 제안하면서, 삼성과 LG가 포스코처럼 공원·문화시설 기부 등 사회
봉사활동 중심의 사회공헌활동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면서도 기업의 상징성
과 마케팅 효과도 큰 방법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올해 우리는 앞에서 제
기한 '고급인력 유치를 위한 문화 인프라 확충'의 시급성 때문에, 삼성과 LG
가 주축이 된 <구미공단 기업메세나협의회>의 결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150여개 기업 가입)와 매일경제신문이 주관하는 메
세나(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대상(대통령상) 1회(1999년) 수상은 삼성문화재
단이, 작년 4회 대상은 LG연암문화재단이 수상했다. 또한 한국기업메세나협
의회가 집계한 2002년 메세나 실적 1위는 삼성이 25건에 400억3천3백만원을,
2위는 LG가 21건에 64억9천4백만원을 각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문화재단은 일부 마니아와 호사가들의 애장품에 머물렀던 미술을 대
중 곁에 가져다 놓았다. 호암 갤러리는 대중들에게 외면당했던 현대미술을,
호암미술관은 고미술 분야 전문 미술관으로 체계화했다. 또 서울 한남동에
새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작년엔 호암아트홀을 새롭게 단장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2000년 '문화예술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이윤 사회환
원'이라는 큰 틀에서, 620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에 세계적 최첨단 공연장인
LG아트센터를 개관하면서 본격적인 기업메세나 활동에 나섰다. '초대권 없는
공연장', '유료 객석 점유율 신기록' 등 '공연문화에 새 지평을 열었다.'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배경엔 1999년 LG아트센터에 운영기금 500억원을 조성해
준 데 이어 별도로 매년 12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등, 아낌없이 지원하는 LG
연암문화재단이 있다.
그러나 두 그룹의 주력공장이 있는 구미는 딴판이다! 각각 수 억원 규모로
삼성은 사회봉사단활동에, LG는 체육·청소년문화 등 좀더 다양하지만 본격
적인 메세나로 분류할 수 있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사업은 외면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고급과 대중으로 분류하는 것은 현대에 별 의미가 없는 통속적
개념이고 그 자체가 하나의 억압적 이데올로기이지만, 인간의 문화적 취향의
다양성과 다층성은 예나 지금이나 분명한 진실이며 이는 문화예술과 삶의
원동력이다.
이런 면에서 세칭 고급문화에 대한 지역대기업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당면한 외지 고급인력의 문화적 불만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일대 혁신
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삼성·LG가 '자사 고급인력 관리'라는 자구책 차원에
서라도 포스코·현대중공업처럼 지역 메세나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자사 고급인력 관리 차원에서라도 메세나는 긴급한 과제다
실례로서 작년에 포스코는 서울에서 내려와 일하는 고급인력과 그 가족
및 지역주민을 위해 1980년에 개관한 효자아트홀에 금난새와 유라시안 필하
모닉 오케스트라를 세 번이나 초청했다. 서울에서 지휘자 금난새와 유라시안
필은 청소년 자녀들에게 주는 '고급문화예술체험학습' 선물로 통용되고 있다.
구미에도 적지 않은 부모들이, 외지에서 온 고급인력이 자녀들에게 이러한
선물을 주고 싶어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구미경실련의 이
같은 취지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구미시는 수출 200억 달러 기념공연 두 차
례 모두를 대중가수 무대로 채워버렸다. 이를 바라보는 대기업 고급인력의
시선이, 포스코와 구미의 삼성·LG를 대비해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어떠하겠
는가? 도시의 품격 대비가 너무나 선명할 것이다. 자기가 일하고 있는 도시
가 2∼3류 도시라고 느낀다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고급인력도 떠날 것이다.
울산의 현대중공업은 울산문화예술회관과 KBS울산홀이 있음에도 불구하
고 1998년, 지하 3층 지상 5층 복합문화공간인 '현대예술관'을 개관함으로써
6개의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예술관은 '자사 고급인력 관리'
차원에서 서울의 유명 외국연주회를 울산에 유치하고 있다.
부산의 르노삼성자동차는 2000년 9월 출범 직후부터 메세나 어원의 보유
국답게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활발히 펼쳐 불과 2년만인 2002년에 메세나 보
급상을 수상했다. 르노삼성차의 문화마케팅 활동은 크게 서울의 문화·예술
행사 후원과 지역의 문화·사회행사 후원으로 구분된다. 지역의 경우 2002년
'소프라노 조수미 부산 콘서트' 후원, 서울시청소년 교향악단의 '이야기와 영
상음악회' 주최, 풍어제 지원, 부산디자인전시회 협찬 등 문화를 통해 지역주
민들과 화합의 자리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르노삼성차는 '문화예술 지
원하며 이미지 구축', ''문화엔진' 얹고 고객사랑 시동', '프랑스문화 소개 '고
급차' 이미지 심어' 등 언론의 좋은 평가와 '목표수익 2년 단축'을 달성했다.
기업의 문화·사회봉사활동도 '기업+지자체+민간' 네트워크(가칭 '구미
시 기업봉사위원회') 형태로 발전해야
사회공헌이 경쟁력인 시대, 잘 벌고 잘 나누는 게 선진기업인 시대, 연말
반짝 봉사는 옛말이고 문화예술·학술교육·환경보전 등 기업의 사회공헌활
동이 질적으로 도약하는 시대, 문화예술지원이 서울집중에서 지방으로 확산
되는 시대, 메세나가 '선택'이 아닌 '필수' 비즈니스 전략인 시대, 3M·제너럴
밀·노스웨스턴 벨·푸르덴셜보험이 미국 미네소타 주정부 및 비영리시민단
체와 '미네소타 기업봉사위원회'를 설립해 지역연계활동을 하는 사례처럼, 지
역대기업과 구미시·민간단체의 혁신적인 '지역협력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
구미경실련은 그 일환으로 <구미공단 기업메세나협의회> 결성의 산파역
을 자임하면서, 올 한해 동안 그에 걸맞은 여러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
역사회 각계의 관심과 연대를 기대한다.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문의/ 456-8710, 011-377-8710 (조근래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