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와의 이별 3주전. 길가를 거닐고 있어요.
건넛편 큰병원앞을 막 지나는데 나의 그녀가 그병원에서 나오네요.
이름을 크게 부르려던 내 입술은 그대로 멈춰요.
그녀가 울고있거든요. 내마음까지 찢어지도록.
멍하니 그녀가 울며가는것만 보고있다가 그녀의 뒷모습 마저 보이지 않을때
길을 건너서 병원으로 들어가요.
병원에들어서서 보호자라고 한뒤 계속확인하려는 간호사들을 뒤로하고
의사선생님을 잡고 부탁을 해요. 제발 나의그녀에게 무슨일있는지 알려달라구요.
결국은 너무나도 진지한 얼굴의 의사앞에 앉아요. 그리곤 충격적인 말을 들어버리죠.
나의 그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그녀가 유전성 타이로신혈증이란 병에 걸려버렸단 말을 말이예요.
그녀가 왜그렇게 울었는지 알거같아요. 나도 지금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나네요.
의사선생님은 살길이 있다고 해요. 하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네요. 가슴이 너무 아파요.
저도 그녀를 살릴만한 돈을 가지고있지 않아요. 무능한 내가 너무 원망스럽네요.
그녀에게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나는 병원을 나와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이것밖에 해줄게없는 그녀에게 너무 미안해요.
.
.
.
.
.
.
.
.
.
3주뒤. 그녀에게서 문자가왔어요.
[ 띠아모에서 1시에 만나 -이은]
띠아모는 우리가 자주갔던 예쁜카페예요. 우리의 추억이 가득담긴.
그녀의 문자를 확인하고 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준비를해요. 그날이후 그녀를 처음보기때문에
보면 무슨말을 해야할지 고민이되네요. 그녀가 아픈걸안다고 말 해야하는건가요?
띠아모앞에 도착을해서. 무슨말을 먼저꺼내야 할지 잠시 생각후에 '딸랑' 하는 예쁜종소리에 함께
카페에 들어서요. 그럼 문쪽을 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네요. 난 그녀가 내게서 제일 좋다던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가요. 그리곤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요.
"오래 기다렸어?"
"아니. 나도 온지 얼마 안됐는걸."
비어져있는 냉수컵을 보니 온지 꽤된것 같은데도 그녀는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녀가 날 왜불렀을까요. 혹시 그녀가 아프다는걸 알려주려는걸까요.
"근데.왜보자고한거야?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할말이있어서.."
할말이 있데요. 역시 나에게 그녀가 아픈걸 알려주려는거 같아요.
이미 다알고왔는데. 다시한번 확인하려니까 가슴이 너무 싸하네요.
"뭔데? 분위기 상당히 잡는데? 무슨말 할지.. "
"헤어지자"
분위기를 바꿔보려던 내말을 끊고 그녀의 입에선 내생각과 전혀다른 말이 나오네요.
그녀가 장난을 하는거겠죠? 충격적인 말을 꺼내기전에 긴장을 풀기 위해 장난하는거겠죠?
"뭐?.... 하하하 기껏보자더니 보자마자 장난이야?"
"장난아니야... 반하야. "
" 나 장난할기분아니야."
" 나도. 나도 그럴기분아니야. "
그녀가 장난이 아니라네요. 왜요. 왜끝내려고 하는걸까요.
그녀가 아프다는걸 알면 내가 그녀를 떠날까봐 그런걸까요? 난 그녀가 아파도 그녀를 떠날생각은 쌀한톨만큼도
없는데 정말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는걸까요?
"반이은.."
"....."
"반이은.이은아"
"......"
그녀는 목이매인듯 날 그냥 바라보기만 하네요. 그녀의 눈이 너무슬퍼요. 내 마음까지도 아프네요.
"왜. 도대체왜. 끝내자는건데"
"........"
그녀가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아프다고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난 그녀를 떠나지 않겠다고
그녀에게 맹세할수있는데. 그녀는 아무말도 없네요.
"반이은! 왜.왜! 헤어지자는건데!! "
" ..지겨워.지겨워졌어."
결국 목소리가 커진뒤에 그녀가 입을 여네요. 그런데 이번에도 내예상이 빗나가요.
지겹데요. 그녀가 지겹다네요. 뭐가 지겨운걸까요.
"뭐가. 뭐가 그렇게 지겨워서. 우리가 함께한 3년을 정리하자는건데."
" 네가 제멋대로인것도 지겹고. 그런 너한테 이리저리 휘둘리는 나도 지겹고.
모든게 다 지겨워. 너와 함께한 시간들 까지도.모두 지겨워!! "
모든게 지겹데요. 내성격과 나와 함께한 시간까지도 . 그녀의 말이 진심이아닌걸알아요.
아마 그녀는 날 보내주기로 마음먹었나봐요. 그녀의 옆에서 힘겨워할 내때문에 보내주려나봐요.
하지만 난 그녀를 보낼 준비가 되있지 않는걸요.
" 그럼.내가 고칠께. 내성격 고친다고. 그럼 안끝낼꺼냐?"
"...미안. 그래도 내마음은 변하지 않을꺼야."
그녀를 잡아요.내성격을 고치겠다고 하며 그녀를 잡아보네요. 하지만 그녀는 확고히 마음먹은듯해요.
날 보내주기로, 그녀옆에서 괴로워하지않게. 난 그녀를 마지막까지 사랑할 자신있는데요.
"하. 그런거였냐?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버텼냐?
너 지겨운데 잡고 있어서 존나게 미안하다."
날 보내는게 너무나도 힘들 그녀를 잡고 있는게 나도 너무 힘이드네요. 그녀가 슬퍼하는 얼굴을 보는게
마음이 찢어지도록 아파요. 그냥 그녀가 아프다는걸 알고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럼 그녀가
더 슬퍼할거예요. 내가 슬퍼하는걸 보고 싶지않아서 날 보내주는거 일테니까요.
" 지금도 지겨울 텐데. 이 지겨운새끼는 그만 일어납니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있으면 알고있다고 말하며, 그녀를 꽉안아버릴것 같아서 빨리 이자리에서
벗어나려 일어나요. 그녀와 마주보는건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데요.
"다른여자 만나서 반드시 행복해져. 그게 나한테 하는 최고의 복수일꺼야"
그녀가 행복하라고 하네요. 그녀없이 내가 행복해 질수있을까요? 절대 그럴수없을꺼예요.
다른여자를 만나다고 해도 그여자에게서 그녀의 닮은점을 찾으려 노력할테니까요.
"씨발, 존나 행복하게 잘살테니까 똑똑히 두고봐. 너같은거 다잊어버리고
정말 너 보란듯이 살꺼니까."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다른여자와 행복해 지겠다고 말을해요.
그녀의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내가 아픈만큼 그녀의 고통이 줄어들길 바래요.
그녀에게 뒷모습을 보니며 카페를 나서요. 그녀를 돌아보고 싶지만 그럴수없어요.
뒤를 돌아본다면 그녀가 내 눈물을 볼테니까요. 그럼 그녀도 나도 너무나도 아파질테니까요.
.
.
.
.
.
.
.
그녀와의 이별후 난 매일매일 그녀를 봐요. 물론 앞모습은 아니지만 항상 창밖만 보는 그녀의
옆모습을 병실문의 작은 유리로 항상 지켜봐요. 가끔 그녀가 잠이들면 병실로 잠시들어가 그녀의 얼굴을 보곤해요.
한번은 그녀가 자는 사이에 병실로 들어가서 그녀가 자주보는 액자를 봤어요. 내사진 이더라구요.
나와 그녀가 활짝웃으며 찍은사진이더라구요.
그녀의 얇아져가는 팔목을 볼때와, 그녀가 코피를 흘릴때면 난 마음이 덜컥내려앉아요.
그녀를 보내줄때가 다가오고 있다는게 느껴져서요. 그냥 이렇게 바라보는거라도 하느님은 내게
허용하시지 않는거 같아요.
.
.
.
.
.
.
그녀의 병실을 다닌지 4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병원앞 신호등 건넛편에서 초록불이 켜지기만을 기다리는데
그녀가 병원을 나오는게 보여요. 모자를 푹 눌러썼지만 난 그녀인걸 알수있어요. 나의 그녀라는걸 한번에 알수있어요.
그녀는 택시를 잡아타고 어디론가 가네요. 나도 서둘러 길을 건너서 택시를 잡아요.
"어디로모실까요."
"저앞에 택시 따라가주세요. 얼른요 급해요"
그녀를 실은 택시는 서울역앞에서 멈추었어요. 그녀가 서울역안으로 들어서고. 나도 요금 지불후에
얼른 서울역으로 들어서요. 그녀가 어디있는지 두리번거리며 찾고있는데 매표소에서 표를사서
뒤돌아서는 그녀가 보이네요. 난 그녀에게 뛰어가서 그녀의 어깨를 잡아요.
" !!!..너.. "
그럼 내얼굴을 확인한 그녀가 놀라서 말을 잇지못하죠. 너무나도 야윈 그녀의 얼굴에 마음이 너무아프네요.
"너왜 여기에있냐"
"너왜 여기에있어?"
그녀와 내가 동시에 같은 질문을 해요. 그리곤 서로의 눈을 빤히 바라보고있어요.
"왜 여기있냐고 물었잖아."
"네가 무슨상관인데."
아픈그녀가 이곳에 왜온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무슨 상관이 있냐며 차갑게 말하네요.
하지만 그녀의 눈은 너무나도 흔들리고 있는걸요.
" 무슨상관? 아픈애가.그것도 죽을만큼 아픈애가
여기서 이러고 다니는데 무슨상관이냐고?!! "
답답해서 목소리가 커지고 결국 내가 그녀가 아프다는걸 안다고 말해버려요.
그녀도 많이 놀란듯 보여요. 그래도 속은 후련하네요.
"...알았어? 언제부터.언제부터 알고있었는데 "
" 헤어지기 전부터.."
" 네가 어떻해알았어? 어떻해 알게됐는데?"
" 어쩌다가 알게됐어.. "
그녀는 내가 알고있는게 마음에 들지않나봐요. 당연하죠 . 나 아픈걸 보지 않을려고 보내주려고 한거일테니까요.
하지만 난 그런그녀의 질문에 흘리듯 대답하며 그녀를 꼭 끌어안아요.
참오랜 만이네요 . 그녀를 이렇게 안아보는게. 그녀의 향기가 그대로예요.
"너지금어디가는데 .이몸으로 어딜가는데"
"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싶은거 하러."
마지막이라는 말을하네요. 그녀가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일을 하러 간데요.
왜 , 왜그녀는 마지막을 부정하지 않을까요? 난 너무나도 부정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는데 기차역까지오냐"
도대체 뭘하러 어디에 가는걸까요.
" 동해. 바다보러 가려고 "
"기다려. 표끊어올께."
생각할틈도없이 표를끊으러 가요. 바다가 보고싶데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게 바다 보는거래요.
그녀가 가면 나도 어디든 갈꺼니까 그곳이어디든 상관없어요.
.
.
.
.
.
.
.
동해역에서 내려서 택시를잡아요. 택시에 몸을 실고는 가까운 해변가에서 내려요.
우린 모래사장에 앉아있어요. 그녀가 살며시 내 어깨에 고개를 기대네요.
"미안해"
"뭐가. 뭐가 갑자기 미안해냐"
"속여서.너 속이고 너 아프게해서"
"알면 말좀 잘들어라."
" 또. 내마지막 보여줘서."
".... 쓸데없는말한다."
미안하데요. 마지막을 보여줘서. 싫어요. 그녀는왜 부정하지 않는걸까요.
날 보내면서 살고싶다는 마음까지도 모두 정리한걸까요?
"사실..나 소원이 하나더있어."
"뭔데? 내가 다들어줄게."
"나.. 눈이 보고싶어. 네웃음닮은 눈"
"그냥 내 웃음보면되지. 뭔눈이냐. 눈볼려면 몇달은더 기다려야돼는데."
"......."
" 몇달만 참아라 .그럼 눈 실컷보게해줄께."
" 응..."
눈이 보고싶데요. 내웃음을 닮은 눈이 보고싶데요.
지금은 한여름인데 눈이 올리가없잖아요. 몇달을 기다려야 해요.
그럼 눈을 실컷보게 해줄수있는데. 그녀가 기다리겠다고 하네요.
그녀도 그녀의 마지막을 부정하고 있는걸까요? 그냥 지금은 그녀의 병따위 생각하고 싶지않아요.
노을이 지네요. 너무예뻐요. 나의 그녀만큼 너무나도 아름답네요.
그녀가 갑자기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코를 막네요. 또 코피가 흐르나봐요.
아마 그녀가 그녀의 마지막을 부정해서 하늘이 카운트를 세고있다는걸 알려주는건가봐요.
하지만 난 모른체해요. 내가 지금 그녀를 본다면 내 슬픈 눈을 그녀에게 보이고 말테니까요.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찬바람이 쌩하고 부네요. 그녀가 추울까봐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겨서 안아요.
"아춥다. 어디 민박이라도 잡으러 가자"
" 바다 더 보고싶은데.."
그녀는 정말 바다가 마지막이라는듯 바다를 눈에 담고있어요. 그런데 뭔가가 떨어지네요.
차갑고 흰 무언가가 떨어지고 있네요.
정말 하늘이 그녀의 마지막을 알려주듯 눈이내려요. 그녀의 마지막 소원이라던 눈이내려요.
우리의 사랑처럼 예쁜눈이 오네요. 이건 그녀의 마지막을 알려주는게 아니라
우리의 사랑이 너무예뻐서 하늘이 주는 선물일꺼예요. 그렇죠?
"하. 이은아 눈이다.정말 눈이야 이게정말말이돼?"
"....."
"네가 보고싶다던 눈이내리잖아 ,왜말이없어"
그녀가 말이 없네요. 눈이오는데 그녀가 보고싶다던 눈이 오고있는데.
왜 말이없을까요. 나는 그녀의 몸을 살짝흔들어요. 그러 그녀의 고개가 축쳐지네요.
그녀가 떠났어요. 마지막으로 보고싶다던 눈을 보고 그녀가 떠났네요.
그녀가 왜 내게 마지막을 숨기려 했는지 알겠어요. 이렇게나 내가 고통스러워할까봐 그런거겠죠.
날위해, 그녀는 날위해 날 보내려한거겠죠.
눈물이 끊임없어서 내 마음이 너무나 아프네요.
정말 죽고싶을만큼 아파요. 이제 정말 볼수없을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어요.
"사랑해. 죽어서도 사랑해.반이은 "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를 꼭 들어안고는 천천히 바다로 들어가요.
그녀의 마지막이 외롭지않도록.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우리 사랑이 영원하도록...
' 오늘 오후 7시경 사상 처음있는 이상기류으로 인해 동해부근에 눈이 내렸다고합니다.
이런일은 기상 역사상 처음있는.....'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 눈이왔던 동해의 한 해변가에 두구의 사체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남자와 여자 사체인데 여자는 익사전 그전부터 가진 병으로 숨지고 남자는 익사한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두구의 사체는 인근주민......'
나의 꿈이 하나 있다면 한 여름날 하얀 눈을 보는 일
겨울이 오기전에 가을이 가기 전에
난 널 떠나야 하니까
매일 내 곁을 지켜주는 니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저 멀리 떠나도 저 하늘에 있어도 나를 잊지 말아줘
널 사랑하니까 행복해야 하니까
좋은 사람 만나 날 잊고 살아가
네 곁에 내가 있어주지 못해서 그게 제일 미안해
하늘에서도 눈이 내려와 우리의 사랑이 너무나 예뻐서
하늘이 주는 선물인가봐 너와 나를 위해
너의 꿈이 하나 있다면 한여름 나라의 눈을 보는일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이 가기전에
널 보내야만 하니까
너에 네번째 손가락에 작은 반지를 하나 끼워주고
저 멀리 떠나도 저 하늘에 있어도
나의 신부가 되줘
널 사랑하니까 너는 내 여자니까
영원히 너만을 지켜주고 싶어
너 대신 내가 아파주지 못해서 그게 제일 미안해
하늘에서도 눈이 내려와 우리의 사랑이 너무나 예뻐서
하늘에 주는 선물인가봐 너와 나를 위해
나 울지 않을게 너를 위해 웃을게
니가 하는 말이면 다 들어줄게
다시 태어나 누굴 사랑한대도 나는 너였으면 해
하늘에서도 날 잊지는 마
너 없이 나 어떻게 살아가라고
내가 없어도 행복해야해 날 만날때까지
by SG Wanna Be -한여름날의 꿈
한여름날의 꿈, 눈을 보게해주세요.
첫댓글 그 두 사람이 꼭 행복 했으면 좋겠어요.. 싱긋-
감사해요~ 꼭 행복하겠죠?
결국..둘다..슬피네요ㅠ 마친 한여름밤의꿈 노래를 들으며 봐서 더 슬픈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