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넘쳐나는 화제가 아무래도 백신접종 후일담일게다
인터넷 상에서 논의되는 각종 후유증들은
이젠 내 주변의 지인들 입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화제가 되었다
나는 흔히 말하는 집나이로는 접종대상자이나
1년 늦게 호적에 올린결과 접종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나도 백신 맞고 얼른 자유로와지고 싶은 마음에 잔여백신을 신청했더니
심심찮게 연락이 온다
하루에도 여러번
반가운 마음에 얼른 클릭하면
어느새 잔여백신은 다 소진되고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잔여백신은 5곳까지 선택할 수 있어 연락은 많이 오는데 어찌 이리 빠른 속도로 사라질까
바람과 같은 속도로 클릭해도 마찬가지
빛의 속도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에잉~~~
도대체 누가 이리 빠르게 채가는 거지?
이거 정말 잔여백신 있었던 것 맞아?
하고 어느새 시스템을 의심하는 지경에 까지 이른다
어느새 잔여백신 빠르게 득하는 팁까지 인터넷에 퍼져있다
짠딸이 나대신 총대를 메고 나섰다
본인은 정작 잔여백신 신청나이에서도 제외되었건만
엄마의 폰을 붙들고 투지를 불태운다
네이버나 카톡에서 연락이 왔을 때 클릭하는 것은
이미 늦는다며
우리동네 잔여백신 알림지도를 보고 눈을 반짝인다
남편이 백신맞고 온 날(염려되어 보호자로 따라갔다왔다)
짠딸이 내 폰을 들고 실랑이 하더니
갑자기 와! 하며 외마디소리를 지른다
동공은 이미 최대로 늘어나 안그래도 큰 눈이 왕방울이 되어있고
입은 고기쌈을 크게 싸서 먹을 때보다 더 벌려 목젖까지 보일지경이니
가히 그 놀란 모습은
과장된 캐리커쳐 저리가라다
드디어 잔여백신 지도에 뜬 백신아이콘을 눌러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1회접종만으로 완료되는 얀센백신이라니.....
올림픽 금메달이라도 딴 것 처럼 만세를 부르며 얼싸안듯 감격해 했다
1주일 내내 백신 알리미를 클릭하며 좌절을 맛본 터라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7전8기 홍수환의 복싱중계보다 더 감격스럽다
얼른 달려가 백신을 접종했다
근육주사 그까이꺼 뭐 참을 만 하지
후유증의 공포보다 백신을 맞는다는 안도감이 더 크다
접종 후에
< 국민비에서 안내드립니다>
라는 문자메시지가 이렇게 도착했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란 사실을 또한번 체험한다
난 그저 네네 감사합니다 라고 답장을 쓰고 싶어질 만큼 고맙다
이름도 <국민비서>라니
3일이 지나니 또 이런 안내문자가 날아온다
참으로 질병청도 열일한다
꼼꼼히 접종자를 체크하는 시스템이 놀랍다
이제 후유증 이야기를 좀 해볼까
같은 날 접종대상자인 남편은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왔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미열보다는 약간 높은 열이다
준비한 약을 먹었다
접종한 왼팔의 근육통도 있다고 한다
철인인줄 알았던 남편이 몸살기운을 느끼며 자꾸만 침대로 향한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약기운이 떨어지니 열이 또 오른다
10정의 약 중 4정을 먹고서야 더이상 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하루종일 몸살기운으로 힘을 못쓰고 누워지냈다
이틀을 누워있더니 3일째는 열도 없고 기운이 좀 난다
그렇게 보편적인 후유증을 겪었다
같은 날 접종한 내 얘기는 왜 안하냐구요?
나 백신접종 한 사람 맞나?
할 정도로 아무 증세없이
증세없음이 오히려 의심이 될 정도로
그렇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접종한 왼팔 근육통도 없고
열도 오르지 않고
기운도 그대로 팔팔하고
참 이상도 하지
하긴 고령자일수록 후유증이 없다고 했는데
내 신체나이가 이미 고령도 한참 고령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후유증 없다고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닐쎄
우리 다음날 큰 딸도 얀센 잔여백신을 맞았는데
열과 근육통으로 2-3일 고생했다며
이틀째 되는 날 라운딩나간다 하니
엄마 뭐야? 한다
엄마는 고령자라서 그래, 넌 젊다는 증거야
그러면서 속으로는
혹시 나 철인아냐?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나???????
큰 딸 따라서 인증서를 내려받고 마치 특별한 사람이 된 듯 어깨가 펴진다
이제 2주 후면 항체도 형성될테니 안정감이 느껴지겠지
가족 중에 짠딸만 아직 접종 전인데
8월쯤엔 거의 모두 접종이 된다하니 기다려 진다
모두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그 날이
모두가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갈 그 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