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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과 소통하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첫 번째는 절대적으로 비밀을
지키는 겁니다. 그렇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게 되면, 더 이상 청년들이 마음을 열지 않으니까요. 두 번째는 충고를 하지 않고 오직
경험만을 공유하는 건데요. 대부분의 경우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다보면 가르치려고 들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게 돼요. 그러면 아무리 좋은 분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잔소리로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문이 닫힙니다. 결론은 스스로가 내리도록 해야 해요. 그럴 때 함께 나눈 이야기가 솔루션이
되어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단체로 토론을 할 때는 마지막에 3분 동안 침묵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한 단어로 정리하게
합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친구가 무엇을 느꼈는지 알 수 있어요.
10년 동안 멘토링 운동을 지속해 오신 만큼, 남다른 시각을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멘토링은 멘토와 멘티가
끊임없이 상호 교감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멘토링이라고 하면 멘토가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주어야 할 것처럼 느끼는데,
제가 해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함께 커 나가는 거죠. 그래서 저는 멘티들에게 ‘너희 덕분에 내가 성장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멘토링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멘토링이라는 건 없습니다. 불특정 다수와 어떻게 상호 소통할
수 있겠어요? 한 사람 한 사람과 가슴으로 나누는, 그런 움직임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기업의 변화, 스펙 아닌 직무 역량을 요구하게 될 것
『대한민국 청년 일자리 프로젝트』에서 청년 실업을 해결할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책도 소개해 주셨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있나요?
취업, 창업, 해외 진출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실려 있습니다만, 저는 큰 방향에 대해서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청년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이고, 취업에 있어서 제일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건 스펙인데요. 지난 1월에 저희가 30대 그룹 인사 담당 임원들을 상대로 간절하게 호소한 바
있습니다. 소위 스펙이라고 일컫는 요소들을 모두 배제하고 직무 역량 위주로 채용해 달라고 말씀드린 거죠. 이러한 노력들이 정부 차원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어떤 법적 제도보다 중요한 것이죠. 우리는 앞으로의 기업 채용이 반드시 직무 역량 위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펙의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세요.
스펙이 아닌 직무 역량 위주로
변화한다는 걸 믿고 불필요한 스펙을 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각자 다른 채용 방식을 가진 기업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죠.
그렇다고 하나의 기업만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도 불안하고요. 그러니까 거꾸로 자신의 킬러 콘텐츠, 킬러 스킬,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파악하고 전면에 내세우는 게 더 빠른 길이라는 거죠.
청년 실업 문제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의 대학 현실을 꼽으셨습니다. 앞으로 대학 구조 조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교육 역시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직무 능력 위주로 바뀌어 나갈 겁니다. 물론 순수학문 이외의 일반적인 부분에서 이루어질 거고요.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수위에 맞게 교육이 변화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현실에서는 졸업 후에 재교육을 받아야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전경련 발표에 따르면 재교육에 드는 비용이 6100만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직무 역량에 맞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고, 현재 커리큘럼 자체를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완전히 자리를 잡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요. 작년까지 1900개 회사를 대상으로 했고 올해에는 3,000개, 그리고 2017년까지 1만개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직무 역량 위주로 교육도 바뀌어 간다는 걸 믿고, 자신을 개발하는 쪽으로 노력해도 괜찮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회 구조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요. 청년위원회에서는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청년들의 일자리는 구조적으로
꼬여온 부분이 있죠. 취업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경우가 있고, 반면에 일자리는 있지만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자리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도 구인을 하고 있는 일자리가 26만개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청년들이 가지 않습니다. 좋지 않은 일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발전시켜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요. 노사정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서 새로 진입하는 청년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은 3배 정도 차이 납니다. 이런 격차를 줄여달라는
사회적 호소도 계속 하고 있어요. 일부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왜 대기업만 바라보냐고 말씀하시는데, 격차가 크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거죠.
이런 구조적인 부분들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눈높이를 낮추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라
창업을 지원하는 방안들은 무엇인가요?
현 정부 들어서 창업에 대한
마중물을 열심히 부은 덕분에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스닥과 코스피 시장에 불이 붙기 시작했죠. 그리고 제도적으로 준비된 창업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3자 연대보증을 해소하는 일들을 했고, 실패했을 때
자신 있게 재도전할 수 있도록 재기 창업자 펀드를 국가 단위에서 확충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취업이 어려우니 창업으로 눈을 돌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취업이 어렵다고 등을 떠미는
게 아닙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도전하라는 의미죠. OECD 선진국 대부분이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갈 때 창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는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았는데 이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전 세계 500대 시가총액
기업 중에 대한민국 기업은 3개뿐이에요. 지난 해 6개에서 절반으로 줄어들었죠. 반면에 중국 기업은 20개에서 46개로 증가했습니다. 이제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죠.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인건비가 싼 나라에 공장을 건설하다 보니 일자리나 공존 경제의
개념으로 볼 때 한국과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 창업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창업을 통해서 매년 30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깁니다. 대한민국도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창업에 대해 강조하는 거고요.
최근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도 많이 있다는 부분에서 해외 진출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카타르 항공에는 약 2,100명의 승무원이 있는데, 그 중에 무려
1,000명이 한국 사람입니다. 반면에 카타르에는 북한 사람들도 2,500명이 있는데요. 월드컵 경기장을 짓는 노동자들이에요. 북한은 일용직
노동자들을 보내고 있고, 우리는 승무원을 보내고 있는 겁니다. 질 높은 서비스업으로 눈을 돌려서 보자는 의미죠. 그러니까 해외 진출에 대한
독려를 곡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점 조절 실패에 대해 지적하신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구직자가 대기업을 원하지만, 실제로 대기업에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는 한계가 있는데요. 지금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원인 중에서 구직자 쪽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취업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것이
‘미스 매칭’입니다. 그런데 구직자의 눈높이, 즉 기대 심리와 와 사회적 기준의 차이가 미스 매칭이 아닙니다. 자신의 준비된 상태와 사회적
기준의 차이가 미스 매칭인 거죠. 그런데 자신이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는지를 모른다면 어떻게 미스 매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은,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아야 하는 겁니다. 현실에서 내가 어느 지점에 속해 있는지를 봐야 하죠.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
공공기업, 공무원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기업에서 1년 동안 채용하는 인원은 100명 중에 8.6명이에요. 계열사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그리고 그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100명 중 10명 안에 포함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하는 거죠.
영점을 조절한다는 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군요.
물론 국가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채용 비율을 늘리기 위해 당연히 노력해야 하지만, 당장 취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간과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점 조절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스타트 라인을 정확히 알자는 말과 같습니다. 영점 조절이 되지 않은 총으로 아무리 사격해 봤자 목표물을 맞힐 수 없으니까요. 이건 눈높이를 낮추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어쨌든 자신이 속해 있는 판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데, 그러려면 지극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거죠.
청년은 보호나 동정의 대상이 아니다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현재 창업자의 63% 이상이
준비되지 않은 창업을 합니다. 평균 준비 기간은 8.7개월이고요. 창업이라는 게 고용인(employee)에서 고용주(employer)가 되는
어려운 작업인데, 불과 몇 개월의 생각과 아이템으로 하려고 한다면 성공 확률은 분명히 떨어집니다. 실패할 확률은 이미 나와 있죠. 벤처 창업
기업 100개 중에 5개 정도만 성공한다는 통계가 있어요. 그렇지만 실패 확률이 높다고 해서 도전을 회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공하는 5% 안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으면 되니까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결코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지
말라는 이야기예요. 평소에 차곡차곡 준비를 해 놓아야 하죠. 창업자가 되려면 기본적인 매니지먼트에 대한 지식들이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기본적인 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그래서 창업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창업 준비에 있어서 거의 대부분 무료로 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어요. 서울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청의 창업사관학교를 비롯해서 각종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들이 거의 무료입니다. 미국에서는 창업을 준비하는 데 2만 달러 이상이
든다고 해요.
창업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학교는 직장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고, 아이템의 적합성 여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성공 확률은 현격하게 차이가 나죠. 그래서 직장은 최고의 창업 스쿨이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조언은,
비즈니스 아이덴티티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내가 왜 창업을 한 것인지, 그 목적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을 해야 슬럼프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세요?
결코 청년을 보호나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청년들을 보호나 동정의 대상으로 보면 우리가 그들에게 베풀어 준다고 생각하게 되고,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사회 비용으로 인식하게 되거든요. 청년에 대한 지원은 미래 세대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투자’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청년 세대의 문제를 곧 부모 세대의 문제로 생각하고, 청년 문제는 백년지대계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종 연금에 대한
논의들만 봐도, 청년들이 취업을 못하면 나중에 부모님 세대에게 어떻게 연금을 지급할 수 있겠습니까. 주거비용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년들의
78.9%가 주거비를 부모님께 받아서 지불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문제가 곧 부모님 세대의 문제가 아닌 부분이 없어요. 그러니 청년들을
도와준다는 생각이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로 생각하고 기회를 열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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