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형과 함께
"(이)을용이형과 함께 뛰고 싶다."
'진공 청소기' 김남일(25ㆍ전남)의 터키행이 '조건부 승인'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남일의 에이전트인 AI스포츠와 전남 드래곤즈는 28일 오전 긴급 미팅을 갖고 '김남일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는 조건'이라면 터키진출도 가능하다는데 대체적인 합의를 이뤘다.
전남의 서정복 단장은 "(김)남일이가 이번 시즌동안 팀을 위해 뛰어줄 것으로 믿었다"며 "그러나 김남일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한 조건이라면 터키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게 구단의 기본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
서 단장은 "해외진출을 무조건 불허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선수의 가치는 충분히 평가되어야 하고, 또 이회택 감독의 팀 운영에 따른 결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밤 그의 에이전트로부터 터키행을 전해들은 김남일도 만족의 뜻을 내비쳤다.
◇이을용
김남일은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한다"며 "터키내에서도 유럽 최고수준의 클럽인 갈라타사라이나 페네르바체보다는 (이)을용이형이 뛰고 있는 트라브존스포르 등이 오히려 내게 맞는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스포츠가 극비리에 터키행을 추진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김남일에게 붙박이 주전의 기회를 주고, 또 터키 경험을 통해 향후 유럽 빅리그로의 진출을 앞당기기 위함이다. 더구나 월드컵 대표팀에서부터 손발을 맞춰온 이을용(27)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트라브존스포르는 김남일이 적응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일본 J리그에서 외국선수의 현지 적응을 위해 선수를 2명 이상 '쌍'으로 영입하는 것처럼 트라브존스포르도 이을용-김남일 '콤비'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는 31일까지로 제한된 선수등록 마감시한. AI스포츠는 전남과의 협의내용을 터키측과 재협의,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 김인구 기자 cl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