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매트릭스를 제외한) '키아누리브스만큼 시나리오 못 고르는 배우도 없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생각해보니 필링미테소타,코드명J,체인리액션,리플레이먼트,왓쳐..역쉬 맞는 말이다.
포스터가 멋지고 멜로라는 점에서 나의 흥미를 끌긴했지만 키아누리브스를 믿지못하기에&주위의 반응도 신통치 안았었기에 보지 않았다.그런데 비됴 가게 주인아줌마 말믿고 빌려보았다. 컥...
영화는 참 단순했다.영화를 말하기전에 우리가 멜로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누구나 꿈꿔던 상상의 사랑 혹은 비슷한 경험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등 여러가지 있을것이다.또한 멜로영화들은 연인들의 러브스토리가 단순하면서도 절대 억지스럽지 않고 영화의 분위기를 잘타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여줘야하는것이다.
그러나 '스위트노벰버'는 너무나도 단순하면서도 난잡스럽고 어처구니가 없다. 일 중독에 빠져있는 남자. 우리가 멜로영화속에서 너무나 쉽게 접한 캐릭터다.(대부분 이런 남자들의 공통점은 약간의 강박증이 있고,일을 절대 놓쳐서는 안되고) 거기에 약간의 자유분방하고 일이 없어도 편안하고 세상을 속히 여유있게 즐기면서 사는 여자. 이 둘이 만났다.
뻔하지만 어처구니 없게,여자는 단순히 남자의 성격을 고쳐주기위해 무턱대고 한달간 동거를 하자고 한다. 말도 안된다.그래도 요즘 영화에 이깟것도 이해를 못하냐고 그럴까봐 참았다.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동거.하루아침에 해고되고 애인에게 버림받고...그들의 동거에 충분한 명문을 제시해주고있다. 그렇게 그들은 보통의 멜로영화처럼 싸우다 화해하고 여러가지 상황에 부딪히면서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또한 남자의 성격도 여자 덕분에 슬슬 바뀌어 가고 있다. 이제 이들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하면되는 단순하지만 보통 멜로영화가 그렇듯 어쩔수 없는 해피엔드로 끝맺음을 잘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영화가 거의 끝날쯤에야 여자는 불치병에 걸린 환자라는게 밝혀진다. 컥~~!! @.@; 여태 건강한 여자를 보여주다 곧 죽을 사람으로 180˚변해버리니.....관객에게 진정한 사랑을 하는 커플이 어쩔수 없이 헤어져야 하니 슬퍼해달라고 조르는듯하다.어찌 그게 바로 그렇게 되겠는가. 그것도 이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드요 라고 끝까지 보여주다가 갑자기 해피엔드가 아니요 하니 코미디도 아니고..영화 중간 중간에 복선을 깔아주어 관객들에게 이들의 시링에 위기가 다가올수 있음을 인식시켜준다면 몰라도(그렇게 해서 어떠한 위기도 우리의 사랑을 막을 수 없다 라는 영화의 결론을 내린다면 몰라도)갑자기 변해버리니 관객은 뒷통수를 맞는듯하다. 거기에 더 우스운거 하나. 여자는 얼마남지 않은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건강하지 못한 성격을 가진 남자와 동거하면서 성격을 고쳐주는것을 삶의 목표로 잡은것이다.정신과 의사도 아닌 그냥 평범한 여자가 단지,건강한 성격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억지스럽다.
평범한 커플 설정을 거부하는 감독의 의도가 돋보이기는 했으나 여자의 행동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실마리는 보여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웃에 사는 어린이의 설정은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지 못한다 (예를들어,모터배 시합에서 용기를 주려고 도움을 준다든지, 아픈 애인을 두고 아이와의 약속 때문에 '父子의 날'행사에 참여해 주는 행동은 결코 아이가 그의 성격 혹은 그녀가 그의 성격을 고쳐줬다는것을 증명하기에는 너무 밋밋하였다..(좀 더 적극적인 아이의 행동이 나타났으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그녀의 자살을 암시하는 엔딩은 관객들에게'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어쩔수 없이 자살해야만 하는 슬프고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그래서 슬픈 러브스토리라고 조르는 듯 하다.
이런말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하지" 그냥 보통의 평범한 멜로 영화의 규칙을 따랐으면 중간이라도 될 멜로 영화에 감독의 어처구니 없는 판단때문에 혹은 제작자의 입김때문에 영화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만다. 색다른 멜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는 멜로를 가장한 코미디로 전락하고 말았다.그리고 키아누 리브스의 시나리오 고르는 실력이 없음을 다시한번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