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철학에 기초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는 말속에도 각각의 단어를 해부해 보면 수많은 방향이 나온다. 예를 들면 이렇다. 인권의 정의 속에 인간이라는 단어도 과연 인간을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 개념의 뜻이 달라지고 정책의 방향이 의도하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
과거에는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흑인, 유색인종, 심지어 여자를 인간의 범위 속에 넣지 않았다. 참정권 역시 부여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태어나기 전의 태아를 인간으로 보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인권의 적용 범위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인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연대에서 기획하고 인권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들로 집필자를 구성한 이 책은 역사, 정치, 군사, 경제 분야를 통틀어 우리가 소홀히 하기 쉬운 인권의 개념과 실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인권의 삶, 전 세계적으로 인권의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방면에 걸쳐 폭넓게 조망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인권을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 또한 삶의 전 영역에서 흑백 논리로 또는 나만의 기존 가치관으로 깊게 이해하는 대신에 처음부터 새로운 개념을 차단하려는 습성을 경계해야겠다. 인권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갈망하고 유지하려고 했던 핵심 철학임에 틀림이 없다. 인권은 늘 가변성을 가지고 있다. 고정 불변한 개념이 아님을 배운다. 유연한 사고 위에 인권을 개념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당장 학교라는 공동체만 봐도 인권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여러 갈래로 진행될 수 있겠다. 다만 원칙적인 방향 설정은 필요할 듯싶다.
사람을 움직이려면 마음을 얻어야 한다. 정서적 공감 능력을 가져야 한다. 하나의 현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고 분석하는 능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다양성이 사라지는 순간 인권의 개념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