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쪽팔
김 난 석
펜으로 예쁘게 글을 써서 먼데 있는 얼굴 모르는 이와
글 나누는 걸 두고 펜팔이라 했다.
고운 답글이 오면 마음이 흐뭇하기도 했는데
인터넷 메일이 많이 이용되는 터라 그런 맛은 사라진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엔 가끔 쪽팔을 하게 되는데
그건 쪽지가 와서 받아 읽고 답신을 쪽지로 함을 말함이요,
이것도 잘만 하면 묘미가 있는데
상대방의 답신에 진정성이 없어 보일 땐 실망스럽기도 하다.
저기요~~~~
어느분께 여쭈어야하는지 잘 몰라서...
제가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고..
좀 그런데요..
탁구는 이제라도 배우고 싶거든요.
아가씨 시절에 쬐끔 치다 말았었는데...
이제라도 탁구공을 받아 쳐 낼수 있는지
잘은 모르겠어요.
하여간.....
어느분께 도와달라 청할지 많이 망설였네요.
좋은 옷 입고 가야하는지...?
허드렛 옷 입고 가도 되는지....??
이러한 사소한 모든 것들이 궁금하답니다..
혹여 선생님께만 쪽지 드린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도 되구요...
많은 생각이 드네요.....
한참을 생각하다 쪽지 드립니다...
000 입니다...^^
그냥 탁구장에 나가시면 반기실겁니다.
운동복을 입고 나가시면 좋은데
안 그러면 편안한 옷차림도 좋아요.
사진을 보시면 옷차림을 보실 수 있는데
참고 하세요.
운동화는 가지고 나가도 되고
그곳에 있는 운동화를 빌려 신어도 됩니다.
난석 드림
사진 속 모습들은 운동복 차림입니다.
그렇다고 운동복으로 모임 장소까지
가지는 않으시겠지요?
그것이 궁금한거지요...
실은..제가 가진 옷이 많지가 않아요.
많지가 않다기 보다 별로 없어서요.
그렇다 보니 이래 저래 망설이게 되네요..
님의 쪽지를 받고 더 나가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네요..
ㅎㅎ ..
(내가 이쁘지 못하단걸 알았나?,쫌 성의가 없네..듬성 듬성.)
오던지 말던지......
하여간 여자는 이뻐야 한다니까...젊으나 늙으나
000 입니다 ~~^^
여성들은 평상복으로 오시면서
운동복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참고 하세요.
매주 금요일 열시 반에 시작해요.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내리셔서
종합운동장 안으로 들어오시면 탁구장이 있어요.
더 자세한 것은 탁구동호회 공지방의 글을
읽어보시면 된답니다.
난석 드림
아~~네에~~
금요일 10시30분요.
2호선 종합운동장역...
그러면 귀가는 어떻게 하나요?
그 시간에 만나게 되면 돌아가는 일이
쉽지는 않을텐데요..
토요일 근무가 없긴하지만 그래도...
000입니다
운동은 1시 반에 끝나지요.
그러면 모여서 점심을 함께 합니다.
그리곤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되지요.
물론 회비는 1만원을 받고요.
참고하시고 나오셔서 함께 즐겨보세요.
난석 드림
이렇게 해서 탁구장에서 만날 쪽팔은 인연이 되지 못하고 말았지만
인연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기에 아래에 붙여본다.
인연因緣 따라 / 김 난 석
因은 씨앗이며 緣은 물이라 하던가.
인은 안에 들어앉아 없는 듯이 있고 연은 밖에서 손짓하며 일을 도모하게 된다니
그러기에 씨앗이 물을 만나면 싹을 틔우게 되고
그걸 일러 인연이라 하는 것일 게다.
몇 해 전의 일이었다.
카페의 어느 회원과 쪽지를 주고 받다가 자별하게 지냈었는데
무슨 연고가 있었던지 갑자기 소원해져버렸다.
그냥 잊고 지내고저 한 것도 아니요
바로 찾고자 했던 것도 아닌, 그저 무심이라 해야 맞을 것 같은데
그러기로 벌써 몇 해가 흘러가버린 것이다.
인은 안에 들어앉아 없는 듯이 있고 연은 밖에서 손짓하며 일을 도모한다더니
가까이 숨소리 들려와 잠잠하던 기억이 되살아나기에
서둘러 나들이에 나서봤던 것이다.
서울에서 그곳을 찾아가는 길은 여러 가지다.
강남이나 동부의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
서울역에 나가 전절을 타는 방법.
그리고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나 KTX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지하철을 타면 시니어의 경우 무임이라지만
그리 먼 거리가 아닌데도 새마을호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승차요금은 만원에 가까웠다.
물론 시간은 급행 지하철에 비해 20 분가량 절약할 수 있었다.
요즘 칠백 원짜리 삼각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도
스타벅스에서 오천 원짜리 커피를 즐기는 부류가 많다 한다.
이를 일러 된장녀라 한다지만
이런 된장녀들은 만원 안팎의 점심을 사먹고 나서
십수만원의 술집에 드나드는 사내들을 된장남이라 한단다.
하지만 스타벅스에선 커피를 사 마시는 게 아니라
각종 문화를 사서 즐기는 것이라고도 하니
커피값은 여러 종류의 문화의 분위기를 즐기는 값이 되는 셈이요
술값도 술값이 아니라 기분을 즐기는 값이 아니던가.
호루라기 값을 너무 많이 지불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이젠 소비 패턴이 물질에서 기분이나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오리 죽을 먹고 오리장식이 있는 찻집에 찾아들었다.
오리장식이란 게 소나무 위에 나무오리를 올려놓은 것이었는데
마을에 급제한 사람이 나오면 장대 끝에 용龍 장식을 매달아 세우기도 했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서는 주머니에 곡식을 담아 매달기도 했다.
이런 풍습의 일환으로 나무새(木鳥)를 매달아놓고 솟대라 칭해오기도 한다.
신화학자의 학설에 의하면
새는 지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사자使者의 역할을 상징한다고 한다.
장대 끝에 매다는 새는 일반적으로 오리 형상인데
아마도 푸짐한 몸매의 풍요와 사자의 날개를 함께 함축하는 뜻이 아닐까?
그렇다면 올라앉은 날짐승은 인연을 이어주는 영물이 아닌가싶었다.
인연의 끈을 끊지 못해 괴롭다는 말들도 하고
인연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스럽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인연은 끈이기도 하고 고리이기도 하던가?
좋은 인연이 있기도 하고 나쁜 인연이 있기도 할 터요
인연 때문에 괴롭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테니
모름지기 좋은 인의 씨앗을 품고 연의 끈을 이어가야 할게다.
끈은 실오리, 헝겊오리나 가죽오리 또는 종이오리 같은 것으로 만든
가늘고 긴 물건을 말하지만
이와 달리 벌잇줄이나 살아갈 길, 의뢰할 만한 연줄을 끈이라고도 한다.
선線이나 금은 기하학이나 도형의 냄새만 풍길 뿐이지만
줄은 노나 새끼나 끈과 함께 쓰이기도 하고
연줄이나 연계를 뜻하기도 하니
이래저래 끈과 함께 쓰인다고 하겠다.
겨울엔 따끈한 아랫목이 제격이라지만 나들이에 나서서
뜨끈한 오리죽을 먹고 따끈한 국화차마저 마시고나니
언 몸은 후끈 달았는데
한 눈을 질끈 감고 짓궂은 너스레를 늘어놓을 때는
몸의 어느 구석이 불끈거리기도 하고 화끈거리기도 했으니
모두 그놈의 인연의 끈 때문이었던 셈이다.
(지난 겨울날에)
첫댓글 지난 이야기
쪽지로 난석님은 사연을 정스럽게
주고받았네요
탁구가 화두의 주인공
그렇게 지내다
또 잊히기도 그렇게 보내는 게
우리들 일상같아요.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친절하게 대해주면
때론 가지고 놀려고 해요.
인연을 차버리는 거죠.
쪽팔 ~~ㅋ
톡이 쪽팔이기도 하네요 이제 저도 종종써 먹어얄까 봐요
우찌 되었던 그 때 마다 이어지는 인연들이 따로 있긴 하더군요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시쳇말로 쪽팔린다 는 이야기도 있는데
재미있죠?
그런데 너무 잘 대해줘도 안돼요.
안보인다고 별짓 다 하니까요.
난석님~
참 재미나게 사시네요
여성이랑 쪽지도 주고 받고 하는걸 보니까요
에전에 전 하루에 족지를 4~50 개 받았는데
지금은 전무 하네요
그래서 요즘은 쪽지함도 안 열어 본답니다
사오십개라면 그 인기 지금도 여운이 맴돌겠지요.ㅎ
난석님에겐 분명히 뭔가가 있다
여자들의 대시가 우연치고는 잦다
깨놓고 말해서
영감 냄시나는 땀샘은 함몰되고
여자 유혹하는 페르몬샘이 솟지 않고서야
어찌 세상에 이런일이?
불공평하다 세상이~
묘령의 여자에게는 약관의 남자가 필요할 터
약관은 아니더라도
심심해서 들 그럴겁니다.ㅎ
저역시 예전에는 쪽지를 많이 받아
때로는 부담 스러웠는데 요즘은
가물가물 ᆢ ㅎㅎ
댓글도 그렇고 카톡도 그런데
없으면 심심하고
많으면 귀찮고 그렇지요.
그런데 댓글 달다가 지하철이 엉뚱한데로지나갔으니~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