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격전지 다부동에 ‘백선엽 동상’ 제막… 文정부때 넣은 ‘친일파’ 표현 삭제 추진도
박민식 보훈-이종섭 국방 등 참석
다부동 전투 참전 주민위령비도 제막
朴 “조국의 영웅, 수모 겪어선 안돼”
다부동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 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영웅 고 백선엽 장군의 동상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제막을 하고 있다. 백 장군 동상은 높이 4.2m,너비 1.56m 크기로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칠곡=뉴스1
6·25전쟁 영웅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적 인물인 백선엽 장군(1920∼2020)의 동상 제막식이 5일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렸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백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동상은 보훈부 예산(1억5000만 원)과 동상건립추진위원회가 모은 국민성금 등 5억 원을 들여 건립됐다. 사회자의 구호와 함께 천막이 걷히자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의 동상이 위용을 드러냈다. 양손을 허리에 찬 탄띠에 고정시킨 채 철모를 쓰고 전선을 노려보는 장군의 생전 모습이 상세히 묘사돼 있었다. 동상은 2분 주기로 360도 회전한다. 백 장군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대한민국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백 여사는 인사말에서 “부친의 동상은 생사를 같이했던 전우들의 동상이며 다부동 전투의 투혼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우들과 영원히 조국을 수호하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는 내용으로 부친이 별세 9개월 전에 쓴 편지를 낭독하다 목이 메인 듯 울먹이기도 했다. 1950년 8월 백 장군이 이끌던 1사단은 다부동에서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치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다.
다부동 전투 당시 지게에 탄약과 식량 등을 지고 국군을 지원하다 희생된 민간인을 기리는 ‘다부동 전투 참전 주민위령비’ 제막식도 열렸다. 위령비는 백 여사가 ‘지게 부대원’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던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사비를 들여 건립했다.
이런 가운데 보훈부는 백 장군의 ‘친일파’ 낙인을 삭제할 방침이다. 현재 보훈부와 국립현충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백 장군을 조회하면 비고란에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라고 표시된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3월 당시 국방부와 보훈처가 ‘친일 장성 안장 현황 정보’를 넣기로 결정하면서 백 장군의 안장식(2020년 7월 15일) 다음 날 이런 문구가 포함된 것.
박 장관은 추모식이 열린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을 최대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 그런 수모를 겪어선 안 된다”며 “(친일파) 문구 삭제에 대한 법적 검토 등을 거의 마쳤고, 곧 결론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칠곡=명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