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 이성경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한 모금 한 모금 음미하기를 시간이 흘러
다 마셨음에 벌써 마셨나 서운한 마음 못 이겨 또 한 잔을 마신다.
란타나 꽃이 팔색조 같아 키우기를 벌써 한 해 두 해 지났지만
나란히 놓인 여느 꽃들처럼 수밀도 같은 여름이 버거워 지쳤는지
무성하던 잎은 듬성듬성 빈 공간을 만들며 창가를 지키고 있었다.
그림자 그늘도 없이 활활 거칠게 타오르는 기세에 화들짝 놀라
늘어지고 메말라 가는 여름날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기원한다.
아서라 말아라 태우고 말리지 않게 인내하며 굳건히 버티다가
래(來) 하는 계절을 반겨 맞아 싱그럽게 잎을 돋우고 꽃피우기를
서로가 기쁨으로 반겨안고 보듬으며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기를.
첫댓글 고운행시 감사 힌ㅂ니다 오훗길 행복한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입추가 지난 요즘이지만 아직은 남아있는 더위,
건강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