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를 시작하는 날로, 봄이 온다는 입춘(立春)입니다.
입춘 무렵의 세시풍속으로는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축원하는 입춘축(立春祝)을 집 대문이나 대들보ㆍ천장 따위에 붙이지요.
입춘축을 다른 말로는 춘축(春祝), 입춘첩(立春帖), 입춘방(立春榜), 춘련(春聯),
문대(門對), 춘첩자(春帖子), 춘방(春榜), 대련(對聯), 춘첩(春帖)이라고도 합니다.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며,
전라도에서는 입춘축을 붙이면 “봉사들이 독경하는 것보다 낫다.”라고 하여
입춘에는 꼭 하는 세시풍속이었습니다.
▲ 입춘축을 붙이는 모습(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입춘축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으로
“입춘이 되니 크게 길 할 것이요, 만 가지 일들이 형통하라”라는 뜻이 담겨 있지요.
그밖에 쓰는 말로는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로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부자가 되어라“,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곧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라는 것도 있는데
온갖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여놓습니다.
전남 구례에서는 입춘축을 "잡귀야 달아나라."라고 써 붙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하지요.
조선시대 천문ㆍ지리ㆍ날씨를 맡아 보던 관청인 관상감(觀象監)에서는
붉은 물감[鏡面朱砂]으로 귀신을 쫓는다는 뜻으로
“神茶鬱壘(신다울루)”라는 글씨를 써서 궁중의 문설주에 붙여 두었습니다.
신다와 울루,
이 두 신은 귀신들이 다니는 문의 양쪽에 서서 모든 귀신을 살피는데
이때 남을 해치는 귀신이 있으면, 갈대 새끼로 묶어 호랑이에게 먹인다고 믿었습니다.
입춘을 맞으며 우리의 마음에도 입춘축을 붙여볼까요?
▲ 대궐 관상감에나 붙이는 “神茶鬱壘(신다울루)” 입춘축이 붙이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