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몽실언니, 몽실샘으로 불리는 천강희 선생님.
권정생 선생님 소설 '몽실언니'의 주인공과 닮았습니다.
천강희 선생님은 작은 거인이요, 살아있는 몽실언니입니다.
소설 속 몽실언니는 거저 얻어 먹는 것,
줏대없이 남의 도움만 받고 사는 것을 경계합니다.
다른 이의 도움 덕분에 살기도 하지만
늘 가슴 한 켠 제 몫을 하고 싶어 합니다.
'사람다움'에 대한 성찰, 고뇌가 끊이지 않습니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182-8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
스콧 니어링과 그 제자들의 단순소박한 삶을 쫓아
홀홀단신으로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들어와
5년간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를 일구신 분이 천강희 선생님입니다.
기관을 운영하다 생기는 넉넉해지는 보조금에 젖어,
지역사회의 사람살이와 당사자의 삶이 뒷전인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근본이 무엇인지 고뇌하며 한결같이 이를 쫓고자 하시는 분입니다.
김동찬 선생님이 철암에서 복지서당할 때
혼자서라도 하겠노라며 복지요결을 공부하셨습니다.
제가 안남에서 일할 적,
시골에서 뜻있게 일하고 계시는 선생님들 만나뵙겠다며
자그마한 마티즈에 선물을 싣고
기관 선생님들과 찾아오셨던 열정있는 분입니다.
운영하던 기관 차량이 소형차였다가 큰 차로 바뀌었는데
그 때문에 원래 못 태우던 아이들도 태우는 바람에
혹 기관에 다니는 아이들을 평소 데려오고 데려가시던
부모님, 이웃 관심과 인정이 희미해질까 염려하시는 분입니다.
사회사업 캠프에 오셔서
사회사업가들의 진솔하고 깊은 성찰과 교제에 감동하고
다산과 사회사업 특강의 근본담론 이야기에 공감하시는
올곧고 뿌리깊은 분입니다.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 오기까지
천강희 선생님의 너그러운 배려가 가득했습니다.
마음을 정하기까지 얽혀있던
다른 일정과 관계들을 잘 기다려주셨습니다.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 천강희 선생님과 주고 받은 메일
일하기로 마음먹은 후 인제에 오는 날도
천강희 선생님의 고려와 배려 속에 풍성했습니다.
초등학교 운동회 날, 저를 부르셨습니다.
아이들과 부모님, 학교에 인사드리기에
이렇게 좋은 날이 또 있을까요.
부모님과 마을 어른들이 줄다리기하고,
남자 여자 따로 100m 달리기 하는 모습보며 웃었고
나눠주시는 관심, 음식 덕에 배불렀습니다.
"완전 동네잔치야"
"오늘 같은 날로 날 잘 잡았네"하시던 말씀,
천강희 선생님 덕분에 들었습니다.
운동회 마친 후, 전입신고도 하고 원통 구경도 시켜주셨습니다.
도서관 구경도 시켜주시고 저녁도 대접해주셨습니다.
일하기로 하기 전까지 용대리 갈 때마다
천강희 선생님께서 사비들여 대접해주셨습니다.
아동복지교사 강원지원센터 면접을 갑자기 보러 가게되는 바람에
부산에 마무리 짓지 못한 일정들이 있어
올라가는 날을 미뤄야 할 때도
"선생님, 괜찮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 어때요.
길게 봐요, 선생님. 저는 길게 생각합니다. 괜찮아요."
하시던 작은거인 몽실언니, 천강희 선생님.
오늘 올라오는 길도 천강희 선생님 덕분에 편안히 왔습니다.
동서울에서 백담사 가는 버스 표가 조기에 매진되어
원통 가는 버스를 타야 했는데,
천강희 선생님께서 인제까지 나올 일이 있으시다며
기꺼이 마중 나와주셨습니다.
부산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
부산에서 동서울 갈 때,
동서울에서 원통 갈 때 자전거를 버스에 싣고 왔는데
원통에서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까지
천강희 선생님 차에 싣고 편안히 왔습니다.
그동안 그리고 앞으로 푸른복지 출판사나 절차탁마 일정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 말씀드리니
그 일정 가운데, 좋은 분들 만나고 배우니
돌아와서 우리 하는 일에 도움될 거라서
무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 도착해 또 한 번 감동했습니다.
사무실에 제 자리를 마련해두셨습니다.
스탠드가 은은하게 켜져있고 책상이 깔끔히 정리되어있는 모습,
책상 옆에 책 꽂아둘 수 있도록 책장도 마련해주신 것을 보며
제 방이 생긴 듯 설렜습니다.
잠 잘 이부자리 미리 깔아두시고
따뜻하게 보일러 켜놓으셨습니다.
또 늦게 도착해서 출출할까
콘푸로스트, 우유, 사과 등 먹을 것도 챙겨두신 천강희 선생님.
제가 무슨 복으로 이런 귀한 대접을 받는지요...
사무실 위치가 예전에 기관 입구쪽이었다가
안쪽 방으로 옮긴 것을 보고 문득 생각나 문자를 보냈습니다.
바뀐 사무실 위치가 안쪽이라
안방을 아이들에게 돌려준 것 같습니다^^
역시 선생님!
답장이 왔습니다.
처음 용대리 들어왔던 기억이 스칩니다!
쉽사리 잠들지 못했지요~
삶이 불확실한 조건들이었지만
나름의 행복이 있었습니다.
담담히 용기있는 삶을 결정하신 선생님!
자기 삶을 의지대로 잘 가꾸어 가는 것은
큰 복인 것 같습니다.
편히 잠 청하시구요~
바람이 많아 '풍대리'라고 하는 용대리,
바람의 계곡처럼 소용돌이쳐 나가는 바람 가득한
용대 삼거리에 있는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 위로
밤하늘 가득 깨소금 뿌린 듯 별빛이 찬란합니다.
저에게 보내주시는 단단한 신뢰와 깊은 배려에
잘 응답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사업에 대한 곧은 의지로 일하시는
작은 거인, 몽실언니 천강희 선생님과 함께 일할
제가 더할 나위 없이 큰 복을 받았습니다.
첫댓글 천강희 선생님께서 맞을 준비해 두신 책상과 책장, 은은한 조명, 멀리보는 기다림. 고맙습니다.
다음지도 http://local.daum.net/에서 '용대리 182-8'를 검색해서, '로드뷰'를 클릭하니 눈 쌓인 겨울 풍경입니다.
황태판매장 겸한 황태식당, 약국을 겸한 미시령상회... 이웃.
구만동계곡,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십이선녀탕, 창암계곡, 도적폭포... 자연.
스콧 니어링을 사모하는 선생님.
참으로 깊은 마을이군요. 밤 하늘 참 아름답겠어요.
안남에도 다녀가셨군요.
다산수련원 현관 바깥쪽에 붙이셨던 현수막, 눈에 선합니다.
그 내용을 한참동안 들여다보며,
이런 분이 계시다니... 누구일까? 했습니다.
언젠가 저도 용대리에 가보고 싶습니다.
그 날을 기대합니다.
주상오빠... 설악산 어린이 배움터로 가셨군요?^^ 마음정하시고 가셨다니 축하드려요^^ 여기 영양에서 인제가 얼마나 먼지 지도를 찾아봅니다.^^ 앞으로 오빠 걸음이 더욱 힘이 실리겠군요^^
12차 사회사업캠프에서 처음 뵈었던 천강희선생님!~
얇고 노란 명함에 '몽실언니'라고 써있었는데..^^
배려해주시는 마음에 많이 놀라고 감동받아요.
선생님~ 선생님의 선하지만 힘있는 눈빛 눈에 선합니다~ 언젠가는 꼭 용대리로 찾아뵙겠습니다~~!
주상이의 새로운 터전, 새로운 만남, 시작을 축복합니다. 설악산 용대리.... 천강희선생님복받으셨어요. 주상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