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재 kbs에서 tv문학관을 보았습니다.
신경숙님의 새야 새야를 영상으로 만든 것이었는데... 어찌나 가슴을 울리던지..
혹시 시사랑 회원님들도 보셨는지요?
벙어리 두형제(큰놈, 작은놈)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그렸는데...대사가 없는 대도.. 오직 몸짓과 영상만으로도 더욱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큰놈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여자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큰놈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면서 좋아하게 됩니다.
추운 겨울 맨 손으로 장작을 패는 큰놈에게 여자는 털장갑을 쥐어줍니다.
한사코 거절하던 큰놈은 결국 여자가 준 털장갑을 받고 고이 고이 아껴두며 주머니에 넣고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큰놈이 감기에 걸리게 되고 여자는 걱정이 되어 큰놈의 집에 가게 됩니다.
예상과 달리 감기가 깊지 않았던 큰놈을 보고 여자는 어둑해져서야 집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큰놈은 웃으면서 몸짓으로 기다리라고 합니다.
한참 뒤에도 큰놈이 오지 않아.. 밖으로 나가보니..
큰놈이 무릎팍까지 쌓인 눈에 발을 담그고 길게 몇구비를 돌아 눈길을 내고 있었습니다.
땀을 뻘뻘흘려가며 맨손으로 삽을 쥐고 눈을 퍼내고 있었습니다.
큰놈은 여자가 힘들지 않도록 오솔길을 내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본 여자는 그 남자가 만든 길로 따라가 하염없이 눈을 퍼내는 큰놈의 뒤에 섭니다.
그리고 큰놈이 쥐고 있던 삽을 내려놓고 차가워진 두 손을 자신의 뺨에 갔다 댑니다.
제 부족한 말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실제로 영상이나 원작으로 본다면 ...
더욱 가슴깊이 내려앉을것 같습니다.
그 배경이 선평역 쪽이라던데... 언제 한번 꼭 가 볼 예정입니다.
아! 그리고 kbs에 들어가시면 아마 무료로 보실수 있을꺼예요.
^^....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