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편이 많이 늦어졌군요....
쿠마몬을 만난 우리들은 딱히 할게 없어
여행 마지막날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했다.
언니는 아직 못 다한 쇼핑을 더 하고 싶다 했고
엄마와 나는 온천을 한 번 더 가고 싶어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헤어지기 전
죠사이엔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었다.
하얀 건 유자맛인데 아주 존맛이다.
저번에 갔던 그 온천을 다시 방문했다.
낮에 오니깐 노천탕은 운영하지 않았다.
아마 밤에만 하나보다.
수압으로 마사지 해주는 탕에 앉아있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다가오셔서 일본어로 말을 거셨다.
아마 그렇게 앉으면 시원하냐고 물어보신 것 같았다.
나는 그 할머니 분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일본어로 말했다.
하이. 스고이데스..
또 말을 걸까봐 후다닥 탕을 나섰다.
호기심에 요구르트 마셔봤다.
갓짱구가 진리였다.
목욕 후 흰 우유...메모...
엄마와 나는 언니와의 약속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준비를 끝나마치고 온천을 나섰다.
어둑어둑해진 시간이라 발걸음을 서둘러
약속장소에 왔는데 언니가 보이지않았다.
통화연결수단도 없는 우리는 행여 해외에서
서로를 잃어버릴까 걱정이 되었다.
나는 언니를 찾으려 근처 언니가 갈법한 매장을
들어갔다. 하지만 언니가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멀리서 언니가
한 대 때릴 것 같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올 것 같은 길목에서
기다렸는데 어둑해진 시야탓에 서로를 못 알아보고
지나쳤다는 것이다.
언니의 쌍욕을 들으며 엄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우리의 저녁 일정은 돈키호테 외 드럭스토어를
들르는 것이였다.
엄마는 우리가 오길 기다리며 언니가 쇼핑해 온
물품들을 정리해놨다.
언니는 그 모습을 보자 또 화를 냈다.
들어보니 그 안에 먹다 만 음료수가 있는데
엄마가 정리하는 바람에 쇼핑한 것들이
젖을 거라는 것이였다.
내가 물품을 꺼내 닦는데 별로 젖지 않아서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둘이 싸움을 시작했다.
엄마가 이걸 왜 건드냐고!!!!!!!!
니가 여기다 두고 갔잖아!!!!!! 누가 저기서 기다리고
있으래!!!!!!!!
엄마가 날 못 보고 지나쳤잖아!!!!!!!! 그리고 왜 아침에
튀김덮밥 안 사왔냐고!!!!!! 내가 그거 제일 좋아하는 거
알잖아!!!!!!!!
그러면 니가 아침에 장을 봐오던가!!!!!!!
둘은 여태까지 쌓인 감정을 풀어내며 싸우기 시작했다.
여행 내내 둘한테 이렇게 감정이 쌓여있는 줄 몰랐다.
어차피 둘 싸움을 내가 말릴 수도 없으니
빨리 끝나길 바라며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싸운더니 엄마가 갑자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열쇠 줘. 쇼핑은 너희 둘끼리 해. 너희랑 다시는 여행 안 온다.
가만히 있던 나...
???????
얼른 열쇠 달라고!! 엄마 혼자 집에 갈거야!!!!!!
엄마가 화가 좀 많이 난 것 같았다.
열쇠는 언니가 매고 있는 쿠마몬 주머니에 들어있었다.
엄마가 언니를 향해 열쇠를 달라는 듯이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언니가 갑자기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 잡을 새도 없었다.
엄마와 나는 언니가 사라진 곳을 벙찐채 한참을
바라봤다.
여행은 친구도 가족도 아닌 혼자가 최고인 것 같다.
엄마가 한참을 나한테 서러움을 토로하더니
언니를 찾아오라고 했다.
언니가 사라진 곳으로 가 코너를 꺾자마자
언니가 나타났다.
언니도 한참을 나에게 서러움을 토해냈다..
어찌저찌 셋이 다시 모인 우리는 쇼핑은 무슨 쇼핑이냐고
그냥 숙소로 향했다..
오자마자 피곤한 나는 세수도 못하고 잠에 들고 말았다.
여행 마지막 날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마쳤다.
엄마가 아침에 날 깨우더니 같이 마트에 가자고 했다.
직원분들이 포인트가 있냐고 물어보는데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
이이에.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라고 했다.
언니랑 말 한 마디 안 섞을거라는 엄마는
어제 언니가 울부짖던 튀김덮밥을 사왔다.
둘은 말 한 마디 없이 밥을 먹었다.
이해할 수가 없다..
짐을 싼 우리는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태풍 탈리가 왔다더니
비바람이 예사롭지 않았다.
3단 우산이 세 번 꺾이고 바지가 온통 젖어들 때 쯤
정류장에 도착했다.
마지막 날을 아쉬워하며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국제선 쪽으로 향했다.
국제선 건물이 아예 문이 닫혀있었다.
불까지 다 꺼지고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우리는 국내선 쪽으로 향한 후
카톡 보이스톡으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티웨이에 전화 좀 해달라고 했다.
전화연결이 늦어진단다...
빌어먹을 티웨이...
어찌저찌 지상직 직원 한 명이 오고
다음 날 티켓을 끊었다.
우리는 또 숙소를 어떻게 해야하냐며
핸드폰으로 쥐잡듯이 구마모토 인근 숙소를 뒤졌다.
때마침 당일 특가로 나온 호텔 방이 하나 있었다.
일본, ?860-0031 Kumamoto-ken, Kumamoto-shi, Chūō-ku, Uoyamachi, 1 Chome−30−1
이 곳인데 3명 묵는 방도 있다고 했다.
가격 10400엔
당장 예약을 하고 현장결제를 하기로 했다.
공항버스를 다시 타고 시내로 향했다.
공항버스 정류장 바로 맞은 편이여서
거리도 엄청 가까웠다.
시내로 향하는데 무섭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해가 뜨기 시작했다.
맑은 하늘을 보자 계속 웃음이 나왔다.
현장에서 비자카드(언니카드)로 결제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특이하게 영수증에 번호키가 적혀있었다.
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 된다.
핸드폰으로 번호를 사진찍어놓으면
왔다갔다 하기에도 용이했다.
3명 방을 예약했는데 호수를 두개 줘서 긴가민가했는데
방 두개를 연결시켜놓은 방이였다.
방 두 개가 사이에 있는 문으로 연결되어있다.
굉장히 편리하고 좋았다.
왼쪽 방은 엄마와 내가 쓰고
오른쪽방은 언니 혼자 자고
모든 캐리어와 짐도 오른쪽 방에 뒀다.
호텔은 조식포함이며 온천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샴푸린스바디워시와 칫솔치약도 구비되어 있었다.
짐을 대충 정리한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언니가 노래부르던 이치란를 다시 가기로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없어
저렇게 열어놓고 먹었다.
엄마가 라면을 먹으면서 계속 우리 둘 덕분에 살았다고
태풍 나고 비행기 안 떴는데 엄마 혼자였으면
아무것도 못 했을 텐데
언니와 나 덕분에 다행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언니가 자기 몫으로 두 개 사놓은 계란 중 하나를
엄마에게 내밀었다.
둘이 어제 쥐잡듯이 싸운 건 까먹은 모양이다.
라면을 흡입한 우리는 남은 돈을 탕진하러
쇼핑을 나섰다.
일단 후식으로 달달한게 땡겨 편의점에 들어갔다.
할로윈특집 밀크티 별로다.
피노 아이스크림은 양은 창렬인데 존맛이다.
다이소 앞에 할로윈이라고 이런게 걸려있다.
언니가 첫 날부터 탐냈는데 결국 샀다.
150엔인데 퀄도 괜찮다.
현관문에 걸어놨다.
우리집이 3층인데도 이상하게 종교사람들이나
수상한 사람들이 자주 방문한다.
저걸 걸어놓으니 현저히 줄어들었다.
아니 일본에 갔다오고 나서 한 번도 온적이 없다.
사탄이 아니라 우리집 보배다.
계속보면 또 귀엽다.
저번에 할아버지가 외출하다 말고 사탄 해골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모습도 봤다.
사람을 참 잘 홀린다.
나도 가끔 쓰다듬는다.
사탄이 도화살도 있는가보다.
백화점 식품관이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세일을 한다고 한다.
돈까스와 초밥 사왔는데
맛 별로다.
가격만 비싸지 맛은 별로다.
1 Chome-11-4 Shimotōri, Chūō-ku, Kumamoto-shi, Kumamoto-ken 860-0807, 일본
돈키호테로 갔다.
평소에 먹고 싶었던 걸 골랐다.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오사카나 이케부쿠로에서 간 돈키호테보단
훨씬 작았다.
쇼핑을 하던 도중 구석에 핑크커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이 있었다.
언니와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커텐 앞을 기웃거렸다.
언니~ 거기 그런 곳이야. 안 돼~
구경만 구경만 하고 오자.
이 보지꾸러기~ 구경만 하는거다?
핑크커텐을 젖히고 들어간 우리는
입꼬리를 억지로 붙잡으며 눈으로 재빠르게 스캔했다.
흠.. 어디서 많이 본 딜도군.
비디오 시리즈가 많네. 익숙한 얼굴이군 껄껄
언니와 나는 기구들을 보며 키득키득하고 있는데
한 쪽 코너에 일남 둘이 서있었다.
그 둘과 눈이 마주친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멸치남 둘이 av를 고르는 모습을 보니
성욕이 재기해버렸다.
보지가 바사삭 말라가기 시작했다.
성욕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 재빨리
분홍커튼존을 빠져나갔다.
한창 돈키호테 면세코너에서 혐한족들이
물품을 하나씩 빼거나 하나씩 더 끼워넣거나
암튼 진상짓을 한다고 하기에
직원이 계산하는 걸 뚫어지게 쳐다봤는데
그런 조짐은 없었다.
혹시나 돈키호테에서 결제할 때는 주의하길 바란다.
쇼핑을 대충 마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2층에 있는 온천으로 향했다.
체크인 때 온천 비밀번호도 알려준다.
온천은 온천이라 뭐할 정도로 작았다.
탕이 한 개 뿐이였다.
다음 날(진짜 마지막날)
호텔 아침 조식이다.
깔끔하고 맛있다.
사실 일본음식들이 대부분 짰는데
조식은 덜짜서 먹기 좋았다.
체크 아웃 준비하는 동안 하늘..
죠사이엔 하늘...
태풍 탈리가 지나간 곳은 뭔일이 있었냐는 듯이
맑았다.
언니가 탈리놈이 우리지갑을 털러 온거라고
이름 한 번 잘 지었다고 욕을 중얼거렸다.
탈리새끼
비행기가 오후 4시에 떠 우리는 그동안 죠사이엔과
구마모토 성을 한 바퀴 더 돌기로 했다.
언니가 신기한 아이스크림을 찾아왔다고 했다.
한 입 먹어보라고했다.
나는 당연히 블루베리나 포도맛이 날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고구마 맛이었다.
신기했다.
근데 맛은 별로였다.
하늘이 정말 맑았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대충 먹은 우리는
호텔에 들려 짐을 찾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이 조그맣고 많이 낡아서 구경할 것도 없다.
구석에 쿠마몬 포토존이 있어서 한 컷 했다.
드디어 집에 도착한 우리는 가장 먼저 뼈해장국을 조졌다.
청양고추 팍팍 넣고 김치 얹어 먹으니
천국이다.
역시 한식이 최고다.
많이 물어봤단 일본전통옷인형입니다.
1000엔 아닌 1000엔 같은 그런 인형
죠사이엔 거리에서 산 쿠마몬 엽서
두 장에 330엔 입니다.
GU에서 산 세일러문 키링
(아마) 540엔 입니다.
스이젠지 근처에서 산 쿠마몬 인형
2000엔입니다.
스이젠지 근처에서 산 쿠마몬 동전지갑 380엔
쿠마몬열쇠고리 350엔
빠지면 아쉬운 쇼핑샷
구마모토 여행기가 이렇게 끝났습니다!!!!
처음엔 장난 삼아 대충 끄적거렸는데
생각보다 좋은 반응 보여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구마모토 여행갈 여시분들한테
많은 도움 되었으면 좋겠어요!!!
즐거운 하루 되시고 재밌는 여행 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ㅈㄴㄱㄷ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잼ㅋㅋㅋㅋㅋㅋㅋㅌ일편부터 보러가야짘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 웃겨서 1편부터 읽고 와야겠어 잘다녀왔네 여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여시 수고했어!!! 쇼핑 인형 그 지역에서 산거야??? 저렴하게 잘 샀다 우와
3탄이 젤웃겨 ㅋㅋㅋㅋ 1탄부터 다보고 옴ㅋㅋ 여시 박명수 팬이야??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웃
ㅋㅋㅋ말투 개웃겨 가독성 최고다
당신 박명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존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짤이랑 찰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개웃곁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샤여샤 잘봤엌ㅋㅋㅋㅋ 나 담달에 구마모토 가는데 여시꺼 읽고 도움많이되써^^7777 근데 쇼핑떼샷보니까 쇼핑할데가 좀있어?
ㄷㅆ 큼지막한건 있긴하구나!! 백화점이나 쇼핑할거 1도 없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따흐흑 ㅜㅜㅜㅜ 그 아케이드?거리 그쪽으로 가면 나오는건가... 알려줘서 고마워 여시!!!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11.04 13:55
아 개웃겨 여시 덕분에 재밋게 정보 얻고가요ㅜ
여시야 여기에 명란관련된것도 많이 팔아???
혼자 킥킥대면서 잘 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큐슈는 후쿠오카랑 기타큐슈밖에 안 가봤는데 쿠마모토도 재밌어 보인다!!!
여새!! 잘봤어!!
나 담달에 구마모토 여행갈건데 큰 도움ㅜㅜ
넘 재밌닼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빨리 구마모토 가고싶어!!ㅋㅋㅋ
난 고추 바사삭을 검색했을뿐..
여시랑 여시가족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ㅋ쿠마모토 살고있어서 심심해서 검색해봤다가 재밌게 읽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