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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란 곧 중국과 철전지원수가 되는 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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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싸드 때문에 사회가 어수선해진 가운데 저는 좀 바빠졌습니다. 미국의 대외정책, 미중관계, 싸드 등을 주제로 강연하느라 매주 두어 번씩 서울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9월 6일 조선일보에 기막힌 기사 한 토막이 실렸다. 박근혜가 어제 중국에서 가진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다음과 같이 ‘묵직한’ 발언을 했다는 거다. “나의 넓지 않은 어깨에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책임져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지 고심하고 있다.”
한겨레 신문과 시사IN 등을 통해 싸드에 관한 진실이 많이 밝혀지고 있지만, 언론인들이나 학자들의 글은 재미없게 딱딱하니 재미있고 유익한 소설 한 권 강추합니다. 사회과학 서적보다 싸드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김진명의 ≪THAAD≫. 2014년 8월 처음 인쇄되고 2016년 7월 24쇄를 찍었다니 상당히 많이 팔린 것 같다. 다음과 같은 구절을 담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중국을 적국으로 상정하고 전개되고 있어요. 겉으로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들먹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이에요..... 일단 이 싸드를 한국에 배치하면 대륙간탄도탄을 포함한 중국의 모든 미사일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어요..... 북한에서 남한을 향해 쏘는 미사일은 고도가 높을 필요가 없어요” (210-211쪽). “싸드의 배치란 곧 중국과 철전지원수가 되는 길이었고, 전쟁이 터진다면 중국의 제일 공격 목표는 한국의 싸드일 것이었다. 이는 전쟁의 주무대가 바로 한국이 된다는 사실에 다름 아니었다” (279쪽).
소설처럼 재미는 없어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경쟁/전쟁의 실상과 싸드의 실체를 쉽게 소개하는 글을 읽어보시려면 지난주 발행된 '녹색평론' 2016년 9-10월호를 사보시기 바랍니다. “미국의 중국 봉쇄와 싸드”라는 제목의 11쪽 짜리 제 글이 실려 있거든요.
다음과 같은 대목을 담고 있다.
“2010년대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은 ‘아시아로의 회귀 (Pivot to Asia)’ 또는 ‘아시아 재균형 (Asia Rebalancing)’ 정책이다. 중국이 1970년대 말부터 개혁개방을 시작해 2010년대까지 30년 이상 매년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하면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세력 균형 (Balance of Power)’을 이루려 하자, 미국이 아시아로 ‘되돌아와 (pivot)’ 중국을 ‘다시’ 제압하는 ‘세력 재균형 (Rebalance of Power)’을 이루겠다는 내용이다. 서서히 쇠퇴하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 급속하게 떠오르며 패권을 넘보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기 위한 정책이란 말이다..... 여기서 절실하게 필요한 게 남한의 정치력과 외교력이다. 미국을 추종하며 분단 고착을 통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권보다, 미국을 설득하며 자주성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추구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남한 국민의 현명한 선택이 최상의 해답이다.”
이재봉 원광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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