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집에서 - 벽오동 (碧梧桐)
내 동쪽 나라에 왔거니
세월은 흘러 몇 해런고
그 윗대 일 알아 무엇하리
속명만은 벽오동일러라
씨 뿌림에 밭 안가려도
능히 자라 굽을 줄 모르며
몸은 굳고 가벼워서 마디마저 없으니
태고의 소리를 간직하였더구나
비 이슬이라서 네철로 넉넉할새
홀로 태평가도 불렀건마는
어제밤 별 빛이 차가웁더니
이른 아침 도끼에 찍혀 넘어졌네
뿌리가 끊김에 몸둥이도 잘리고
다시 서너 동강이로 쪼개어지니
단방에 묏 빛깔이 옮기어질새
달이 떠도 걸릴 가지조차 없더구나
넋이라서 톱 대패 아래로 날아나니
가죽과 뼈다귀는 제각기 흩어지고
꿈이라서 망치 끌 가에 흩어지니
거문고는 날로 이루어졌네
때로 아름다운 아가씨의 손을 빌어
가날플손 기나긴 한을 뜯더니
새로운 정이런가 줄 위에 울건마는
옛 인연이라서 또한 잊기 어렵구나
세상 일을 가히 재지 못하거든
화와 복이 아침 저녁으로 이었더냐
도깨비 불로 좋은 집을 태울새
함께 보슬보슬 가루 재가 되었구나
늙은 첨지는 이에 거름을 삼을새
이랑 위의 밀보리는 잘 익더구나
낫으로 베어 타작터니
바로 사람과 짐승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떠도는 삶이라서 저녁나절 연기런가
앞길을 가히 헤아리지 못하느니
같이 한 뿌리에서 나왔건마는
또 나뉘어 백억으로 화하는 것을
묻노라 너 강남풍아
정명이 일찍 입을 다무셨는데
달마는 어찌 벽을 향하셨던가
나를 위하여 의심덩이를 부수어 다고
삶이란 이 참이런가
원컨데 아니 죽고 길이 있으리
죽음이란 이 참이런가
원컨데 아니 살고 오래 사그라지리
나고 죽고 죽고 나아서 가며
죽고 나고 나고 죽어서 올새
나고 죽음에 비롯과 마침이 없으니
죽고 남이 도는 불바퀴런가
삶과 죽음이 비록 둘같으나
죽음과 삶은 꼭두로 더불어 흐름이니
삶과 죽음이 어찌 실다움이리오
죽음과 삶이란 한 마당 꿈일러라
마음 머리가 산기슭에 궁하니
몸을 굴려도 머물 곳이 없고
뜻길이 물줄기에 끊어지면서
땅을 뛰칠새 푸른 허공이 찢어지는구나
깨쳐옴에 바탕은 금강이러니
차가운 빛깔은 하늘땅을 먼저하였구나
한 여김은 만리의 성이러니
삼계라서 두 뿔다구니의 토끼일러라
빛깔도 아니고 빛깔 아님도 아니나
맑고 적적하여서 네모퉁이에 뻗치고
더함도 없고 또한 덜함도 없으나
옛과 지금을 꿰뚫어 삼킨 것을
호올로 겁 밖의 봄에 앉을새
연에 따라 만가지 법을 이루나
나타나고 꺼짐에 걸림이 없으니
네철은 또한 스스로가 갖추어지는구나
장차 무상송을 말하리니
숙연은 와서 삼가 들어라
말귀 밑에 여김이 다하여 증명하면
어찌 불집 벗어나기를 어렵다하리요
중생이라 혼미에 잠긴지 오래며
깨침을 등지고 티끌에 엉긴지 멀더구나
스스로가 스스로의 묶임을 풀지 못하고
떠돌아 다닌지 몇 만겁이런고
온갖 모양이 종래로 꼭두이런마는
사대를 참 몸이라 이르고
모든 법이 다 이 빔이런마는
망녕된 여김으로 나의 마음을 삼느니
생각은 한 인연을 짓고
인연은 다시 모든 과를 낳으며
과는 되돌아 많은 업을 만드니
업의 씨는 괴로움과 즐거움으로 나뉘는구나
꺼리고 쏠림은 친하고 성김으로 더불어
다 이 스스로가 지은 길손이요
넉넉함과 귀함과 또는 가난함과 천함도
이것 또한 꼭두중의 티끌일레
있고 없는 모습의 온갖 것은
다 이 스스로의 성품에서 일어나느니
거슬리고 따르고 풀고 맺음도
되돌아 이 테두리를 여의지 못하는구나
만약 혓바닥으로 이치를 논할진데
가지려하고 버리려함은 안밝음인 까닭이라
경계에 붙임이 병의 뿌리니
그 원인은 자성의 어두움이더구나
사와 이가 이와 같이 바르니
산하와 대지가 다하여
허공 중에 거짓 변함인지라
다 거품과 물방울에 지나지 않네
지옥과 육욕천으로부터
비비상천에 이르기까지가
중생계의 한 판국이러니
나머지는 아니 물어도 가히 살피리
천당은 한 떨기의 꽃이요
지옥도 한 덩이의 돌이러니
꽃과 돌은 서로가 맞섬이나
그 성품이라서 너와 내가 없더구나
이에 다다르매 영특스리 밝아 통하되
묘한 슬기라서 이르지 않음이 없을새
거두고 놓음이 스스로우니
줄줄이 나의 놀음일레
능연과 소연을 다 여의고
세간의 옳고 그름이 끊기면
마음은 밝은 해와 같아서
시방 세계를 비추리
두렷 밝은 나의 주인공이라서
가고 옴이 일찍 있지 않고
허공으로 더불어 목숨이 같건마는
세상 사람들은 다 풀어알지 못하네
이 구절은 극히 소상하여서
뜻 가운데 가시가 잠겼거든
격을 벗어난 녀석이 아니면
어찌 하늘과 땅을 삼키리
철을 굴려서 달의 영특스럼 같고
슬기를 옮겨서 해의 훤함과 같으니
빛을 돌리고 되려 비추어 살피면
여섯 문이 같이 스스로가 밝을 것을
흐리고 똑똑함이 하나로 쫓아 나니
다른 신령에 의존하지 마려무나
부처님이 만약 천 분이 계신들
너의 미함을 깨침으론 대로 못하느니
만약 마음 가운데서 구함없이
밖을 향해 하늘보로 지었어도
복이 다하면 오쇠에 들어서
다시 윤회고에 떨어지느니라
삶을 연화대에 의탁하여 보았든
또한 모습에 붙임을 면하지 못함이니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이 모습에 붙인 부처시던고
육도만행도
또한 차례를 면치 못함이니
금세와 과거 가운데
어느 것이 차례로 오신 성인이시던고
성품이 스스로가 해맑지 못하면
곧 최상승도가 아니러니
뼈를 깍고 피를 내어 장경을 써내봤던
모래로서 밥짓기와 같음이요
만권의 글을 외워읽고
문맥을 찾아 굴려서
뜻을 짓고 여김을 살펴 묶어도
실다운 한 집안의 소견머리는 아닐레
짝귀의 견식이 없어도
낳기전의 면목을 붙들면
황하 모래수의 미묘한 뜻이
순간에 스스로 와서 얻으리
법은 본래 지견의 밖이라서
오직 자성의 깨달음에 있나니
마침내 이 문을 알지 못하면
길이 큰 고해에 드느니라
다만 세 관문을 뛰쳐나려면
성품을 보는 밖에 다른 길이 없으니
법에 따라 닦되 물러나지 않으면
어찌 도깨비 굴에 떨어짐을 근심하리요
어리석은 사람은 견성이란 말을 듣고
놀래고 의심하여 한갖 의심에 붙이나
이는 반드시 부처씨를 끊음인지라
뒷 세상 보를 어찌 알리
사람 몸 받기란 가장 어렵거늘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
금생에 못 닦으면
다시 어느 때 건지려노
홑몸 백세를 지나기 어렵거든
흰 머리칼은 사정이 없고
힘줄과 살덩이는 말을 안들으니
뉘라 감히 염라대왕의 군사를 치리요
외로운 진터에 좋은 꾀가 없으니
속히 반야선을 타라
물결을 헤치고 저 언덕에 이르면
공은 찰라에 있으리니
학인은 분별을 짓지마라
저 언덕이라서 다른 고장 아니러니
마음이 곧고 행이 바를 따름이라
한 치를 안옮겨서 펼쳐지는 것을
여김 없음을 참 마루로 삼고
모습 없음을 실다운 바탕으로 삼고
머뭄 없음을 큰 본으로 삼으면
세 길이 성역으로 통하느니
구하지 않으면 마음이 생기지 않고
붙이지 않으면 마음이 꺼지지 않으니
생기지 않고 꺼지지 않을 때
문득 이 큰 법도일러라
도무지 착하고 악함을 생각말고
밝고 어둠을 놓아서
우뚝스리 진여를 여김하면
하늘 땅의 스승인 것을
귀로 먼저 산천을 살피고
눈으로 능히 말을 들음은
내 집안의 날로 쓰는 일이러니
너 이를 모르면 물러 가거라
몸을 가을바람에 들냄이여
꿋꿋한 벽오동일레
달이 큰 허공에 밝음이여
생생한 벽오동일레.
鐘聲
忽聞鐘聲何處來 寥寥長天是吾家
一口呑盡三千界 水水山山各自明
홀연히도 들리나니 종소리는 얼로오노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집안이 분명허이
한입으로 삼천계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물은물은 뫼는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
如是頌
如是如是是如是 如是外別無如是
世人不知是如是 左往右往탐如是
이러히 이러하니 이것이 이러하네
이러이 밖에따로 이러힌 없는거이
사람은 모른고야 이것이 이러함을
이저곳 헤메이며 이러힐 찾는고야
마음의 기미
둥글둥글 시냇가의 조약돌이여
만리밖에 펼친산과 물의기세네
선들선들 마음속의 맑은기미여
시방계의 모래수인 소식일러라
강산에는 달
저허공을 낚아채어 작은입을 마련하고
한잔에다 또한잔에 다시한잔 겹쳤을새
취해옴에 흥겨워라 강산에는 달이러니
나의부처 휘어안고 다리펴서 누우리라
무제1
어이할손 묻는곳에 그죄라서 천길이라
무삼일로 닫는말에 사뭇매질 하는고야
답이라서 또한다시 한항아리 속이러니
어즈버야 나루터엔 뫼그림자 거꾸로네
무제2
없음은 없음이나 없음없는 없음이라서
당상에는 거북털 털개요
없음없는 없음이 없음은 없음이나
당하에는 토끼뿔 지팽일러라
무제3
재위에서 뫼를다시 찾음인듯 하온단가
어즈버야 가련할손 나그네라 하여둘까
그아비는 그자식과 같은배의 일인것을
풍광일랑 스스로가 굴러굴러 옮기인다
사계변 (四季辯)
봄에는 어떻게 꽃이 피느냐
한 법도 버리지 않으니
절름발이 자라가 혀를 토하네
여름에는 녹음이 어떻게 우거지느냐
빈 꽃이 어지러이 떨어지니
세 마리의 뱀이요 아홉 마리의 쥐일러라
가을에는 어떻게 열매가 맺히이나
같은 기운이 서로 응하니
나그네와 주인공은 같이 노래하네
겨울에는 어떻게 잎사귀가 떨어지느냐
천만고의 소식이라
해골바가지가 용트림을 하는구나
내 밥그릇
뉘라서 내 밥그릇을 감추었노
둘 둘 셋 셋 옛길을 가는구나
범의 수염을 만짐이라
놓치지 말아라
밤사이 차가운 못의 달은
입을 열기 앞의 일을 비추는구나
차가운 눈은 보나
미련한 놈은 운다
정각을 이룸
고금으로 서로응해 사무치니
본래로의 우리집안 풍속일따
이와같이 아닌맘을 쓸진대는
이것바로 참다운 정각일따
꽃을 들어 보이심
세존께선 꽃을들어 의젓스레 보이신데
대머리는 어인일로 빙그레이 웃으신고
하늘땅의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했어도
바람과 또한달은 천기를 누설하네
상량 (商量)
상량이란 이렇던가 마와부처 낳아놓고
분별은또 어인일로 밝고어둠 두는고야
알겠구나 본래부터 착함악함 없건마는
뉘라일찍 말하였노 염량세태 있다함을
싱그러운 기미
호연스런 기미라서 낳는바가 아니런만
온갖법이 일로쫓아 다함없이 오는구나
만약알면 낳고꺼짐 실다웁지 아니함을
지혜라서 안나퉈도 어리석음 밝아지리
불법
불법이란 세간중에 그대로가 있는거이
세간떠나 법찾음은 토끼뿔을 구함이요
진심이란 망념중에 그대로가 있는거이
망념떠나 마음찾음 거북털을 구함이네
참 마음
진심이란 탕탕하여 인과과가 없는거니
고금으로 꿰뚫어서 무릇거룩 없는도다
큰허공과 같음일새 지경이라 없는거니
아니가고 아니오니 삼세길이 없는도다
마음이 곧 부처
중생의 참마음은 모든부처 몸이로다
부처와 여래님도 또한같은 마음일레
만약에 부처님낼 알고싶어 할진대는
마땅히 결정하여 이와같이 볼지어다
마음은 안옮김
때는따라 변천해도 마음만은 안옮긴다
도의성쇠 있다함은 지견풀이 차이로세
여래님을 가오신다 아예당초 말치마소
본래삼세 없다심이 우리집안 풍속일세
정진 (精進)
참선학엔 묘한방편 따로있지 않느니라
용맹정진 네글자가 다만있을 따름이네
만약몸을 잊어버려 철벽까지 다다르면
한주먹을 안빌리고 수미산을 뒤엎으리
법풍 (法風)
본래성품 뚜렷하여 미오라서 없는거이
시방계를 휘영청이 스스로가 비추누나
온갖법이 이가운데 낳고죽고 하는것은
으레곧장 법바람을 크게지어 떨침이네
가옴이 없다
마음이라 경계따라 굴러굴러 도는곳에
희노애락 일로좇아 일어남이 이렇더라
내집안에 가고옴이 없는줄을 아올때에
우뚝스리 홀로가리 하늘땅의 그밖으로
제집에 이르지 못함
마음을 논할새라 심중심에 못미치면
나의힘에 의존하는 인천복이 고작이요
물건을 설할새라 물외물을 잊으며는
날을다한 고생이나 한평생을 그르치네
만법 (萬法)
모든행은 이마음을 안여의고 열리나니
성품모습 바탕과씀 인연따라 돌고돈다
본래청백 아니면서 또한누름 아니련만
한여김이 이는곳에 일만법이 오는구나
망녕된 새김
마음으로 마음봄은 이것망녕 더함이요
맑음으로 맑음가짐 또한경계 지음이네
본래부터 걸림없이 뚜렷밝은 세계련만
어인고로 또다시에 별천지를 꾸미려노
소식
겁겁으로 밝은바탕 본래부터 비었는데
한줄기의 찬빛깔은 맑은기미 품었구나
있음이냐 없음이냐 알이로써 못나누나
일만법이 이가운데 일고지고 하는구나
제도
보살님의 생각생각 중생제도 뿐인거이
바탕빔을 깨쳐알때 중생으론 다한거이
생각이미 맑았으니 중생이라 없는거이
어느곳에 건지어낼 중생인들 있을손가
한 여김
한여김을 깨치며는 선지식이 틀림없고
한여김을 안내며는 무변법신 그대로네
번뇌이라 보리이라 한여김의 탓이라면
고보이라 낙과이라 한여김에 있더구나
지견은 깨침이 아니다
깨치었다 일컬어도 행없으면 지견이다
지견이란 안깨침인 구선이라 하여둘까
구선으로 어찌감히 생사업을 부수우랴
생사업을 쓸어냄은 정념에다 있는것을
금강로 (金剛路)
방위찾아 도로물음 별다른것 아니로다
다만그말 밑에깨쳐 집을찾아 갈뿐인걸
한번뛰어 밟을새라 금강같은 길이러니
백천만의 부처님도 눈가운데 모래더라
제 부처
학인들은 옛책만에 희롱함을 끊어내라
빌린글과 훔친말은 이미남의 살림인걸
본래부터 해말쑥한 법성품의 바탕인데
무삼일로 제부처는 살피지를 않는고야
비추어 봄
미오라서 내게있고 남에게는 없는거이
다만꾀를 안피우고 돌려비춰 살필지라
제행하고 제닦아서 제가증명 하는곳에
마음속의 팔만장경 읽어내기 안어렵네
우리집 풍속
어리석고 쏠림으로 해탈근원 이뤄놓고
탐을냄과 성깔옳겨 보리도를 나투며는
거슬리고 순히ㄸ고 풀고맺음 어디있나
들고남에 안걸리니 우리집안 풍속인걸
반야
휘영청한 비춤이나 찾을새라 종적없고
이허공을 다싸면서 쓰고써도 궁함없네
무삼일로 흰구름은 푸른뫼에 걸치었노
위음당의 그위에다 법바람을 펴심이네
무자이야기 I
가이없는 허공에서 한구절이 이에오니
허수아비 땅밟을새 크게둥근 거울일레
여기에서 묻지마라 지견풀이 가지고는
이삼이라 여섯이요 삼삼이라 아홉인걸
무자이야기 II
하늘땅이 붙었는데 얼로좇아 여기왔노
묻는곳에 입있으니 일로좇아 왔노매라
법중에서 크신님은 어떠하온 사람인고
일만나라 도성에는 옛친구도 없더구나
네 길
여김없음 마루상아 法藏이라 이름하고
모습없음 꼴을삼아 法身이라 이루우고
머뭄없음 밑을삼아 法緣이라 열어놓고
구함없음 뜻을삼아 法風이라 짓는도다
정법 (正法)
정법이란 재가출가 나뉘임에 있지않다
한량없는 중생이라 모든부처 성품인걸
도행함에 머리칼이 어찌걸림 있겠는가
마음닦고 성품맑힘 이것바로 참장부네
文法師 說法師
남의글에 덤벼놀면 이것바로 문법사라
천지바람 몰아칠제 도망칠곳 바이없고
뜻풀이에 휘말리면 이것바로 설법사라
천지불이 쏟아질제 구할길이 바이없네
철과 어리석음
자성이라 열린곳에 인사문제 말할새라
흰구름이 자취없이 푸른뫼를 지남같고
뜻풀이의 큰소리로 세상일을 논해봤든
모난나무 가지고서 둥근구멍 메우기네
참 나
사대이란 무상토다 저녁나절 바람이요
다섯쌓임 허망하니 대낮에의 꿈일러라
이럴진댄 참된나는 어드멘가 하였더니
안과밖에 있지않고 가운데도 안있다네
허공
나를두면 이바로가 허공중의 나이지만
나없으면 이바로가 내가운데 허공일레
허공이란 나로하여 다른물건 아니러니
도무지가 심성위의 거짓거리 이름일따
싱그러운 기미
혜능스님 자성이요 마조스님 마음인데
임제스님 사람이라 제각기가 다르지만
아닌성품 아닌마음 또한아닌 사람이니
싱그러운 기미기에 법바퀴를 굴리도다
공덕행
아침에는 반드시 忍辱行을 닦으라
나절에는 반드시 性淨行을 닦으라
저녁에는 반드시 無我行을 닦으라
이렇듯이 반드시 功德行을 닦으라
같이살며 모름
소리없고 빛깔없고 모양마저 없지마는
온천하를 두루하되 만나면서 못보구나
안누르고 안푸르며 검고흰것 아니지만
네때항상 짝이되어 쓰면서도 모르구나
지옥과 천당
여김두고 말많음은 겁난지옥 지음이요
마음곧고 행바르면 좋은천당 나툼일다
천당이라 지옥이라 한여김의 차이러니
뜻에맡겨 결정하면 참장부라 이를진져
법문 (法門)
사람들아 염려마소 뇌롬끓는 일이라서
팔만사천 큰법문이 여기활짝 열려있네
벌나비야 근심마라 좋은숲이 없다해서
때가오면 꽂이필걸 삼천리라 이강산에
너와 내가 빔
육문이라 해맑으니 너와내가 비인것이
하늘땅을 홀로가니 서와동이 없는 것을
뉘라먼저 깨쳤더냐 초당안의 이큰꿈을
본래달이 뚜렸하여 겁밖에에 밝더구나
세월 (歲月)
허공중에 낳았으니 한그루의 나무런가
무슨뜻에 길짧음인 열두개의 가지런고
해해마다 푸릇푸릇 삼백육십 잎이러니
주인영감 꼴을보소 해와달로 열매라네
법체 (法體)
토해가고 토해오는 뜻이라서 확연하니
거두우고 놓음이라 스스로가 참법체네
문득죽고 문득남이 겁밖에의 소식이라
어찌하여 뫼와물은 맑은몸이 아니런고
방편 (方便)
조사문의 그가운데 참아님이 없는구나
보적선사 울움들어 큰기쁨을 찾아냈고
보수스님 다툼보고 본래면목 열렸으니
능히호령 하리로다 천하인을 향하여서
홀연독보. (屹然獨步)
삼계라서 꼭두런가 복덕또한 꼭두로다
본래참이 아니러니 꼭둔장차 꺼질것이
꼭두라서 꺼지며는 성품뚜렷 밝으리니
우뚝스리 홀로가리 하늘땅의 그밖으로
공중에 물을 달다
대도라서 집에있고 집떠남에 관계없다
오직이치 걷어잡고 성품만을 볼뿐이네
부설거사 허공중에 물을달아 보였으니
만리풍광 거두어서 그치지를 않음이네
닦고 맑힘
법신을 나툴려면 먼저성품 맑혀야지
깜냥인 알음알이 풀이에는 있지않다
색신을 건질려면 먼저마음 닦아야지
나름인 행이라서 주착함엔 있지않다
참 장부
명상으로 참을삼는 다정하온 사람이여
오리알을 강가에다 떨굼일랑 보지마라
꿈속에서 꿈을알면 꿈은꿈이 아니러니
이도리를 얻어알면 참장부라 이를진저
쇠 소 (鐵 牛)
모든연분 쓸어내고 한여김이 조촐하면
뫼머리와 물꼬리는 서로같이 밝느니라
법인즉은 이법이나 아닌법인 법이러니
다리없는 쇠소라서 이삼계를 주름잡네
밖을 향해 찾지마라
승당에서 모습두고 나의부처 찾음이란
황하에다 함정파서 들갓소를 붙듬이요
법가에서 알이굴려 일승으로 향함이란
청산에다 바늘던져 바다용을 낚음이네
한 개 뿔난 고기
이세간을 뛰쳐남은 깨달음에 듦이러니
온갖것을 여의고서 안배움을 배워보소
이에다만 구함없고 붙이이지 않을때에
문득지어 내리로다 한개뿔난 물고기를
토끼뿔
문을열고 썩나서니 태고때의 맑음이라
들리나니 구름밖의 두견소리 뿐이로다
어젯밤의 비바람은 이미지난 뒤이라서
한개뿔난 토끼에게 달은비쳐 삼경일레
삼신 (三身)
법신보신 또화신도 나온곳은 한주장자
삼위도로 하나로와 다시담적 하는구나
합쳐지고 나눠짐이 뜻가운데 있는거이
뉘라불줄 알았던고 구멍없는 이피리를
재주없음
세존께선 그당시에 아무재주 없으셨네
꽃을들고 보이심도 이것또한 그대론걸
가섭존자 무삼일로 얼굴뿌어 웃으신고
천축길을 홀로뛰나 기이한것 없노매라
보리 (菩提)
보리란 당초부터 따로있지 않은거라
부처도 종래부터 얻어지지 않는거며
중생도 예로부터 잃어지지 않는거니
한법도 얻음없는 곳이라사 보리로다
나의 도
나의도는 함이없고 또한능함 없으면서
거둠놓음 자재하니 좇을수록 못미치네
견문각지 만으로는 가려내지 못하나니
볼려며는 봄가지에 부는바람 인가하소
이신동체
부처중생 본래부터 다른몸이 아니러니
말과뜻이 같이밝아 한바퀴로 가노매라
만약뿌리 안같고서 물과불의 차이라면
법밖에의 티끌이라 어울림이 있을손가
일이 없다
명리만을 구하는것 법밖에의 티끌이라
밥을먹고 잠을자면 모든일이 끝난것을
지팽이를 휘어잡고 창밖에를 서성대니
흰구름은 청산이나 물은수풀 밑일러라
법 구름
서쪽에서 오신뜻은 문자와는 다르오나
글귀로서 사람들의 본심만은 밝히도다
의취밑에 뜻을얻어 바른눈을 열게되면
거리말과 짐승말도 설법인줄 알게되리
일용 (日用)
불법이란 따로없고 날로쓰는 그것이라
행주좌와 뿐아니라 먹고잘때 같이하니
색색가지 나타남이 이것바로 법도라서
여래장에 있는것을 아예달리 찾지마소
한걸음도 안옮김
학인은 입을열어 부처를 말치말라
한걸음 안옮겨서 내집이 분명하네
만약에 서북향해 동남을 부르다간
궁겁을 다하여도 오고서 못오니라
마음은 항상아님
만약몸과 그마음이 항상아님 깨달을때
삼계에핀 헛꽃처럼 가장됨이 틀림없네
죽고삶도 실다운것 아니임을 깨달을때
육진꼭두 끊는물에 얼음녹듯 하리로다
무변신 (無邊身)
장엄불토 말도마소 한생각속 일인것을
수미산왕 이렇듯이 이러하고 이런지라
모든모습 실다웁지 아니함을 알진대는
허공에다 홀로앉아 가없는몸 이룰것을
참학사 (眞學士)
무심이 서로통함 이거참된 학사로다
인과에 안붙여서 모든인연 끊어낸다
만약에 인과업에 요달하지 못하며는
언제나 초혼지를 이마위에 붙임같네
성 품 (自 性)
참마음은 성인범부 본래부터 같은거이
모든법이 미오중에 낳고죽고 하는도다
지경따라 아예당초 물들이지 마려므나
뚜렷밝은 내성품에 서와동이 없노매라
거두고 놓음이 자재로움
허공을다 싸고보니 안과밖이 없노매라
해와달이 출몰함도 스스로가 분명쿠나
이곳에서 단숨으로 몸을뛰쳐 굴리며는
거둠놓음 자재할새 왼천하가 태평인걸
도는 아니 끊어진다
청산이라 고금사에 어이그리 말이없소
도를묻는 선비만이 항상여기 있는도다
녹수라서 무심인가 옳고그름 끊겼으니
만리풍광 거두어서 그치지를 아니하네
격에 벗어난 사람
내주머니 그속에는 딴세계가 있었구나
인연따른 일만상이 이를좇아 연하였네
만약이를 요달하면 참장부라 이를지니
저삼관을 뚫어볼새 홀로마음 한가하리
도깨비 집
밉다곱다 그당처가 본래비어 있는것을
세상사람 스스로가 번뇌바람 불러대네
모든인연 꼭두업을 짓는줄을 이미아나
오랜습기 못제하면 도깨비집 다시든다
도는 본래 외로운것
도라함은 외론핸가 본래부터 유유하네
마음이란 짝구름가 산머리에 머물구나
세상사람 한평생에 가진고락 다겪건만
만리길에 뻗친풍광 스스로가 거둬지네
법은 안통함이 없다
도는항상 아니면서 항상아님 아니라서
인연따라 쓰여질때 새풍속을 지어내네
그러므로 옛풍속에 집착하지 말지이니
법의성품 자재하여 아니통함 없는구나
비실비허 (非實非虛)
떳떳찮음 괴롬빔과 없는나의 뜻이란건
참과헛됨 아니면서 묵묵스리 통하느니
알고프면 저에묻소 한웅큼의 바람에게
가히얻어 내리로다 삿구중의 활구라서
오가풍 (吾家風)
가이없는 허공이라 자성천이 분명한걸
장한지고 온갖법이 일로부터 좇아일네
무삼일로 나룻터엔 미함깨침 말하는고
현우라서 범성으로 다내집안 풍속일다
무상신 (無相身)
생사는 생사이나 아닌생사라
가옴이 바로열반 아님없으니
한때에 두귀절을 놓아버리면
홀연히 무상신을 크게지으리
진흙소
진흙소가 바다에 들어감에 소식없으니
산은산이 아니요 사람또한 사람아니네
까마득한 기틀과 묘한귀절 뜻길끊겨서
머리를 돌리니 강남꽃이 절로밝구나
진짜부처
법이란 나는것이 아닌고로 거짓남을두고
법이란 사그라짐 아닌고로 거짓멸을둔다
구하지도 붙이지도 않는여김 마저없는곳에
참부처는 당당하게 눈앞에 바로나타나리
무설무문 (無說無聞)
무설설은 묘지를 뛰치어나고
무문문은 사의가 끊기었구나
들음없고 말없는 큰도량에는
다함없는 법해가 같이흐르네
무쟁삼매 (無諍三昧)
다툼없는 삼매라서 본래저의 성품인걸
들고남이 없는데다 定亂인들 있을손가
이러므로 일년이라 삼백에다 육십일에
달도뜨고 꽃도피니 공적중의 일일러라
참다운 모습
상은바로 상아니며 아닌상도 아니러니
아닌상도 아님일새 이바로가 참상일네
만약아차 잘못되어 단멸상에 떨어지면
영겁으로 지옥상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너와 내가 없음
평등하온 성품중에 너와내가 없는거이
남북동서 불러봤든 우리집안 일일러라
뉘라먼저 알았으랴 천만고의 이소식을
몸을굴린 한소리에 이삼계를 뛰쳐나리
일천지 (一天地)
가고옴이 없음일새 푸른허공 찢어지고
마음부처 아니러니 하나뚜렸 밝았구나
본래법도 없으면서 또한말도 없는곳에
동과서와 남과북은 하나뿐인 천지러라
성지 (性智)
성품슬기 항상밝아 가이없는 세계러니
인연따른 바람비는 또한눈도 짓더구나
때가오면 강남에도 새가날며 지저귈걸
삼월이라 봄바람에 구름타고 님오시네
도 (道)
도는본래 앎과모름 붙여지지 않는거이
알지못함 무기이며 아는것은 망상일따
이러므로 불조께서 이세상에 오시어도
스스로가 건져내라 말씀하실 뿐이었네
맑고 밝은 세계
흰구름은 무삼일로 푸른산을 안여의노
맑고밝은 이세계에 한경치를 더함이네
이경전을 모신집에 서기는왜 서리었노
하늘땅에 제일가는 삼보님이 오시었네
본자연 (本自然)
매꽃이라 피었으니 봄소식이 분명쿠나
어즈버야 이렇던가 천하사를 의심하랴
한번가고 한번옴에 무궁한뜻 잠겼기로
리리라라 장단소리 그대로가 자연일레
금강체
모습에다 머문보시 수량안에 있는거이
슬기라서 일킨공행 시방계로 더불은다
허공에다 인찍으면 과도허공 같은거이
복과덕은 스스로가 금강체를 이루고야
봄이 오고 봄이 감 (春去春來)
모습이란 허망하다 아예그리 말치마소
봄이오고 봄이감이 이거묘한 씀인것을
달이둥실 뜨고보니 일천강에 달이러니
천강달은 하나달을 걷어잡고 밝더구나
하늘땅이 하나
모습없음 마루삼음 우리집안 풍속이니
덮힌구름 걷힐새라 하늘땅이 하나인걸
만약에다 법신보신 화신불을 묻거들랑
묵은가지 끝에피인 꽃을들어 보이려믄
팔만문
몸을사뤄 공양한복 세간에선 드무오나
그래봐도 인천보를 벗어나진 못하나니
만약본래 슬기뚫고 제부처를 볼진대는
짝다리로 밟을새라 팔만문을 부수우리
석두화 (石頭花)
옛날옛날 요순우탕 어떠하온 물건인고
뜻을둘새 삼월이라 돌위에핀 꽃이더라
어즈버야 세상사람 생사길을 모르단가
꿈속이라 청산에서 수복만을 구한고야
상무상 (常無常)
한번오고 한번감에 이바로 무상이요
아니가고 아니옴에 이바로 항상이네
이제즉시 항상이라 무상을 놓을지면
풀림없고 묶임없는 도인을 지어내리
옛사람을 만남
연등각안 보좌위에 긴밀한뜻 뚜렷할새
겁밖에의 봄빛이라 풀끝마다 차갑구나
본래마음 아니면서 또한부처 아니러니
곳곳마다 옛길에선 옛사람을 만나구야
세가지 길
없는말을 들낼려니 말이라야 되겠구나
없는법을 보일려니 법이라야 되겠구나
없는셈을 논할려니 셈이라야 되겠구나
이세길은 참아니며 또한거짓 아닐러라
보리도
글자마다 붙이이니 마군이의 긴말이요
이야기를 여읜말귀 부처님의 소리시네
본래법이 없으므로 전할곳도 없음인댄
한빛이요 한향기도 어즈버야 보리도네
대도허현 (大道虛玄)
중생이라 적적하여 부처님과 같은거이
큰도라서 허현하니 높낮음이 없노매라
길짧음은 길짧음에 그대로서 맡기려믄
무삼일로 혀를 굴려 평등만을 논하려노
천인사 (天人師)
칠보보시 말도마소 그이익이 많지마는
팔풍이라 부동해야 진짜공덕 틀림없네
사구계를 능히부숴 삼세간을 끊어내면
무삼일로 걱정하리 부처짓는 길이라서
우자와 달인 (愚者와 達人)
강에내려 물찾으니 어리석은 표본이요
재에올라 뫼안찾음 영특스런 증거로다
비롯없는 그때부터 한탯줄의 낳음이나
무삼일로 철이라서 천만리로 막히었노
오온산 (五蘊山)
중생이라 부처이라 한뿌리로 왔건마는
한생각이 엇갈려서 오온산에 떨어졌네
미한사람 스스로가 화탕지옥 지어놓고
한결같이 죽네사네 탄식만을 하는고야
다섯가지 병
성현을 추앙함이 도라고함은 愚夫病일따
괴롬을 새김으로 부처지음은 小乘病일따
나툼을 모르면서 선에얽힘은 닦는病일따
신통을 부리려고 날뛰는짓은 學人病일따
남말을 제것처럼 써먹으렴은 功利病일따
여래땅
서른둘의 위의라서 깨끗하온 행인것을
뉘라알리 여래땅에 바로드는 소식임을
만약오늘 저언덕에 다다르지 못한다면
어느때에 다시맞아 사람몸을 지으려노
청황백 (靑黃白)
장엄하온 한분이네 어찌좋이 거두우리
혹은때로 셋을여니 청황백이 분명쿠나
뿌리없는 온갖법은 실다움이 아니지만
시원하온 벼개위의 좋은꼭두 꿈일러라
만년우치 (萬年愚痴)
여래장의 그가운데 꼭두각시 없건마는
중생들이 제가짓고 제스스로 못나오네
한번깨쳐 가질새라 만년우치 사라질걸
어느곳의 망녕들이 내집안을 범할손가
진흙소
호호탕탕 함이러니 말씀없는 그말씀에
부처님과 보살들이 일로좇아 오시구나
몸을한번 뛰치어서 허공뼈를 추려내니
흙소라서 소리치며 긴강으로 들어가네
삼매 (三昧)
마음성을 바로지켜 비춰길이 살피며는
본래철이 두렷밝아 모든죄업 끊어진다
번뇌이라 보리이라 한여김속 일이러니
낳고죽고 가고옴이 이바로곧 삼매일레
허공의 뼈
머리와뿔 나뉘기전 두렷하게 밝은것을
온갖곳에 안머물면 홀로우뚝 할지니라
무심으로 만약이에 모든새김 걷어내면
어찌하여 걱정하랴 허공뼈를 ㄲ어내기
잣나무 1
눈깔을 굴리는 떡거머리 西天老는
어인뜻에 강건너 절룩절룩 왔는고야
조주선사 뜰앞에 잣나물랑 말치마소
희푸르지 않으면서 수풀또한 짓지않네
잣나무 2
우리집안 그가운데 한그루의 잣나무라
알음알이 부수기전 나타나지 않느니라
가라앉은 그속에서 살피느니 잣나무라
하늘땅을 떠받치며 스스로가 못보누나
몰록과 점차 (頓 漸)
혜능본래 한물건도 없느니란 이야기는
우뚝스리 뛰쳐나서 흐리지를 않음이요
신수때로 부지런히 털닦는단 이야기는
차례대로 닦음이니 재주있는 것이었네
집안일
부처는 중생심이요
중생심은 곧 부처이니라
본래로 좇아 한집안의 일인 까닭이니
중생심불은 되돌아 이 중생을 건지네
오고 감
물음---낳아서 어디로 좇아왔나
대답---寂滅宮에서 왔다
물음---죽어서 어디로 향하여 가나
대답---圓明堂 위로 간다
나이
너 몇살이냐
이제 한 살이다
어디서 가져갔나
너 입으로부터 보내왔다
어질고 어리석음
입있으니 외도일다 이것바로 알음이요
입없으니 정도일다 이것바로 지혜로다
귀있으니 지옥일다 이것바로 움직임가
귀없으니 정토일다 이것바로 정함이네
생 사 (生 死)
삶은 삶이 아님이여
돌사람이 구멍없는 피리를 불어댐이로다
죽음은 죽음이 아님이여
나무계집이 아해를 안고 족보를 봄이로다
눈을 부릅 떠서 온다 (刮目來)
뫼는 뫼인데 푸른 뫼요
푸름은 푸름인데 뫼가 푸름이로다
앞 뫼 뒷 뫼가 눈을 부릅떠서 오니
세계는 영원한지고 늙으면서 아니늙네
귀를 막고 간다 (掩耳去)
물은 물이로되 엷푸른 물이요
엷푸름은 엷푸름인데 물이 엷푸르도다
동쪽물 서쪽물이 귀를 가리고 가니
하늘 빛 구름 그림자라 흐르면서 안흐르네
보림도량가
영산회상 수도하던 여러도반들
이저세계 태어났다 도로모이어
가장높은 법바퀴를 굴리려할새
보림도량 높은깃발 휘날리도다
오백생의 묵은인연 잊은듯하나
인연중의 인연이라 또다시만나
까마득한 옛회상을 이에이루니
보림도량 북소리가 진동을 하네
삼천년전 세존께서 법을 펴심은
중생제도 굄공덕을 이루심이니
한번뛰쳐 도의꽃을 마저피울새
보림도량 종소리가 우렁차도다
전회상에 못깨친한 명심을하고
법에따라 고요로이 관찰을하면
이대로서 극락세계 몸을받으니
보림도량 큰법풍이 용솟음치네
마음씨 타령
두렷하게 맑은성품 법이라하면
휘영청이 밝은마음 부처아니랴
어즈버야 온누리는 불가사의니
지화자자 좋을시구 쇠꽃이피네
영특스런 슬기라서 의젓한지라
기미마다 응하면서 씀을굴리니
어즈버야 다함없는 장엄세계라
지화자야 좋을시구 돌말이뛴다
앎과모름 뛰어넘은 본바탕이라
지견에다 옳그름의 풀이않으면
어즈버야 모든반연 녹아서가니
지화자자 좋을시구 물달이밝네
한여김의 굴림새로 낳고죽어서
천당지옥 제가짓고 울고웃으나
어즈버야 꼭두임을 이에깨칠새
지화자자 좋을시구 장승은잰다
줄을따라 고요로히 관찰을하면
염불송경 안하여도 열반에드니
어즈버야 천하대도 가는길이라
지화자자 좋을시구 풀개가짖네
실속없이 남의살림 엿보지말고
자기보배 되찾음이 큰공덕이니
어즈버야 나의법신 나툼인지라
지화자자 좋을시구 흙소는간다
닦다못해 대승범부 됨일지언정
바보처럼 소승성과 탐할까보냐
어즈버야 하늘땅의 앞에선지라
지화자자 좋을시구 육도는떤다
알지어다 온갖법은 새김놀이라
시방계를 훑어봐도 나호롤이니
어즈버야 뉘가있어 상대를하랴
지화자자 좋을시구 파순인운다
오도명 (吾道銘)
나의 도는 능함 없으니 부처와 여래를 짓는다
나의 도는 하염 없으니 만법을 세운다
나의 도는 때가 없으니 고금을 꿰ㄸ는다
나의 도는 공덕 없으니 삼계를 싼다
나의 도는 量이 없으니 본래 생멸이 없다
나의 도는 緣이 없으니 중생을 제도 한다
나의 도는 이름 없으니 목숨은 허공으로 더불다
여섯 맑힘 법 (六淨法)
눈으로 능히 빛깔을 보되 빛깔의 새김을 일으키지 말라
귀로 능히 소리를 듣되 소리의 새김을 일으키지 말라
코로 능히 냄새를 가리나 냄새의 새김을 일으키지 말라
혀로 능히 맛을 나누나 맛의 새김을 일으키지 말라
몸으로 능히 닿질림을 깨달으나 닿질림의 새김을 일으키지 말라
뜻으로 능히 법을 아나 법의 새김을 일으키지 말라
예백구선 (曳白九禪)
見禪- 그 성품을 살피라
聞禪- 착하고 악함에 귀먹어리와 같으라
臭禪- 달고 심을 헤아리지 말라
談禪- 이와 사를 세 번 굴라
觸禪- 보드랍고 거침에 흔들리지 말라
行禪- 꼴은 흰 소와 같으라
住禪- 노님에 반드시 방위를 두라
座禪- 번듯이 위의를 갖추라
臥禪- 졸음에 떨어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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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 선어록
선시집에서 - 벽오동 (碧梧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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