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이 듣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인천교구 (재)가톨릭아동청소년재단이
운영하는 부천시청소년일시쉼터
(이하 쉼터) 소장 최인비 신부는 의외의 말을 했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고 쉽게 얘기하면서
청소년이 ‘지금’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사회가 관심이 적습니다.”
2013년 10월 개소한 쉼터는 가출이나
학업 중단 등의 사유로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즉각적인 개입서비스,
지역 내 다양한 청소년보호체계로의
연계와 가출 예방 사업 등을 펼치는 청소년 복지시설이다.
1년 365일 24시간 휴식 없이 당직 체제로 근무한다.
최 신부는 “성경에는 과부와 이방인,
고아를 가난한 이라고 제시하고 있지만
한국사회에서 가난한 이나 사회복지 대상자를 꼽으라면
흔히들 노인과 장애인을
떠올리지 아동, 청소년을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약자에 대한 시선이 청소년에게도 열려야 하고
그들에 대한 교회의 새로운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천시의 경우 전체 인구 약 90만 명 가운데
초·중·고 학생은 18만 명으로,
매년 1100여 명 학생들이 가정을 떠나
‘거리 청소년’, ‘위기 청소년’이 되고 있다.
거리 청소년 70%는 조손가정,
재혼가정, 한부모가정 자녀들이다.
쉼터는 그들이 값싼 모텔, 병원 대합실, 건물 계단,
구도심의 빈 건물 등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 신부는 “거리 청소년은
1997년 IMF사태를 계기로 급증했다”며 “
당시 사회적 보호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가정 내 보호체계마저 무너지면서
청소년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만큼 아동,
청소년을 보호해야 할 사회 책임이
커져야 하는데도 IMF사태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쉼터는 매주 수요일 부천시내 소공원,
학교 주변, 유흥가 등을 떠도는 거리
청소년을 만나 상담을 통해 쉼터에 일시 거처를
마련해 주거나 건강과 위생 상태를 체크해 준다.
매주 금요일에는 부천역 인근에 천막을 치고 성문제 및
가정문제 상담과 재활을 돕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최 신부는 “쉼터에 들어온 아동, 청소년의
상당수가 3일 이내에 스스로 나가고 다시 들어오는 비율이
70~80%나 되지만 쉼터는 위기 청소년을 찾아 개입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는 의미 있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첫댓글 정말 신부님 말씀이 맞네요. 저도 청소년의 우리의 미래라는 말을 하면서도 실상 그청소년에 얼마나 관심을 두었는지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