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가를 둘러보다가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제목이 끌렸다.
"당신의 언어 나이는 몇 살입니까?"
언어에도 나이가 있다는 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신체 나이, 피부 나이와 같이 언어 나이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 나이가 왜 중요할까?
저자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언어에서도 노화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경도인지장애, 치매, 실어증과 같은 대표적 뇌 관련 질병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일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언어 훈련을 통해 언어의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예방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듣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신경심리학자 세스 S. 호로비츠는 언어 중에서 듣기에 관련된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분으로 유명하다. 그는 '듣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듣는 것이 언어 사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늙어가는 뇌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인지 자극 활동과 사회적 교류를 추천한다. 특히 새로운 배움을 자극하는 독서 활동은 인지 보존 능력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독서 활동은 중국의 속담처럼 빈 화병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붙이는 일이다. 독서를 통해 노화되어 가고 있는 뇌에 불을 계속 지펴갈 수 있다. 집 주변 인근 도서관에 가면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신문을 읽고 계신 모습을 종종 본다. 틀림없이 그 어르신은 다른 분들보다 뇌의 노화가 더딜 것이며 결국 언어 나이도 젊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나 모임을 갖는 것도 언어 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방법 중에 하나다. 소설가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전쟁 중 피난 올 때 짐 가방에 벽돌처럼 두꺼운 사전을 챙겨 온 일화가 전해온다. 타국에 가서도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읽기는 노화 단계에 충만한 은혜로움을 베풀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늙은 뇌를 자극하는데 읽기만 한 것이 없다.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는 일,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경청하는 힘도 읽기를 통해 유지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언어 나이를 점검하는 일도 건강 검진만큼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