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하기에 앞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누구에게 맡길까?' 이다. 성형수술은 밀가루 반죽도 아니고 공작시간의 찰흙 빚기도 아니다. 한번 칼을 대면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다. 그래서 누구에게 수술을 맡기느냐의 문제는 누구에게 나의 미래를 맡기느냐와 마찬가지 뜻이 된다.
그렇다면 정말 누구에게 맡길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 우선 좋은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의사여야 할 것이고, 잘한다는 소문도 있어야 할 것이고, 또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수술비를 제시하는 의사여야 할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우선 좋은 대학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의사여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하면 어떤 의사든지 훌륭해 보일 것이다. 일반인들에겐 의사들의 약력이란 모두 다 거창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로 좋은 의사를 찾길 원한다면 그 약력에 담긴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
첫 번째로, 반드시 성형외과전문의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의 의료법상 예과와 본과 6년을 졸업한 의사라면 누구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또 산부인과를 전공하고도 성형외과 시술을 하는데 아무런 법적 제제가 없다. 아이러니로 생각되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전문의가 아니면서도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가 있고 또 산부인과 전문의이면서 성형외과 전문의 행세를 하기도 한다. 따라서 좋은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싶다면 그 사람이 성형외과 전문의가 확실한 지 확인을 해야 한다. 의사의 프로파일에 '성형외과전문의' 라고 쓰여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간단히 '전문의' 라고만 쓰여있다면 무슨 전문의인지 물어보아야 한다. 어쩌면 그 의사는 소아과나 치과의 전문의 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의사가 거짓말로 적어 놓으면 어쩌냐고 묻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비양심적인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의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거짓말이라면 그래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성형외과전문의 자격을 따면 자동적으로 대한성형외과학회의 회원으로 등록된다. 성형외과 전문의라는 말밑에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 이란 글이 따라붙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의심스럽다면 대한성형외과학회에 전화를 걸어 이름을 확인해도 된다.
다음은 레지던트, 즉 전공의 과정을 어디서 수료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정답은 널리 알려진 대학종합병원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대학종합병원은 환자가 다양해서 그만큼 다양한 트레이닝을 받을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그 밖의 경우에도 트레이닝을 받긴 하지만 전문의 과정 4년 동안 코수술 한번 직접 해보지 못하고 수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정도면 대체로 좋은 의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도 왠지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좋은 학력, 좋은 배경. 그것보다도 실력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똑같이 좋은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했더라도, 그 중에서도 더욱 실력이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 고민은 계속된다. 우선 TV, 라디오, 여성지 등에서 접하는 이른바 '스타 성형외과 의사'를 떠올릴 수 있다. 이들은 공공매체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말도 잘하기 때문에 실력도 대단하리라 추측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게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연 방송사나 잡지사 기자들이 성형외과의사를 섭외할 때 그들의 실력을 미리 검증해 보았을까? 아마도 바쁜 나머지 섭외하기 가장 쉬운 의사에게 접촉했을 지도 모른다. 잡지에 광고를 하는 의사, 이미 한번 매스컴을 탄 의사, 혹은 아는 사람이 소개시켜 준 의사... 그러니까 언론에 소개되는 의사 역시 완전히 신용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