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날 열어둔 창틀, 풀벌레도 고요한 밤에
알 길도 없이 아련한 향기, 고이 퍼지는 밤에
어둔 방 안 은은히 퍼지는 내음, 소중한 그것을
덩그러니 놓인 저 병에 담아 간직할 수 있을까?
상현으로 하현으로 달은 자유로이 이지러지고,
밤새 꽃 피었어야 할 가지는 물올라 싱싱한데,
밤의 창 아무리 열어두어도, 향기는 오지 않고
몸 달은 고양이 하나, 툇마루 위에서 야옹야옹.
상심 가득한 보름날, 별빛조차 가리우는 달 아래
느닷없이 찾아든 향기, 바람 타고 날아든 시간에
아스라이 피어나 고요히 사부스러지는, 그 꽃을
오도카니 놓인 허한 맘 꽃병에 꽂아 간직하고파.
첫댓글 '맘 꽃병', 무척 흐뭇한 시어입니다~^^
맘 꽃병에 꽂아 둔 향기는 내내 시들지 않겠지요~
여 름 밤의
향기로운 글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