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사순 제1주일
제1독서 <선택받은 백성의 신앙 고백>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26,4-1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4 “사제가 너희 손에서 광주리를 받아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5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저희 조상은 떠돌아다니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이집트로 내려가 이방인으로 살다가,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수가 많은 민족이 되었습니다. 6 그러자 이집트인들이 저희를 학대하고 괴롭히며 저희에게 심한 노역을 시켰습니다. 7 그래서 저희가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께 부르짖자, 주님께서는 저희의 소리를 들으시고, 저희의 고통과 불행, 그리고 저희가 억압당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8 주님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9 그리고 저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시어 저희에게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 10 주님, 그래서 이제 저희가 주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땅에서 거둔 수확의 맏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다음에 너희는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 앞에 놓고, 주 너희 하느님께 경배드려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 고백>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0,8-13 형제 여러분, 성경에서 8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그 말씀은 너희에게 가까이 있다. 너희 입과 너희 마음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선포하는 믿음의 말씀입니다. 9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유혹을 받으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13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6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달콤한 유혹”
시편저자는 성왕(聖王)이라고 하는 다윗이 밧 세바와 정을 통한 뒤에 하느님 앞에 고백한 자신의 회개의 기도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 그렇게 자랑스럽던 그가 자신의 부하인 헷 사람 우리야의 아내를 범하고 또 그 남편까지 살인하는 죄까지 짓게 됩니다.
예언자 나탄은 다윗의 이런 파렴치한 짓을 나무라고 다윗은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며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그는 하느님 앞에 자신의 죄를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느님께 맞갖은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꺾인 마음을 하느님, 당신께서는 업신여기지 않으십니다.(시편 51,19)
시인 도종환(진길 아우구스티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詩)가 생각납니다.
흔들리며 피지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였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있으랴 젖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세상 어떤 꽃들도 다 젖으며 피였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을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하느님의 아들이시면서도 주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사십일을 단식하시고 나서 마귀에게 유혹을 받으십니다. 유혹하는 자가 주님에게 돌을 가지고 빵을 만들어 보라고 유혹합니다.
그리고 높은 데로 주님을 데리고 가서 세상의 부귀영화를 보여주시면 자신을 섬기면 그 모든 것을 주겠다고 유혹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전 꼭대기로 데리고 올라가서 그곳에서 뛰어 내려보라고 유혹합니다.
유혹하는 자는 주님께 하느님의 아들로 우쭐하게 해주는 것으로 유혹의 덜미를 잡으려 합니다.
돌을 가지고 빵을 만들어 보라는 유혹에서 주님께서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신명 8,3)라고 대답하십니다.
세상의 부귀영화를 보여주는 유혹에서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신명 6,13-14)라고
또한 대답하시고 끝으로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보라는 유혹에서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신명 6,16)라고 대답하십니다.
놀라운 것은 유혹하는 자도 예수님을 향해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시편 91,11) 라는 성경을 인용하고 또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시편 91,12)라고 성경을 인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예수님을 유혹의 광야로 이끄셨다는 본문에서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것은 오히려 ‘성령께서 예수님께서 광야로 가시는 것을 막으셔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고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본문은 주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성령으로 가득 차셨다는 설명과 함께 성령께서 주도하셔서 예수님을 광야로 향하게 하신 것으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유혹이 인간적인 우연이 아니고 하느님 구원의 계획된 순서였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혹하는 자는 주님께서 넘어가지 않으시자 다음기회를 보며 떠나갔다고 했습니다. 유혹은 한번 물리쳤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유혹은 꼬리를 물고 기회가 닿기만 하면 또 다시 접근하는 것입니다. 한번 물리쳤다고 해서 자만에 빠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교만하다고 하겠습니다.
주님을 정면으로 흔들려고 하는 것을 보면 유혹자의 위력은 대단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악의 세력과 함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당부하시는 것입니다.
유혹의 달콤하고 그리고 사람을 정신차리지 못하게 하여 하느님의 명령을 별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도록 유인합니다.
그 예가 창세기의 하와와 아담에게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부족한 것이 없는 에덴의 낙원에서 마귀는 하와를 하느님에게 맞서도록 유혹하는 것입니다. 죽음이 오는 것을 ‘지혜를 알게된다.’라고 유혹하며 하느님과 이간질을 시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혼자만 지혜를 차지하시려는 것으로 판단하도록 교만으로 이끕니다. 그리고 사과의 색깔도 먹음직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은 인간을 좋은 방향과 결실을 맺도록 이끌어 주시지만 유혹은 하느님과 등지게 하고 결국 인간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유혹은 달콤하지만 그 끝은 쓴 것입니다.’ 결국 유혹은 어두움은 어두움으로 떨어지게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등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글쓴이: 말씀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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