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래간만에 하모니카를 부니 옛 생각이 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라디오를 듣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하모니카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다
그 하모니카 소리를 들으니
나도 하모니카가 불고 싶었지만
그 당시엔 하모나카도 귀했지만
비싸기도 해서 감히 엄두도 못 내었다.
그래서 내 앉은뱅이책상 위에 하모니카를 공책에 그려 놓고
그만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런데 그 이튿날 학교 갔다 오니 엄마가
"정래야 뭐 하나 줄까 " 하신다
"뭔데 엄마 " 하니
엄마가 하모니카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뭐긴 하모니카지"
난 너무 반갑고 좋아서
"웬 하모니칸데?" 하니
"엿장수에게 샀지
그런데 이 하모니카가 일제란다
보기는 이래도 소리는 잘 난단다 "
그런데 그 하모니카를 받아 보니
한쪽은 나사로 조여져 있는데
또 다른 한쪽은 까만 고무줄로 감겨 있었다
그리고 하모니카 중간에 "YAMAHA" 라고 써져 있었다
난 3학년 때 누나에게 영어 발음 기호를 배워
야마하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어느 나라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모니카를 손에 쥘 수 있다는 기쁨에
난 정말 너무 좋았다.
" 그런데 그 엿장수가 하모니카를 끓는 물에
한번 담구었다가 바로 건지라 해서 그렇게 했다
방에 들어가서 한번 불어 봐라 "
엄마에게 하모니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가서 하모니카를 불어보니
소리가 너무 잘 나오는 게 아닌가
그래서 한 시간 정도 불어보니 "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
이 노래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아~나도 하모니카를 불 수 있다니
그래서 하모니카 교본을 하나 사서
독학으로 연습을 하니 나의 하모니카 실력은 나날이 늘어나서
학교에서 학예회 할 때 하모니카 독주도 하고
하모니카와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엄마가 엿장수에게 산 하모니카는 그 후에 중학교 1학년때까지
가지고 있다가 고장이 나서 버리고 엄마께서 영창 하모니카를 사 주셨다
그 후로도 하모니카가 많이 바뀌었지만
그 옛날 엄마가 엿장수에게 사주신 하모니카만큼 좋은 게 없었다
엄마 돌아 가신지 올해로 42년째 하모니카를 불 때마다
엄마 생각이 참 많이도 나서 눈물 한 방울 뚝~~~~
막내아들인 나를 끔찍이 생각하신 울 엄마 .......
책상위에 그려 놓은 하모니카를 보시고
엿장수에게 하모니카를 사 주신 엄마
언젠가 세상 소풍 끝나고 엄마 만나면 하모니카 소리 들려줘야겠다 .
글 쓰는데 또 눈물이 나네 ㅠㅠㅠ
23, 02, 06.
정래
첫댓글 아...
그러시군요
저와 유사한 하모니카기억이군요
전 고딩때 불던 녀석을 보관하고 있는데
아직 소리 잘나온답니다
두어개 리드판이 깨졌지만요
언제 함 겨뤄볼까요 ㅎㅎㅎ
아...합주로~
유무이님~
리드판 두개 깨지면 그 음은 안 나오는데
새것으로 바꾸시지요
요즘 3~4 만원만 줘도 괜찮은 것 살 수 있답니다
@시인김정래 ㅎㅎ
딸녀석이 두개나 사주고 갔어요
리드가 위 하난 살아 있어 명맥은 유지해요
시인님
초등 4년 때 하모니카를
독학으로 배우셨다니 정말 기특 신통하네요.
하모니카 그림을 그려놓고 엎드려 잤더니 어머니께서 엿장수에게서 사다주시고 영창으로 새로 사다주시고 참 신식어머니셨어요.
그런 분이 42년전에 돌아가셨다면 막내아들 결혼은 시키고 떠나셨겠지요.
30세에 이별한
애절한 모자의 정
어머니가 얼마나 그리우실까요.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
밝은 달만 쳐다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고향생각 들어봅니다.
https://youtu.be/K9SvdR3Mn3k
PLAY
별꽃님~
고향생각 음악도 올려 주시고
고맙습니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좀 전에 밖에 나가니 달이 환하게 비추이고 있더군요
어머니가 지금 살아계신다면 109 살 되네요
막내 아들 장가 가고 손녀까지 보고 가셨답니다
하모니카만 보면 엄마 생각이 나서
하모니까 잘 안 부네요
고맙습니다
새로운 한주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모니카 요즘 보기 드문물건이지요
잔잔한 추억의 물건 잘 보고 갑니다
고운 한 주 되세요
차마두님~
그렇지요
요즘 하모니카 부는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하모니카는 기타 하고도 잘 어울리는 악기인데
우리 학창 시절엔 하모니카 참 많이 불었었는데
요즘 애들은 잘 안 불더군요
오늘도 건강한 하루 되세요
시인님 저는 지금 게시글이 안 보이고 댓글만 쓸 수 있네요
답답하네요
이제사 본문 이 보여서요
천재소년 이셨던 시인님
그런 사연 있었군요
하모니카 불때마다
엄마생각 얼마나 나실까요
해는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고 ~별꽃님이 올리신 음악과 함께 저도 엄마가 그리워 눈물이 핑 돕니다
복매님~
보이신다니 다행이네요
오늘 새벽에 글 쓰면서 울었답니다
이 나이에도 엄마는 엄마인가 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공책에 그린 그림을 보고 하모니카를 사주신 어머니 ~ 저도 눈물이 날거같습니다 너무 좋은글 많은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수님~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눈물이 나도 그런 눈물은 따뜻한 눈물이겠지요.
그런 일화라면 음악가가 되기도 했을 텐데
그저 아름다운 추억일 뿐이겠지요..
난석님
꿈은 음악가였지만
그게 잘 안 되더군요
고맙습니다
공책에 그려진 하모니카
보시는 엄마마음이 보이는듯 합니다
하모니카의 그리운 사연이군요
안단테님~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엄마엄마
너나없이 어머니는
우리들의 눈물
엿장수에게 하모니카를 사 주신 어머니
지금 시인님께서 잘 살고 있는 모습 내려다 보며
흐뭇해 하실겁니다.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베푼다더니
시인님 이곳에서
활동하시는 것 보니 알겠습니다.
시인님의 하모니카
연주 영상으로 한 번
들려주세요.
유리안나님~
언제 한번 올려 드릴게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어머니 마음을 알것 같아요....
얼마나 사랑했으면.......그리 아시고........ㅎ
꼭 들려주세요....그때 어머니 뵙거든....
장안님~
그렇게 하지요
근데 만날 수 있을랑가 모르겠네요 ㅎ
@시인김정래 믿음을 가지세요....
하늘이 도와 만날수 있을겁니다....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