鬚鬢盡成絲 수빈진성사 : 머리와 살쩍이 모두 하얘졌네
行年六十四 행년육십사 : 올해로 예순에 네 살이나 더 먹었는데
安得不衰羸 안득불쇠리 : 어떻게 늙지않고 팔팔할 수있겠는가
親屬惜我老 친속석아로 : 식구들은 나 늙는걸 아쉬워하며
相顧興歎咨 상고흥탄자 : 서로들 돌아보고 한숨이나 내쉬지만
而我獨微笑 이아독미소 : 나 혼자 알 듯 말 듯 웃음 짓는 걸
此意何人知 차의하인지 : 그런 뜻 짐작조차 하는 이 없네
笑罷仍命酒 소파잉명주 : 웃음을 그치고 술상 내오라 한 뒤
掩鏡捋白髭 엄경날백자 : 거울을 닫아놓고 수염을 쓰다듬네
爾輩且安坐 이배차안좌 : 너희들 이리 와 편히 앉아서
從容聽我詞 종용청아사 : 조용히 내가 하는 말 들어보려무나
生苦不足戀 생고부족련 : 사는 게 힘들어 연연할 것 없으면
老亦何足悲 노역하족비 : 늙는 것 역시도 슬퍼할 일 없고
生苦苟可戀 생고구가련 : 사는 게 힘들어도 연연할 만하다면
老即生多時 노즉생다시 : 늙은 것은 오래오래 살았다는 것이네
不老即須夭 불로즉수요 : 늙지 않았다면 마땅히 요절한 것일 테고
不夭即須衰 불요즉수쇠 : 요절하지 않으면 마땅히 약해지는 것이니
晩衰勝早夭 만쇠승조요 : 요절보다 살아서 늙는 게 낫다는 것은
此理決不疑 차리결불의 : 조금도 의심할 이치 아니네
古人亦有言 고인역유언 : 옛사람도 그것에 대한 한 말 있는데
浮生七十稀 부생칠십희 : 덧없는 인생 일흔 살 먹기 드물다 했네
我今欠六歲 아금결육세 : 내가 올해로 여섯 살이 모자라는데
多幸或庶幾 다행혹서기 : 채우거나 비슷하게는 살 수 있겠네
倘得及此限 당득급차한 : 만약에 그렇게라도 될 수 있다면
何羨榮啟期 하선영계기 : 아흔 넘긴 영계기 부러울 게 무엇인가
當喜不當歎 당희부당탄 : 기쁠 수는 있어도 탄식할 일 아니니
更傾酒一卮 갱경주일치 : 또 한 잔 이술잔에 가득 부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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