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미첼이 小說 "Gone with the wind"를 출간해서 대히트를 치자 곧 이 소설을 映畵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이 영화의 男女主演을 누가 맡느냐가 당시 미국인들의 큰 관심사가 되었는데 TV는 태동기였고 영화가 미국인들의 가장 큰 오락이던 시절이라 미국인들의 관심은 온통 주연배우 알아맞추기로 재잘거려댔다.
남자주연엔 클라크 게이블이 적격이라는데는 이의가 없었으나 스칼렛役을 누가 맡느냐는 사람들의 입맛따라 제각기 달랐고 또 이 대작의 女주인공역을 차지할려고 헐리웃의 내노라 하는 당대의 톱 여배우들이 이 욕심나는 배역을 따기 위해 벌이는 각축전도 치열했다.
당시 배역결정권을 감독이 쥐고 있었는데 캐스팅이 다 끝나고도 정작 제일 중요한 여주인공 배역은 정하질 못했다. 기라성같은 헐리웃의 톱스타들을 다 검토해봐도 원작의 스칼렛役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여배우을 찾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초조한 가운데 드디어 크랭크-인 하던 날에도 스칼렛역은 未定인 채로 火災장면부터 촬영하기 시작했다.
이때 영국의 22살 난 무명의 연극배우가 미국에서 영화 "Gone with the wind"의 주연 여배우를 정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자신이 이 스칼렛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다며 당돌하게도 혼자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도착, 다시 며칠걸려 기차를 타고 영화촬영장에 와서 감독을 찾았다.
이 여자가 감독을 찾아서 사무실문을 열고 들어서는 모습을 본 감독은 "바로 저 여자다!" 소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감독은 이 여자와 함께 화재장면을 찍고 있던 촬영현장에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안내하고 설명했다.그렇게 속썩히던 여배우 캐스팅은 이렇게 어렵게 결정되었던 것이다.
이 여자가 "Gone with the wind"속의 스칼렛役의 名演技로 영화사에 길이 이름을 남긴 ´비비안 리´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이렇게 해서 1939년 개봉되어 불멸의 작품이라는 찬사와 함께 66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그로부터 꼭 20년 뒤 영화 "벤허"가 제작될 때에도 마찬가지로 캐스팅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타이틀 롤을 누구에게 맡기느냐 하는 문제로 골치를 앓았는데 당대의 名男優들이 모두 욕심을 내며 덤벼드는 바람에 감독은 골머리를 앓았다.
´말론 브란도´가 유력하다느니 ´버트랑카스터´가 낫다느니 ´록 허드슨´이 될 것이라니 하며 헐리웃 참새들의 재잘거림으로 오랜동안 시끄러웠는데 감독은 뜻밖에도 美男도 아니요 별 매력도 없는 미국西部촌놈같은, 일반인에겐 알려지지도 않은 無名배우 ´찰톤 헤스톤´으로 결정했다. 주연뿐만 아니라 출연진 전원이 新人 아니면 무명배우, 기껏해야 조연급에서 차출해서 캐스팅을 마쳤는데 결과는 空前의 대히트였고 ´찰튼 헤스튼´이 없는 "벤허"는 생각하기도 어려울 만큼 세계영화펜들의 뇌리에 지워지지 않을 名演技를 이 촌놈이 보여줬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비비안 리´나 "벤허"의 ´찰튼 헤스튼´이나 劇中의 케릭터에 맞는 배우를 찾아내는 감독의 眼目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두 편의 영화 다 흥행에 실패할 경우 영화사가 초토화될 정도로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투입했었는데 이런 大作에 知名度가 전혀 없는 낯선 신인배우나 무명배우를 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지만 작품속의 캐릭터 이미지에 맞는 배우를 찾을 때까지 타협하거나 외부압력에 굽히지 않고 오로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신념을 지켜나간 감독들의 匠人정신에 감탄과 함께 존경심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벤허´의 폭발적 성공에 자극받아 연이어 역시 史劇이랄 수 있는 ´클라오파트라´의 제작에 착수, 호화 캐스팅에 벤허제작비를 능가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보기좋게 흥행에 대참패했다. 당시의 최고 인기 남녀배우였던 ´리차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인기만 믿고 안일하게 제작을 감행했다가 영화사가 도산할 지경에 이를만큼 대참패를 기록했었다. 무명의 배우가 주연을 맡았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벤허´가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성공과 최고걸작이라는 작품상까지 안겨주었던데 비하면 클레오파트라는 최고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당대 최고의 인기남녀배우였던 ´리차드 버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주연으로 내세우고도 사상최악의 흥행성적과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한 졸작中의 졸작이 되고 말았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지나친 오만과 이 당대최고 여배우의 위세에 눌린 감독이 제대로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하자고 하는대로 끌려갔으니 영화가 제대로 될 턱이 있나.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 남녀가 놀고 자빠진 꼴이나 보여주는 것으로 끝났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 한 사람의 자질과 안목에 따라 결과가 이렇게도 달라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됨직하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배우들과 감독들간에 출연료문제로 싸우는 걸 보고 있자니 문득 영화史에 빛나는 불후의 명작, "Gone with the wind"와 "Ben-Hur"의 제작과 관련한 뒤이야기와 최악의 실패작으로 기록된 "클레오파트라"의 제작과정이 생각나서 한번 읊어보았다.
출연료 비싸다고 불평하기 전에 몇몇 인기배우에 의존해서 안전빵으로 영화를 만들려는 감독과 제작자의 안일한 자세를 먼저 탓해야 옳다고 본다.
첫댓글 벤허.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글래디에이터,빠삐용,라스트모히칸. 미션, 메맨토가 감명 깊게 본 영화고,이 가을 꼭 볼려고 기다리는 영화는 외출 입니다.제가 배용준 팬이거든요..^^
비비안 리,참 예뻤지요.The young ones의 앤 마거렛과 함께 우리의 연인 이었지요.그렇습니다.말씀하신 두 영화는 정말 명작,아니 대작 이었습니다.스포츠나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감독이 말을 하지요.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감독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