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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땅 흥신소] 05 - 사건파일 no5 '모든 표시가 한 방향을 가리키다'
S#1. 러시아 공사관 근처 토굴앞(밤)
(*4회와는 달리 이 씬은 은재의 시선이 중심이 된 은재의 씬이다)
은재, 용수가 어둠 속에서 희경을 잡아끄는걸 본다. 얼떨결에 토굴 안으로 한발 디뎠다가 주춤 물러선다.
토굴안의 완전한 어둠이 은재를 엄습한다. 은재의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뭐해?''은재씨!' 희경과 용수의 목소리가 웅웅...왜곡되어 들린다.
어둠속에서 뻗어나온 희경의 손이 은재를 잡아 끈다. 뿌리칠 틈도 없이 무열이 은재를 어둠속으로 밀고 들어온다.
은재가 공포에 질린채 암흑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S#2. 토굴안(밤)
(*역시 은재의 시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씬이다)
은재가 희경에게 이끌리고 무열에게 밀려 점점 안쪽으로 끌려간다.
토굴밖에서는 강승호 일당이 무열등을 찾는 소리가 들린다.
은재의 의식이 멀어진다.
희경, 용수, 무열의 말소리도, 밖에서 들리는 강승호 일당의 말소리도 점점 멀어진다.
주체할 수 없이 숨이 가빠진다.
웅웅거리는 희경과 용수, 무열의 말소리....
'박무열 콧김 줄여''나 아닌데'
은재가 과호흡을 막기 위해 입을 두 손으로 막는다.
멀리 보이는 토굴의 입구...
강승호 일당의 발이 지나쳐간다.
은재가 정신을 잃지 않게 위해 100에서 숫자를 3씩 빼가면서 거꾸로 세기 시작한다.
입구 반대쪽을 바라본다. 검은 어둠이 은재를 빨아들일 것 같다.
은재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희경이 은재를 보며 뭐라고 한다. '왜그래 명품댁...?'
무열의 걱정스런 얼굴도 보인다.
자기도 모르게 흐느끼는 소리가 새나온다. 입술을 깨물어 비명을 참는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듯...은재가 휘청이며 벽에 부딪친다. 정신이 아득해져온다.
무열이 은재를 잡으려 한다.
그 순간 은재의 이성이 끊긴다. 비명을 지르며 통로 입구쪽의 빛을 향해 튕겨져 나간다.
어둠이 빠르게 은재를 지나쳐간다.
S#3. 토굴앞(밤)
튕겨져 나온 은재가 마침 토굴앞에서 서성이던 남자와 그대로 부딪쳐 나뒹군다.
아픔도 느끼지 못한 채로 은재가 울며 토한다.
놀라기는 강승호 일당도 마찬가지다. 토하는 은재를 손놓고 내려다본다.
흩어졌던 강승호 일당이 모여든다.
한놈이 토굴안으로 막 들어가려는데, 어둠속에서 부웅 날라온 무열이 놈을 걷어차고
은재 앞을 막아선다.
무열 : (은재를 돌아보며) 괜찮아요?
눈물 콧물로 얼룩진 은재는 아직도 폐쇄공항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간헐적으로 흐느낀다.
무열 : (적들을 향해) 니들 다 죽었어!!
-----타이틀 '의뢰 NO5.모든 표시가 한 방향을 가리키다'-----
S#4. 토굴안(밤)
희경과 용수가 토굴을 통과하고 있다.
앞장선 용수는 핸드폰 액정을 횃불삼아 들었다.
희경, 용수뒤에 바짝 붙어서 밀듯이 따라온다.
용수 : 밀지 마!!
희경 : (꿍시렁댄다) 암튼 그 재수댁. 잘난 척은 옴팡 하면서... 그 조금을 못 참어서...일을 만들어요.
용수 : 그게 참는다고 참아지는 게 아니거든.
희경 : 손날로 뒤통수를 퍽 때려서 기절시켰어야 되는 건데...
(자기 팔뚝을 찰싹 때리면서) 아우 또 물렸다. 망할놈의 모기.... 멀았어?
S#5. 토굴앞(밤)
무열이 강승호 일당과 싸우고 있다.
토굴을 등에 지고 싸우기 때문에 강승호 일당은 수적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강승호가 뒤에서 싸움을 지켜보다가 옆에 있는 부하에게 뭔가를 지시한다.
무열이 나름 멋있게 한놈을 쓰러트린다. '봤냐'는 듯 으슥해서 은재를 쳐다본다.
은재는 아직도 공황의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땅바닥에 두손을 짚은 채 어깨로 숨을 쉬느라 못봤다.
잠깐의 소강.... 강승호가 일행 앞으로 나선다.
무열 : (강한척) 어이 007!!
강승호 : 쉬운 일을 참 어렵게 만드는군
무열 : (대장이 나타났다는 생각에 조금은 긴장했다. 그러나 더 여유를 보이며)
만난 김에 뭐하나 물어봅시다. 공동묘지에 신문배달은 왜 시킨 겁니까?
강승호 : (픽 웃는다) 지도 어딨나?
무열 : 뭔 지도?
강승호 : 그거 원래 우리 거였어. 조만기가 훔쳐간 거지.
무열 : (오버하는) 어머. 그러셨어요? 도난신고는 하셨나요?
강승호 : (크큭 웃는다) 그거 갖고 있어봤자 뭔지도 모르잖아?
무열 : 그러는 007은 아세요?
강승호가 씨익 웃는다.
무열도 따라웃는데...
그순간 강승호가 공격해 들어온다. 무열도 대비하고 있었다. 막아낸다.
강승호와 무열의 1대1이 시작된다. 막상막하다.
(스탠딩 파이팅이 아닙니다. 그라운딩기술까지 함께한...어떻게 보면 개싸움 같지만, 전문가들이 보면 기술을 쓰는거겠지요)
S#6. 토굴안(밤)
용수와 희경이 토굴의 반대쪽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은 철문으로 가로막혔다.
'이런!!' 희경이 녹슨 철문을 잡고 흔들어본다. 자물쇠가 같이 흔들린다.
희경 : (신경질내는) 이게 뭐야 잠겼잖아...어떡해? 어떡할거야?
(영화에서처럼 어깨로 부딪쳐본다. 너무 아프다. 어깨를 싹싹 부비며) 아우....
용수 : (희경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비켜봐 좀. 뭐든 힘으로 할라 그러냐?
용수가 경첩의 지지대를 뺀다. 위쪽. 아래쪽...
자물쇠쪽이 아닌 반대쪽으로 문이 열린다.
희경, 나가면서 용수를 본다. '어얼...어떻게 알았어?'
용수 : (빠져나간 후 경첩지지대를 꽂으며) 어렸을 때 우리 본부였거든. 형하고 나하고 여기서 살림차렸었지.
희경 : (아래쪽의 경첩지지대를 꽂으며) 형이 있었어? 뭐하는데? 결혼했어? 안했으면 소개시켜줘라.
용수 : (빠져나가면서, 툭 던지듯이) 실종됐어. 고3때.
예상치 못한 대답이다. 희경이 용수를 따라간다.
(*토굴의 반대쪽은 구 러시아공사관탑 건물의 지하실과 연결되었다는 설정입니다)
S#7. 다시 토굴앞(밤)
강승호와 무열이 여전히 1대1중이다. 무열은 모르지만 점점 토굴의 입구쪽에서 멀어지고 있다.
확보된 토굴안으로 강승호 일당이 들어간다.
'앗차!' 무열이 토굴쪽으로 한눈을 파는 사이, 강승호의 주먹이 무열을 강타한다.
'아우우욱...'무열이 또 은재를 슬쩍 본다. 이번 거는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러나 은재가 보고 있다. 무열이 아픈데 티도 못내고 꾸욱 참으며 일어선다.
강승호가 뒤로 물러서자, 부하들 대여섯명이 무열앞으로 나선다.
무열 : 야! 007!! 어디가?...끝장을 봐야지. 너 남자 아니지?
무열의 도발을 강승호 웃어 넘긴다.
부하들이 무열을 향해 쪼여온다.
무열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무를 받쳐놓은 각목을 발로 쳐서 빼낸다. 무열의 각목 다구리가 시작된다.
S#8. 러시아공사관 탑앞(밤)
용수와 희경이 건물을 빠져나온다.
용수가 핸드폰으로 112를 누른다.
희경이 전후좌우를 둘러본다. 언덕밑으로 미국대사관이 보인다.
용수 : 여보세요? 112죠. 저희가 지금 쫓기고 있는데요.
S#9. 토굴앞(밤)
1대 다수의 싸움.
무열은 주로 놈들의 정강이를 후려치며 싸운다.
싸우다보면 있게 되는 잠깐의 소강. 놈들을 주시하면서도 슬쩍 언덕쪽을 신경쓴다.
용수와 희경이 지원군을 데려오길 기다리는 것이다.
무열 : (헉헉대며 혼잣말하는) 뭐하는거야? 빨리 좀 오지...
뒤에서 지켜보던 강승호가 무열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그의 의도를 눈치챈다.
강승호의 부하들이 다시 무열에게 달려든다. 무열의 각목이 춤을 춘다.
S#10. 러시아공사관 탑앞 (밤)
전화중인 용수. 왠일인지 쩔쩔맨다.
용수 : (통화중인) 진짜예요. 내가 거짓말을 왜 해요?..... 누구냐면 그러니까 전에 우리 가게에.......
(말하기 애매하다) 잘 몰라요. 모르는 사람이예요. 그냥 까만놈들이 우르르 떼로 와서는...
..장난전화 아니예요....(울컥한다) 진짜면 어떡할건데요? 우리가 내일아침 시체로 떠오르면 책임질 거예요?
범죄는 예방이 중요하다!! 예? 말뿐입니까?
희경이 지켜보다가 안되겠다 싶은지 밑으로 뛰어간다.
용수 : (당당하던 태도가 비굴모드로 급변한다) 아니...소리지른거 아니구요. 그러니까 내말은 일단 출동부터 해보고..
(겁이나서) 내 이름요? 그건 왜요?
S#11. 미국대사관 옆 전경들 집합장소(밤)
전경버스가 줄지어 서 있는곳.
전경들이 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버스 밖에서 대기중이다.
일부는 자고 있고, 일부는 음악을 듣고. 대충 알아서 휴식중인데...
(희경) : 사람살려요. 도와주세요. 사람살려...
전경들의 시선이 언덕을 뛰어내려오는 희경을 향한다.
이어폰을 빼고, 책을 내려놓고, 잠자던 전경은 반쯤 몸을 일으키고. 버스안에서도 밖을 내다본다.
'뭔 일이야?'
희경 : (뛰어내려오는 탄력을 줄이느라 몸을 뒤로 젖힌 이상한 포즈가 되면서)
저기요. 나쁜놈들이 우르르...쫓아오고....그러니까 그게...
설명하기가 애매하다.
'에이 씨' 희경이 벗어놓은 전경의 모자와 윗도리를 잡히는 대로 집어들고는 왔던길을 되돌아 뛰기 시작한다.
'뭐야? 저 여자?''야. 잡어!'
전경들 대여섯명 희경을 쫓는다.
희경, 필사적으로 달린다.
S#12. 토굴앞(밤)
무열의 각목이 서있는 놈의 정강이를 후려친다.
부하들이 뒤로 물러선다.
'앗싸!!...봤지?' 무열이 환하게 웃으며 은재쪽을 돌아본다.
...!! 은재가 없다. 강승호가 은재를 끌고 간다.
무열 : (급해졌다) 야. 얏마. 007...!! 이건 반칙이잖어. 너 죽는다!!
무열이 은재쪽으로 가려하지만 부하들에게 막힌다.
마음만 급할뿐, 은재는 점점 멀어진다.
그때...
(희경) : 무열아!!
언덕위로 희경이 나타난다.
들고 있던 전경모자와 윗도리를 흔든다.
무열 : (버럭) 왜 이렇게 늦었어? (반갑게 쳐다보다가)... 혼자왔어?
희경의 뒤로 전경들이 나타난다.
강승호의 부하들이 도망간다.
무열이 그 뒤를 쫓는다.
전경들은 이게 뭔일인지 몰라 엉거주춤하다.
S#13. 길(밤)
강승호와 그의 부하 두명이 은재를 끌고 온다.
갓길에 세워둔 차에 은재를 밀어넣는다.
저 뒤쪽에서 무열이 쫓아온다.
언덕밑에서 웰웰거리며 경찰차가 올라온다.
용수 : (손을 흔들며) 장경사님...여기예요. 여기...
경찰차를 본 강승호 일당.
언덕 위쪽, 그러니까 무열쪽을 향해 차를 출발시키는데...
무열이 주먹만한 돌을 집어 와인드업. 앞 유리을 향해 집어던진다.
앞유리가 하얗게 금이 간다.
시야를 잃은 자동차가 인도턱에 걸친다.
강승호와 그 일당이 차에서 내려 덕수궁쪽으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경찰차에서 내린 장택수 경사...이거 뭐지? 어리둥절하다.
무열이 달려와 차에서 기절한 은재를 안아내린다.
S#14. 황금빌딩 앞(밤)
경찰차가 웰웰거리며 서 있다.
장택수가 슈퍼앞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는다. 스타벅스 취향이신지라 썩 마음에 드는 맛은 아니다.
S#15. 흥신소(밤)
용수가 창밖으로 경찰차를 보고 있다.
용수 : (혼잣말처럼) 내 인생이 요즘 다이나믹해졌어. 살다가 경찰 신세를 다지고..
갑자기 희경이 히히히 웃는다.
용수가 돌아본다. 희경은 테이블 위의 지도와 나뭇잎 모양의 금괴를 쳐다보고 있다.
무열은 뭐 때문인지 잔뜩 긴장해있다.
용수 : (소파에 앉으며) 좋아?
희경 : (행복을 주체못하는 얼굴로) 응. 좋아. 이런게 (황금) 214개나 더 있대잖어.
용수 : 시커먼 놈들이 쫓아다니는데?
희경 : 그래서 더 좋아.
용수 : ??
희경 : 생각해봐. 놈들도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이게 (지도) 가짠데 쫓아다니겠어?
진짜라는 확신이 있으니까 죽을둥 살둥 쫓아다니는 거지. 진짜 황금에 진짜 지도라구.
(다시한번 히히히 웃으며 손으로 입을 막는다)
용수 : 진짜 위험할 수도 있어?
희경 :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황금의 먼지를 닦아낸다) 괜찮어. 괜찮어. 모든 황금은 목숨 걸고 찾는 거야.
용수 : ..... 무슨 금일까? 그거
희경 : (반짝이는 황금을 바라본다. 황홀하다) 무슨 금이면 어때? 반짝이기만 하면 되지.
용수 : 무슨 금 인줄을 알아야 단서를 찾을 거 아냐?
희경 : (그런가 싶다. 잠깐 생각해본다) IMF 금 아닐까?
용수 : ....?
희경 : 그때 금모으기 운동 했잖어. 제2의 독립운동이다 어쩌구하면서... 이 나라 국민들은 어찌나 애국스러우신지.....
그때 모인 금 때문에 세계 금값이 내려갔다면서...?
용수: (간단하게) 난 안냈어.
희경: (냉큼) 나두.... 어쨌든 그때 엄청난 금이 모였대는거 아냐?
용수: 그래서?
희경: (입을 훔치면서) 누군가 스윽 한거지. 어때?
용수: 절대 아냐.
희경: (발끈한다) 왜에?
용수: 조만기가 벽속에서 죽은게 1989년이구. IMF는 1998년인데 그게 말이 돼?
희경: ...
용수: 게다가 이금은 조선말 평안돈가에서 만들어졌다구 신문에도 나왔어. 이건 2차대전 이전의 금이라구.
희경: (삐졌다) 알게 뭐야
용수: 상상을 할려면 자료에 기초를 해야지.
희경: (꿍시렁댄다) 그렇게 잘났는데 왜 이 모양이실까?
용수: 내가 생각하기엔 말이야. 이건 야마시타 골드야.
희경: 뭔 골드?
용수: 2차 대전때 일본이 패망을 예측한건 1942년부터였다고 하거든. 전쟁엔 져도 경제에선 질 수 없다.
일본의 높은 양반들은 그렇게 생각했대. 그래서 동남아 식민지 각국에서 금은보화를 긁어모아서 일본 본토로 날랐지.
근데 미국이 참전하면서 해상이 봉쇄되거든. 한반도 근해에 침몰한 일본배가 몇척인지 알아?
희경: 그냥 얘기해. 일일이 물어보지 말구.
용수: 자그만치 2백척.
희경: 우와!!!
용수: (희경이 너무 놀라자 자신 없어진다) ...20척인가? 암튼 그래....어쨌든 긁어모은 금을 일본으로 옮길수 없게 됐잖어?
그래서 식민지 각국에 숨겼대. 필리핀은 지금도 황금찾기가 기업수준이래잖어.
(금을 들어올리며) 이금이 바로 그때 그 금. 야마시타 골드인거지.
희경: (진지한 용수에 비해 시큰둥하다) 스케일이 너무 크다 싶지 않어?
용수: 어차피 상상인데 크면 좀 어때
희경: (아무소리 안하고 있는 무열에게) 무열씨 네 생각은 어때?
무열: (딴생각하고 있었다)... 응?
용수: 너 열 있냐? 얼굴이 빨갛다.
무열: (자기 얼굴을 만져보며) 아니야 안 아퍼. 열없어...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고, 막 씻은 은재가 나온다. 머리가 덜 말랐다.
무열, 벌떡 일어나 놓고는 다시 주춤 주춤 앉는다.
희경 : (그제서야 무열의 '열'을 이해한다. 혀를 쯧쯧 차면서) 한결같은 놈.
은재 : (무안하다) ...위에서 씻어도 되는데...
무열 : 안됩니다. 놈들이 또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데... 조심해야죠.
은재,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은재가 옆에 앉을 때 비누냄새가 나자 무열, 자기도 모르게 살짝 눈을 감고 만다.
희경 : (떠보듯) 은재씨는 이 금이 어떤 금인 것 같해요? 나는 IMF때 쌔빈 금이다. 용수씨는....(이름이 생각 안나 쳐다본다)
용수 : 야마시타 골드
희경 : ...그거라는데...
은재 : 잠깐만요. (핸드폰을 들어 통화를 시도한다) ...예 정이사님. 유은잽니다. 부탁이 있어서요........
제가 오래된 지도를 한 장 구했는데 그걸 알아봐줄 사람들이 필요하거든요. ..빠를수록 좋아요.... 예.
용수, 희경, 무열......은재를 감탄하며 쳐다보는데.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린다.
용수와 희경, 무열...공포에 질린 듯, 완전 얼었다.
강승호가 쳐들어왔을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은재가 천천히 돌아본다.
------은재의 브릿지
S#16. 흥신소(밤)
문이 벌컥 열린다.
실내를 얼려버린 공포의 주인은.....주인할아버지다.
할아버지 : 내 이럴 줄 알았어...이 사람들이 진짜...
희경, 무열, 용수...주춤 주춤 일어나 벌받는 학생처럼 손모으고 고개 푹 숙이고 쪼르륵 선다.
은재는 왜 이러나 싶어 주인할아버지와 세사람을 번갈아 쳐다본다.
할아버지 : 어떻게 빈사무실 물세, 전기세가 딴데보다 더 나오나 싶었는데... 이건 도둑질이야 도둑질. 알어?
(빤히 쳐다보는 은재를 발견하고는) 뭘 잘했다고 빤히 쳐다봐...? 어이구 머리까지 감으셨어?
이 한심이들이야 원래 그랬다치구 아가씨까지 이럴 줄은 내가 몰랐네. 진짜...
은재 : (억울하다, 무열과 희경을 바라본다)...
희경 : 사람이 잘못을 했으면 반성을 해야지...빨리 이쪽으로 와요.
은재, 할수없이 그들쪽에 가서 선다. 손모으고 고개 숙이고...
S#17. 2층 복도(밤)
창문너머 일장 훈시에 들어간 집주인 할아버지와 벌받는 자세로 서 있는 무열, 용수, 희경, 은재...
흥신소 간판의 낙서들...
'연선이 바보'
'애인구함..'
'00똥개. 죽어라'
그리고 흥신소 간판 바로앞에 괴발 새발 나서 '얼렁뚱땅'
S#18. 황금빌딩앞(낮)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여지는 황금빌딩.
시장바구니를 든 40대의 뚱뚱한 아줌마 두명이 화단턱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교복입은 여중생들이 세명, 까르르 웃으며 지나가고.
슈퍼앞 파라솔에는 양복 입은 영업사원이 드링크제를 마시고.
수선집 선이 고운 아줌마가 화단에 물을 뿌리다가 문득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황금빌딩 현관에서 고개를 빼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밖을 살피던 무열, 용수, 희경이
수선집 아줌마와 눈이 마주치자 꾸벅 인사한다.
희경 : 일단 수상한 놈들은 안보이는데...
용수 : 아니야.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야.
은재 : (뒤늦게 나타나 앞장서 걸으며) 가요.
무열 : (쫓아가 경호하듯 은재 앞쪽에 서며) 조심해요.
희경 : (따라가면서 은재를 째려본다. 꿍시렁댄다) 젤 늦게 나온 주제에...
은재차에 오르는 네사람. 차가 출발하면,
화면 밖에서 들어온 검은 차가 그 뒤를 쫓는다.
S#19. 서울대앞 도로(낮)
은재의 차가 서울대로 들어간다.
뒤쫓는 차도 그 뒤를 따른다.
S#20. 서울대 본관앞(낮)
양복을 입은 40대 남자와 20대 남자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은재차가 들어와 멈추자 남자들이 각자 차문을 열어준다.
희경과 은재가 내리고, 반대쪽으로 무열과 용수가 내린다.
40대남 : 정 이사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은재 : (당연한 친절을 받는 것처럼) 주차를 했으면 하는데요.
40대남 : 키 주십시오.
40대 남, 은재에게 키를 받아 20대남에게 건넨다.
20대 남, 은재차에 오른다.
40대남 : 이쪽으로... 다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극진한 대접에 은재를 제외한 세사람 어리둥절하고 익숙치 않다.
40대 남자가 말할때마다 자꾸만 움찔거리게 된다.
S#21. 회의실(낮)
첫눈에 봐도 학자풍의 사람들이 소개된다.
사람들이 소개될 때마다 은재는 까닥 까닥 고개를 숙이는데,
용수, 희경, 무열은 꾸벅 꾸벅 크게 인사한다.
(40대남) : (50대 안경낀 남자) 고문서 전문가이신 조동희교수님이십니다.
(50대 한복입은 여자) 한지 박물관장이신 이강희선생님이십니다.
(60대 한복입은 남자) 서예 전문가이신 황패산선생님이십니다.
(50대 남자) 고지도 전문가이신 윤일영교수님이십니다.
(40대 남자) 지리학과 이기문교수님이십니다.
은재 : (지도를 가장 가까이 있는 조동희교수에게 건네며) 잘 부탁드립니다.
전문가들 장갑을 끼고, 안경을 바꿔끼는 둥 준비하고 지도를 감정하기 시작한다.
한사람 한사람 돌아가며 지도를 살핀다. (TV쇼 진품명품의 음악이 흐를 수도 있다)
이강희 선생은 장갑을 벗고 재질을 느끼고, 황패산 선생은 먹의 냄새를 맡는등...
교수들과 좀 떨어진 응접 세트에 앉은 네사람.
40대남이 잠깐 실례한다고 나간 틈을 타서...
희경 : (작은 소리로) 쥬스라도 사갖고 왔어야 되는거 아냐?
은재 : 괜찮아요.
희경 : 그래도 그게 아니지... 어른들한테 부탁하면서 빈손으로 오는게 예의가 아닌데... 내가 깜박했네.
(자신의 어른스러움에 뿌듯한데)
은재 : (아무렇지도 않게) 장학기금을 내고 있으니까 이 정돈 괜찮아요.
희경 : 얼마나?
은재 : 매년 24억.
용수, 희경, 무열 숨이 막힌다.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동시에 소리없이 중얼거린다. '24억'
40대남을 따라 20대 여비서가 '시원한 오미나차'를 셋팅한다.
희경, 오미자차를 마시며 다시 한번 중얼거린다. '24억'
(점프)
감정이 끝났다.
지도를 내려놓고 각자 의자에 기대앉는 전문가들. 일부는 안경을 다시 바꿔끼고 장갑을 벗는다.
조동희 : 숫자 표기 방법으로 봤을때 1910년 이전의 지도군요. 1910년 이후에는 열십자의 표기방법이 달라지거든요.
이강희 : 종이는 전주에서 만들어 공납한 왕실관청용 한지입니다. 아마도 1897년산 한지로 보이는데
이때는 가뭄이 들어서 닥나무 작황이 좋지 않아 표면에 붉은기가 도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지 다섯장을 겹쳐 동백기름을 먹이고 그늘에 말리기를 세차례 물에 젖지도 찢어지지도 않도록 만들었죠.
아뭏튼 재질로 봐서는 최상품입니다.
황패산 : 먹도 중국 계림에서 나온 것인데 시작과 끝의 명도로 봐서 최상품입니다. 다만 종이도 먹도 최상품인데
붓칠이 굉장히 서툴러요. 이런데 보면 몇 번이나 덧칠이 되어 있죠. 망설이고 주저하면서 그린겁니다.
윤일영 : 아마 현장의 인부가 그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토목공사도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상하수도 공사도가
아닐까 싶었는데 앞서 선생님들이 1910년대 이전의 것이라고 하니 그건 아닌 것 같구요.
은재 : 왜 하수도 공사도라고 생각하셨죠?
윤일영 : 지도란건 기호를 통한 정보전달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정보만 적게 되죠. 이걸 평면도라고 볼때
굳이 이 폭의 길이를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근데 이걸 땅의 단면도라고 보면 이 폭에 대한 정보는 꼭 필요해지거든요.
희경, 용수, 무열....대충 고개를 끄덕인다.
전문가들, 할말은 다 했다는 듯 입을 다문다.
희경 : 혹시... (전문가들이 희경을 주목한다. 주저하면서도) 혹시 이 지도에 뭔가 특별한게...
윤일영 : 예를 들면?
희경 : 그러니까 그게......뭔가를 숨긴 장소를 표시하고 있다거나....
윤일영 : (진지하다) 숨긴다...예를 들면?
희경 : 그러니까 그게....중요한 어떤건데....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황금같은거....
진지하게 희경을 집중하던 교수님들, 전문가들, 일순간 뜨악해진다.
흠흠...헛기침을 하며 딴데를 보는 교수님.
표정관리하느라 괜히 안경을 닦는 교수님.
서류를 뒤적이는 점문가...웃음을 겨우 참는 분위기다.
괜히 무안해지는 용수, 무열, 희경.
(희경) : 차라리 대놓고 웃는게 낫지.
S#22. 본관앞(낮)
은재, 무열, 희경, 용수가 차를 기다리고 있다.
희경 : (앞씬의 대사에 이어) 사람 무안하게...
무열 : 그래도 용기있는 질문이었어. 난 그렇게 생각해.
용수 : 그럼!! 그 분위기에서 그런 질문 아무나 못하지.
은재차가 도착하고 20대 남자가 차에서 내린다.
다들 차에 타려는데 조동희 교수가 다가온다.
조동희 : 저기....그 지도가 황금하고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세사람, 조동희교수의 말뜻을 몰라 쳐다만 보는데...
은재 : (당당하게) 확신할순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경 : (나도 저렇게 말할걸. 아쉽다)....
조동희 : 만약 보물지도라고 생각한다면 도움 줄만한 분이 한분 있긴 있는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보물지도 전문가라고 할만한 분이거든요.
은재 : .....??
조동희 : 나도 우연히 알게 됐어요. 인사동에 자료 수집차 갔다가...
S#23. 인사동 도로(낮)
옛 물건의 향취가 나는 거리. 인사동.
인사동스런 가게들이 즐비한다.
은재차가 서서히 움직인다. 세명 어떤 상호를 찾고 있다.
(조동희) : 평생 모은 보물지도가 200개가 넘는다고 하대요. 일본지도, 필리핀지도 중국지도...
그 중에 진짜가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암튼 고물장사로 시작해서 인사동에 가게를 차리신 분인데...
가게 이름이... 명륜고서든가 그럴겁니다.
명륜고서라는 나무에 불로 지져 쓴 간판이 보인다.
S#24. 명륜고서앞(낮)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 네사람.
명륜고서는 문이 잠겨있고 안에 불이 꺼져 있다.
용수 : (문을 두드리며) 계세요? 아무도 안계세요?
옆가게 아저씨가 부채질을 하다가 말을 건다.
아저씨 : 그집 오늘 장사 안해요.... 뭐 찾으시나?
용수 : 어디 가셨어요? 언제 열어요?
아저씨 : 글쎄..그 집은 워낙 대중없어요.... 주인 맘대로니까...어쩔땐 아침 일찍 열기도 하고,
어쩔땐 해 저물어서 열기도 하고... 안 열때도 많고... 엊저녁부터 안보였던 것 같은데...
우리도 좋은 물건 많아요. 구경해 봐요.
용수 : (아저씨에게) 아닙니다. (희경, 은재, 무열에게) 어떡하지...?
어쩔까 서로를 바라보는 네사람.
S#25. 인사동 거리(저녁)
외국인들이 많이 지나간다.
지도를 보며 갈길을 찾기도 하고, 좌판 물건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명륜고서가 보이는 곳 나무그늘에 세워진 은재의 차
축 늘어지고 지루한 시간이 흐른다.
S#26. 은재의 차안(저녁)
네 사람이 앉아있다.
무열은 눈에 졸음이 가득하다.
용수 : (백미러를 보면서) 저 뒤에 차 말이야.
희경 : (돌아본다) 어떤 거?
용수 : (급하게) 살짝 봐, 살짝. 고개 돌리지 말구...까만 승용차...썬팅 심하게 된거.
무열 : (졸음을 쫓으며 살짝 돌아본다)...
은재 : (백미러로 본다)...
용수 : 저처, 우릴 감시하고 있어.
무열 : 어떻게 알어?
용수 : 아까부터 계속 있었거든.
무열 : 주차중일지도 모르잖아.
용수 : 아니, 가끔 차가 출렁이거든. 봐봐 지금도 움직였지. 안에 사람 있어
무열 : 그냥 있나부지.
용수 : 이 더위에 시동끄고, 에어컨 없이? 창문도 안열고?
희경 : 어쩐지... 아까부터 자꾸 시선이 느껴졌어. 온몸이 스멀거리는게... 덮치면 어떡하지?
무열 : 나참...누나! 누나랑 같이 있는 이 남자. 태권사범 박무열이야. 으응?
은재 : 걱정할거 없어요.
무열 : (의기양양) 거봐. 은재씨가 인정하잖어.
은재 : 경비업체를 불렀어요.
세사람, 의아하다.
S#27. 또다른 차(저녁)
머리를 짧게 깍은 경비업체 직원 네명이 타고 있다. 각자 이어폰을 끼고 은재의 차를 주시한다.
S#28. 은재의 차(저녁)
은재 : 오늘은 그만 가죠. 잠깐 메모 좀 남기고 올게요.
무열 : 같이 가요.
은재 : 괜찮아요. (내린다)
희경 : (멀어지는 은재를 보며) 쳇... 지가 언제부터 우리 팀이었다구. 지도는 우리거잖어.
슬쩍 끼어든 주제에 순 지맘대로야..저 혼자 결정하고 지가 경비부치고 지가 리더야?
무열 : 그래서 누난 어떻게 하고 싶은대?
희경 : (단호히) 몰라, 모르니까 가만히 있지. 알았어봐, 내가 가만히 있을 사람이야?
그때...저멀리서 순찰중인 경찰차를 발견한다.
무열 : 장경사다.
희경 : (뭔가 생각났다) ...무열씨 내려.
무열 : 왜? (어쨌든 따라내린다)
S#29. 순찰차(저녁)
분위기있는 음악(포르투갈 음악같은)을 들으면서 스타벅스 커피를 홀짝이는 장경사... 나름 낭만적이다.
창밖으로는 인사동이 스쳐간다.
외국인들도 보이고 명륜고서앞에서 메모중인 은재도 얼핏 보이고.
운전석의 후배경찰이 슬쩍 백미러를 본다.
후배경찰 : 장경사님.
장경사 : (그윽하게) 으응?
후배경찰이 백미러를 눈짓한다.
백미러속, 무열과 희경이 달려온다.
S#30. 골목(저녁)
장택수와 무열이 고개를 내밀고 썬팅이 심하게 된 승용차를 바라본다.
희경 : 저 썬팅하며...저 검은 아우라...진하게 느껴지잖아? 범죄의 냄새... 민완경사, 장경사님이라면 벌써 맡았을텐데..
무열 : (쿵짝이 잘맞는다) 지난 번에 우리덕에 납치범 잡은거, 그거 벌써 잊었어요? 우리가 밥상 다 차려놓고,
장경사님은 숟가락 하나 거든것밖에 더있어? (장택수가 쳐다보자) 물론 장경사님 홍복이지. 인덕이구..
희경 : 일단 검문부터 해봐, 아님 말구. 손해나는 장사가 아니잖어.
무열 : 누가 알어? 월척을 낚을지.
장택수 : (솔깃하다. 후배한테) 일단 차량조회하고... 주차위반 딱지부터 떼볼까?
희경, 무열 동시에 좋은 생각이라는 듯 오버하며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보인다.
후배경찰은 차량조회를 하고 장경사는 제복의 각을 잡고 까맣게 선팅된 승용차로 향한다.
희경 : (멀리 명륜고서에서 돌아서는 은재를 흘깃 쳐다보며) 너는 돈을 쓰지만 나는 머리를 쓴다 이거야.
S#31. 명륜고서앞(저녁)
까맣게 썬팅된 승용차로 다가가는 장택수.
숨어서 지켜보는 무열과 희경.
장택수 : (승용차 창문을 똑똑 두드리며)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대꾸가 없자 좀더 강력하게) 주차위반하셨습니다.
안쪽의 수런거림, 창문이 아주 조금 내려간다.
눈만 보이는 운전자...빨리 가라고 손짓한다.
장택수 : (열받았다) 어쭈...이 사람들이... 주차위반에 썬팅한 꼬락서니하고는...창문 내리고 면허증 제시하세요.
지나가던 사람들 힐끔거리는가 싶더니..
저 앞쪽에서 한국인과 이야기하던 동남아 외국인 두명이 후다닥 달아나가 시작한다.
차문을 벌컥 열고 내리는 남자들 일제히 그 뒤를 쫓는다.
어디에서 숨어있었던지 여기저기에서 뛰쳐나온 십여명의 남자들이 외국인을 쫓는다.
장택수, 어리벙벙하다.
-----희경의 브릿지-----
S#32. 명륜고서앞(저녁)
인사동의 추격씬.
외국인을 쫓는 10여명의 형사들, 골목으로 들어간다.
썬팅이 까맣게 된 차에서 마지막에 내린 남자, 그 모습을 주시하며..
남자 : (무전기에 대고 급하게) 용의자 도주 세시방향. 세시방향.
남자(그를 강형사라 부른다)가 장택수를 쏘아보면서 무전기를 부숴트릴듯 움켜쥔다.
굉장히 열받았다... 무전기에서 들리는 다급한 소리들, '앞을 막어! 야 이 새끼야!!'
장택수, 움찔한다. 뭐지?
후배경찰 : (큰소리로) 장경사님....차량조회결과 나왔는데요. 서울경찰청 마약단속반이랍니다.
강형사 : (이름표를 확인하고) 장택수 경사. (장택수의 쪼인트를 까면서 으르렁거리듯) 하고 많은 차중에서
이차만 지목해 검문한 것, 의도적인 범인 도주 방조인 것 같은데...
장택수 : (정강이를 싹싹 문지르며)... 아뇨. 그게 아니구요. 신고가 들어와서... (가리키며) 저 사람들이...
골목에서 지켜보던 무열, 희경, 자기를 가리키자 얼른 외면한다.
그때 은재가 무열과 희경에게 다가온다.
은재 : 무슨 일이예요?
강형사 : (화가 잔뜩 났다) 다 연행해!!
마약단속반 형사들이 무열과 희경, 은재를 잡는다.
차안의 용수는 얼른 외면한다.
경비업체 직원들도 차안에서 내려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S#33. 경찰서 취조실(밤)
무열이 조사를 받고 있다.
무열 : (억울하다) 마약이라뇨. 저는 학교 다닐 때 본드도 안불었거든요.
(점프)
희경이 조사를 받고 있다.
희경 : (주눅 들어서) 전과요? 하나 있긴 있는데 없는거나 마찬가지거든요. 별것도 아닌걸 자꾸 법으로 하자고 그래서...
지가 언제부터 법대로 살았다고.... 그렇지만 사기하고 마약하고는 장르가 다른데 자꾸 그쪽으로 엮으시면 안되잖아요.
(점프)
은재 : (차분하게) 변호사 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S#34. 복도(밤)
취조실에서 나오는 형사들.
강형사 : (핸드폰을 받고 있다) 응...잡았어?...(겨우 얼굴 밝아진다) 잘했어. 지금 갈게. (전화를 끊는다)
형사 : (취조실 턱으로 가리키며) 관련없는 것 같은데요.
강형사 : (긴장했던게 풀어졌다) 놓쳤으면 없는 죄라도 만들어 붙일라 그랬는데... (나가면서) 겁 좀 주고 돌려보내지.
형사 : 예...
S#35. 경찰서(밤)
경위서에 사인중인 무열, 희경, 은재...
희경과 무열이 은재 눈치를 본다.
은재는 화가 난걸 참고 있다.
정복경찰이 가방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돌려준다.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이는데...
(경찰) : 다음엔 진짜 안봐 드려요.
경찰이 어떤 할아버지와 함께 안쪽에서 나온다. 할아버지, 그는 이산이다.
이산, 희경옆의 책상으로 다가온다.
이산 : 봐주긴 뭘 봐줘. 늙은이 밤새 잡아놨으면서...생색은... 나 이거 위자료 청구할거야.
경찰 : 하세요. 얼마든지....할아버지 솔직히 말해봐요. 그거 장물인거... 알았죠? 알고 받았죠?
이산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까? 난 진정 몰랐다니까는...
경찰 : (이산을 쳐다본다. 어이없다) 예. 예... 맞아요. 할아버지는 몰랐어요. 됐죠....여기 싸인하고 얼릉 가세요.
이산, 사인하다가, 문득 무열을 발견한다.
이산 : 태권도아녀?
무열 : (엉거주춤 인사한다)..
이산 : 점쟁이도 있구.
점쟁이란 말에 경찰서의 사람들 희경을 본다.
희경, 맘에 안든다.
희경 : (따끔하게) 영매사예요.
이산 : (눈치없이 큰소리로) 엎어치나 매치나... 이런데서 만나도 반갑구먼...여긴 왠일 들여? 뭔일여?
여기 경찰들 내가 죄 아는데 말해봐.
희경 : (외면하며 작은 소리로) 목소리를 왜 이렇게 커?
이산 : 접촉사고? 신호위반? 뭔데 그려?
무열 : (눙치듯) 별거 아니예요. 할아버지는요?
이산 : 나? 나도 별거 아녀. 어떤놈이 옛날 책을 갖고 와서는 사달라고 사달라고... 하도 졸라싸서 사줬더니 그게 장물이라고....
(말하면서 마침 경찰이 내놓은 지도를 끌어당긴다) 이게 뭐여? 이거 뭔가 수상한데
경찰이 쳐다본다.
희경 : (홱 채간다) 인 주세요.
이산 : 어따. 오래된 것 같은데...이리 줘봐.
희경 : (등까지 돌리면서 지도를 가방에 넣는다) 보면 뭘 알아요? 알지도 못하면서...
(혼잣말처럼 그러나 들으라는 듯) 장물아비주제에...
이산 : 거참 승질머리하고는....
경찰 : (세사람에게) 확인하셨으면 가보세요.
은재가 일어나 나간다.
희경, 무열은 경찰에게 꾸벅 인사하고 은재 뒤를 따라 나간다.
S#36. 경찰서 정문앞(밤)
경찰서에서 나오는 세사람.
희경이 얼핏 은재 눈치를 본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걸을 뿐 은재는 말이 없다. 그러나 화가 난 것만은 틀림없다.
무열 : (은재 눈치를 보며) 어떻게 일이 이렇게 되냐..그치 누나?
희경 : (은재 눈치보며) 그러게 말이야. 인사동에서 마약 단속을 할줄 누가 알았어. 안그래?
무열 : 내말이...어제는 경찰신세를 지고, 오늘은 경찰서 신세를 지고, 뭐가 되두 될려나봐. 안그래?
희경 : 그러니까....
경찰서앞에서 기다리던 용수가 손을 흔든다.
은재 : (용수에게) 차는요?
용수 : (주차장쪽을 가리킨다) 이쪽에...
S#37. 주차장(밤)
은재, 차문을 열려다가 멈춰선다.
은재 : (희경등을 보며) 앞으로는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상의를 했으면 좋겠어요.
희경, 무열, 용수, 할말이 없다.
은재가 차에 탄다.
S#38. 흥신소(밤)
흥신소 문이 열린다.
은재를 필두로 희경, 용수, 무열이 들어오다가 멈춰선다.
흥신소가...바뀌었다.
꾸질꾸질하던 소파가 가죽소파로,
페인트칠이 다시 됐고, 회의 테이블이 생기고, 회의용 보드판이 생기고, 정수기, 에어콘이 생겼다.
이게 다 뭔가 싶은데... 똑똑 노크와 함께 집주인 할아버지가 들어선다.
무열, 용수, 희경 뜨끔한데.
집주인 : (사람좋은 웃음을 흘리며) 늦었구먼... (은재를 보며) 여기 계약서... 등기부등본 확인하고, 여기 사인하고
은재 : (계약서에 사인한다)
집주인 : 딴집같네. 그러게 집은 주인을 잘만나야 되여. (물을 틀어본다) 물도 잘 나오고...전기도 잘 들어오지?
아 그리고 냉장고는 내일 온다고 연락왔어.
은재 : 고맙습니다.
집주인 : (계약서확인하고) 그럼 수고들 허게. (나간다)
무열 : (둘러보며) 어떻게 된거예요?
은재 : 사무실 임대 계약했어요.
용수 : 이것들은 다...
은재 : 일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요. 또 필요한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그리구...(핸드백에서 뭔가를 꺼내면서)
이거 이 일 하는 동안 세분 쓰시라고 만든건데...
희경 : (내내 똥씹은 얼굴로 이것저것 건드려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아까 은재씨가 한말 그대로 돌려줄게.
(은재눈을 똑바로 보며) 뭔가를 하려면 그 전에 상의 좀 해요. 어쩌다보니 은근슬쩍. 얼렁뚱땅 같이 일하게 됐는데,
그리고 은재씨가 돈이 많은 것도 알겠는데...이러는 거 좀 실례지 않아요?
은재 : ...
희경 : 우리가 은재씨한테 고용된 건 아니잖아요. 은재씨가 리더예요? 왜 혼자서 결정하고, 계약하고, 사드리고...
(어이없다는 듯 시선을 돌리다가 은재가 핸드백에서 막 꺼낸 신용카드 세 장을 그제서야 발견하고는
하려던 말을 잊는다) 결하고...사드리고...아... 내말은 그러니까... 기분이 조금...그렇다는.....
은재씨 기분 나쁘라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은재 : ....(생각해보니 자기가 틀린 것 같다) 알겠습니다. 내가 지나친 것 같네요. 미안합니다.
(카드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는다)
희경 : (가방안으로 들어가는 카드를 안타까이 바라본다)...
은재 : 저... 오늘은 이만 끝낼까요?
무열, 용수가 급 동의하는 동안에도, 은재가 인사하고 나가는 동안에도 희경은 콧구멍으로 숨만 쉬고 있다.
무열 : (희경을 툭 치며) 누나?
희경 : (멍해서) 카드였지?
용수 : 골~드카~드!!
희경 :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리지 그랬어. (모로 쓰러지면서) 말렸어야지
(괴로워하다가 문득 소파를 손으로 쓸며)...이거 진짜 가죽이네.
S#39. 길-명륜고서앞(낮)
인사동스러운 분위기의 골목 가장 안쪽에 '명륜고서'가 위치해있다.
은재, 무열, 희경, 용수가 걸어온다.
무열은 반바지에 샌들차림이다.
희경 : (무열을 보며) 옷이 그게 뭐냐?
무열 : (자기 옷을 내려다본다)...
희경 : 어른들은 그런 거 따지잖어. 영말 안신는거. 반바지 입는거.. 게다가 여기가 어디야? 전통의 인사동...
그 컨셉은 아니지...
무열 : 어떡하지? 양말이라도 사 신을까?
용수 : 나도 안신었는데...
명륜고서앞에 도착한다.
은재 : (문을 열면서) 실례합니다.
S#40. 명륜고서안(낮)
인위적인 조명없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만드는 음영이 실내를 더욱 고전틱하게 만든다.
햇빛이 비추는 곳에 뽀얀 먼지들이 나르는데 그것도 왠지 고풍스럽다.
고서적들이 쌓여있고, 옛날 물건들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등을 보이고 앉은 모시 옷을 입은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햇빛이 만드는 음영속에 동그마니 놓여져 있다.
명륜고서안은 마치 시간이 비껴간 듯 옛스럽다.
희경 : (다소곳하게) 이산 선생님? 좀전에 전화드린 사람인데요.
(이산) : 아. 잠깐만요.
이산선생께옵서 뭔가를 마무리하고 돌아선다.
무열은 반바지 맨발이 신경쓰여 용수뒤로 숨는데...
돌아보는 할아버지는 이산이다.
무좀약을 바르던 중이었던 듯 이산이 돌아본다. 그럴듯했던건 모시적삼 윗도리뿐..밑은 그역시 반바지다.
은재 : 이산선생님?
이산 : (일행을 둘러보다가 희경을 발견한다)
-----용수의 브릿지-----
S#41. 명륜고서안(낮)
이산이 발가락 사이 사이에 솜을 끼워 틈을 만든다.
은재가 가방에서 지도를 꺼낸다.
은재 : 전화로 말씀드린 그 지돈데요.
이산 : (쳐다도 안본다) 늙은이가 본다고 아나.
희경 : (움찔한다)...
용수 : 에이...그러지 말구 좀 보세요. 예? (이산의 얼굴 앞으로 지도를 옮긴다)
이산 : (외면하며) 글쎄 난 고작 장물아비라서....
무열 : (용수의 지도를 뺏어 이산의 얼굴쪽으로 옮기며) 이 누나 생각없는거 어제 오늘 일도 아니잖아요...
선생님이 참으세요. 예?
이산 : 할아버지가 언제 선생님이 됐어?
용수 : 할아버지 한번만...
무열 : 좀 봐 주세요...
이산, 콧방귀를 뀐다.
희경 : (진심을 담아) 잘못했어요. 그때는 제가 너무 흥분해서...경찰서라는데가 그렇잖아요.
그만 용서하시고 한번만 봐주세요.
이산 : ...
희경 : 제가 어떻게 하면 돼요?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무릎 꿇어요?
이산 : (고집 부리듯 외면한다)...
희경, 결심하고 무릎을 꿇는다. 나름 비장한 결의...고속촬영이어도 좋겠다.
무열, 용수, 은재...슬쩍 외면해주는 센스!!
이산 : (마음이 돌아선 걸까? 지도를 스윽 본다. 그리고는) 봤어. 됐지? 그만 가봐.
희경 : (폭발한다) 아 진짜..왜그래요? 나이가 몇갠데 말장난이나 하구, 진짜..
이산 : 케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반성은 무슨....입으로만 반성했지? 나 장사해야돼. 그만 가봐. 나도 바뻐..
이산이 이것저것 옮기고, 털고, 바쁜척 부산을 떤다.
어쩔수 없는일일까?
네사람 이산이 움직이는대로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희경 : (다 안다는듯).......사실은 모르죠?
이산 : 뭐?
희경 : (지도를 들어보이며) 이거 봐도 모르죠? 모르니까 괜히 화난 척 하는거죠?
이산 : 흥...누가 넘어갈 줄 알고
희경 : 예. 예... 그래요. 아닌데 삐진 걸로 해둘게요. 그게 맘 편하시겠죠. 괜히 봤다가 모르면 그 쪽팔림은 어쩌실려구요.
(지도를 둘둘말며) 가자... 이 할아버지 암것도 몰라. 알면 입이 간질거려서라도 가만 못있지. 나대는 성격에...
(나가려는데) 괜히 시간만 버렸잖어. 은재씨 아는 대학교수 많잖어. 거기다 알아보자.
그때 등뒤에서
(이산) : 그거 보물지도지?
희경 : (이산 모르게 배시시 웃는다)...
이산 : (다다다 토해버리듯) 1890년대에서 1910년 사이에 만들어졌구. 토목공사도야. 그런걸 우리는 청색시리즈라고 하는데.
보물지도는 원래 세 개가 한세트야. 일반적인 위치를 말해주는 지도를 백색시리즈. 토목도면의 지도를 청색시리즈.
암호를 적어놓은 적색시리즈. 흥! 이래도 몰라.
희경 : (음흉하게) 그래도 이게 어떤 보물을 숨겨놓은 지돈지는 모르시죠?
이산 : 모르긴 뭘 몰라. 그건 광무... (하다가 희경등이 눈을 반짝이며 듣는걸 보고는) 헤. 헤. 헤... 여기까지...
아~ 큰일날뻔했네. (돌아선다)
S#42. 명륜고서앞(낮)
이산이 문을 닫고 어딘가로 걸어간다.
무열, 은재, 희경이 그 뒤를 쫓아간다.
용수는 뒤처진채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희경 : 선생님!!
이산 : 할아버지라며...
무열 : 할아버지!!
이산 : 됐어
은재 : 의뢰비는 섭섭지 않게 드릴게요.
이산 : 먹고 살만큼은 벌어, 나두.
용수 : 할아버지
이산 : (노래하듯) 왜불러
용수 : (천천히 다가온다, 어쩐지 승기를 잡은듯한 여유를 갖고) 그쯤하시죠...
이산이 돌아본다.
용수가 일행의 앞으로 나선다. 이산의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삭인다.
이산의 얼굴이 흙빛이 된다.
이산 : (말까지 더듬으며) 이거하고 그거는 관계없지...
용수 : (씨익 웃으며) 저는 관계 있어요.
이산 : 비겁하게....
용수 : (느긋하다)...싫으면 말구요.
무열 : (툭 치며) 뭔데...
용수 : 있어, 바둑 승부에 얽힌 비화가... (이산에게) 자...어쩌시겠습니까?
어쩔까? 어쩔까?....이산이 갈등하는 동안 은재, 희경, 무열은 초조하게 바라보고 용수는 느긋하다.
그런 용수를 슬쩍 보고는 이산이 결국엔 항복한다.
이산 : 좋아. 그대신 한사람당 한가지씩 세가지 질문만 받을거야.
희경 : 네 개잖아요. 하나, 둘, 셋, 넷!!
이산 : (희경을 꼭 찍어 가리키며) 자네 질문은 받기 싫어. 죽어도 싫어.
희경 : 아...쪼잔 쪼잔 왕쪼잔!!
이산 : (그러거나 말거나 걸어가면서) 자 그럼 누구부터 질문할거야?
S#43. 덕수궁(낮)
나무그늘에 앉은 이산.
좀 떨어진 곳에서 뭔가 상의를 한 네사람. 이산에게로 다가온다.
이산, 쳐다본다.
은재 : (가방에서 문제의 금을 꺼낸다) 이 금이 무슨 금인지 알고 싶어요.
이산 : (금을 받아 이리저리 살펴본다)...
희경 :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면 반칙이예요.... 아니다. 모른다고 하면 다른 질문으로 바꾸기... 좋죠?
이산 : 사외비사라는 책에 보면 말이야. 광무황제 황금 12옹이란 말이 나오지. 고종임금이 열두항아리 가득, 황금을 담아
어딘가에 숨겨놓았다라는 기록인데, 고종의 비자금에 관한 기록이나 증언은 그밖에도 몇 개 더 있어.
광복이후에는 실제로 황금을 찾기위해 어느 집 구들장을 뜯었다라는 기록까지 있으니까...
그럼 이게 어떻게 고종의 황금이라고 볼수 있느냐... 사외비사라는 책에 보면, 황금에 편자를 찍었다라고 했는데,
여기 이쪽면에 희미하게 편자가 보이지.
무열 : (작은소리로) 이게 편자야?
희경 : 그런가보지 뭐.
무열 : (무심코) 그 금을 어디다 숨겼을까요?
이산 : 두 번째 질문인가?
희경 : 아니예요. 취소, 취소.
이산 : 낙장 불입이지만, 한번만 봐주지. 정말 취소할거야?
무열 : 잠깐만요.
무열, 일행을 모은다.
무열 : 왜? 물어보자.
희경 : 당연 모르지. 알면 저 할아방구가 가만있었겠어
무열 : 혹시 알지도 모르잖아.
희경 : 혹시...? 니가 혹시로 인생을 사니까 이모양이지. 좀 계획적으로 살아봐라. 답답한(무열 가슴을 쿡쿡 찔르면서) 실리콘아
무열 : (희경 가슴을 찌르려 하면서) 애초 이 고생을 왜 하는데...
희경 : (째리면서) 죽는다!!
무열 : 이 성차별주의자!!
희경 : 우리나라에도 보물이 나온 적이 있는지 그걸 물어보자.
은재 : 그런건 신문보면 알텐데...
희경 : 모든 게 신문에 나온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순진해라...
은재 : (희경의 말투가 거슬린다)..
(이산) : 이건 시간끌기여. 타임 오버.
무열 : 내 질문이니까 내맘대로 할거야. (이산에게) 알고있는 한 진실만을 말할 것을 약속하죠?
(선서하는것처럼 오른손을 들어보인다)
이산 : (역시 오른손을 들면서) 선서
용수, 희경, 은재, 무열이 어떤 질문을 할지 긴장됐다.
무열 :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엄청나게 조사하고 연구하고 그러셨죠?
이산 : 그게 질문이야?
무열 : 아니..연구하고 조사하고 그 결과...할아버지 생각에 고종은 그 금을 어디다 숨겼을 것 같애요?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
이산 : (히죽 웃는다) 내 생각?
일행 : (긴장한다)...
이산 : 내가 고종이라면 (덕수궁을 둘러본다) 여기 어딘가에 숨겼겠지
무열 : 왜요?
이산 : 명성황후가 죽고나서 고종은 경복궁에서 안살고 덕수궁에서 살았거든. 왜인줄 아나?
덕수궁 주위에 대사관이 많았거든. 저쪽에 미국대사관, 영국대사관, 러시아 공사관.
언제든 대사관에 들어가기만 하면 망명신청을 할 수 있으니까. 담장하나만 넘으면 망명이야.
그 상황에서 비자금을 멀리 둘 리가 없지. 이곳 어딘가에 있을거야. 분명히...
뭐 저 언덕에 있는 토굴이 비밀장소로 향하는 입구다 그런 소리가 있지만서두.
네명...덕수궁 궁궐을 돌아본다.
여름의 고궁은 한가하기만 할뿐이다.
이산 : 자 마지막 질문이야.
희경이 일행을 모은다.
신중하게 의논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용수 : 다른 두장의 지도가 어딨는지 아세요?
이산 : 내가 알거라고 생각하나?
네명 : ...
이산 : 당연 모르지. 자 이제 끝났지.
희경 : 그런게 어딨어요?
무열 : 할아버지이!!
이산 : (일어나 간다)
희경 : 잠깐만요. (이산 앞을 막아선다)
이산 : ...?
희경 : 정말 이거 하나만 물어볼게요. 진짜 마지막예요.
이산 : 약속은 약속이야.
희경 : 대답 안해주면 내가 가진 모든 방법을 죄다 동원해서 저주할거예요.
이산 : (희경을 쳐다본다)...
희경 : (찔끔한다) 대신 알려주면 무병장수하라고 기도할게요. 새벽마다...
이산 : ...뭔데?
희경 : 광무황제 황금 12옹...그 항아리 말에요.
긴장하는 다른 세명.
희경 : ...그 항아리 크기가 고추장 항아리만한거예요. 간장독만한거예요.
세명 : (예상치 않은 질문에 움찔한다)...
이산 : 숨긴 황금이 85만냥이라니까 계산해봐.... 31톤쯤 되나.
이번엔 희경이 움찔한다.
이산이 희경을 지나쳐 간다.
희경...45도 각도를 본다.
무열 : 뭐해?
희경 : (시선을 내리며) 상상해봐. 황금이 31톤이래. 1톤트럭이 자그만치 서른한개
은재 : (그 옆을 지나가며) 여기서 톤은 무게를 나타내는거라 트럭하고는 상관없어요
희경 : (황홀한 얼굴 문득 깨지며 멀어지는 은재를 째려본다) 하여튼 잘나셨어. 진짜...
S#44. 흥신소(밤)
희경이 낙서중이다.
용수는 창밖을 보고 있다.
희경 : 31을 4로 나누면 4.7은 28. 일단 7톤씩 나눠갖고. 나머지 3을 4로 어떻게 나누나...
은재 : (뭔가 생각하다가) 3을 4로 나누면 0.75잖아요.
희경 : (작은소리로 꿍얼댄다) 있는 놈이 더해. 양보한단 소린 죽어도 안하지.
용수 : (창밖을 보고 있다) 아직도 있는데...
무열과 희경이 용수가 있는 창쪽으로 다가간다.
황금빌딩밑에 서 있는 차
S#45. 황금빌딩앞(밤)
아식스와 아디다스가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황금빌딩을 감시하고 있다.
그 앞에 끼익 소리를 내며 아슬아슬하게 멈춰서는 자장면 배달 오토바이.
아식스와 아디다스가 흘깃 쳐다본다.
1회때도 그랬지만, 짱께의 오토바이 솜씨는 곡예와도 같다.
S#46. 흥신소(밤)
용수, 희경, 무열이 창밖을 보며 진지하게 이야기중이다.
그들의 등뒤로 짱께가 (그는 1편에 나왔던 그 짱께다)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등을 꺼내놓는다.
무열 : 뭐하는 놈들일까?
용수 : 금을 쫓는 놈들이지
무열 : 그건 나도 알어.
희경 : 언제까지 쫓아다니려는걸까?
용수 : 우리한테 지도가 있는 한 계속...
희경 : 오늘 용수씨 대사 마음에 안들어.
용수 : 질문이 뭣같으니까 그렇지.
무열 : 고생 고생 개고생. 다 찾아놓고 막판에 인터셉트 당하는거 아니야.
짱께 : (셋팅 다하고) 3만 4천원입니다.
순간적으로 움찔하는 세사람.
그러나 마치 못들은 것처럼 창밖만 바라보며 이야기에 열중한다.
용수 : 저놈들은 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무열 : 대충은 알고 있어.
희경 : 어떻게 알어?
무열 : 지난번에 '우왕우왕 007'이 그랬거든. 니들은 갖고있어봤자 암것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물었지. 너는 아냐?
그랬더니 놈이 이렇게 웃더라구. '흥...'
희경 : 어떻게?
무열 : (다시한번) 흥!!
희경 : 그건 안다는 코웃음인데.
무열 : (흥하느라 나온 코를 훔치며) 그렇지?
짱께 : (은재에게 돈을 받고서) 맛있게 드세요. (나간다)
그제서야 주춤주춤 다가오는 세사람.
희경 : (젓가락을 뽀개며) 밤에 먹으면 살찌는데...
은재 : (랩을 벗기며 흘깃 쳐다본다)...
S#47. 토굴앞(낮)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덕수궁과 미국공사관, 구 러시아 공사관 탑.
은재, 용수가 토굴앞에 서서 문제의 장소를 둘러본다.
토굴에서 희경과 무열이 나온다.
희경 : 오른쪽은 막혔고, 왼쪽은 러시아 공사관 탑쪽으로 연결돼있어. 숨겨진 비밀 문 같은게 따로 있나?
용수 : 지도를 보면.. (은재에게) 지도 좀 줘봐요.
은재 : (핸드백에서 지도를 꺼내 준다)
용수 : 이게 지하도라는 거잖아. 이중의 하나가 이 토굴일 수도 있다는 얘긴데..... 역시 다른 지도가 없으면 안되나..
무열 : 금속 탐지기 같은걸 써보면 어떨까?
용수, 같지도 않다는 듯 흐흐흐 웃는다.
무열이 용수의 머리를 헤드락 건다. 용수가 버둥거린다.
은재가 다시 지도를 핸드백에 넣는다.
누군가의 시선으로 은재의 핸드백이 보여진다.
S#48. 도로(낮)
누군가의 시선이 덕수궁쪽으로 걸어가는 네사람을 쫓는다.
네사람 뒤를 따라오는 경호원 차량.
그리고 그뒤, 아식스와 아디다스의 차도 그들을 따라온다.
시선의 주인은 경호원도, 아식스 아디다스도 아닌 듯...한참 뒤에 있다.
무열 : 황금을 숨겼으면 숨겼지. 왜 지도를 만들었을까? 그냥 기억하면 되잖어
용수 : 숨긴데가 되게 복잡한가 부지. 아니면 숨기긴 숨겼는데 언제 찾을지 기약이 막막하다든가...
무열 : 근데 왜 지도를 셋으로 나눴을까? 그냥 한 장에 기록하면 편하잖어.
용수 : 그 한 장의 지도가 딴놈한테 넘어가봐라. 직빵 들키는데... 은행 비밀 금고 열쇠도 두개로 나누잖어.
무열 : 은행 금고는 열쇠가 두개야?
용수 : 영화도 안봤냐? 아마 고종은 세장의 지도를 따로 따로 보관 했을 거야.
한 장은 자기가 갖고, 두장은 누굴 주든가 해서...
희경 : 누구한테 맡겼을 것 같어?
용수 : 찾아봤는데 고종은 엄청 소심했대. 특히 마누라가 죽고부터는 아무도 안 믿었대.
잠잘 때도 이방저방 옮겨다니면서 자고. 그런 의심의 덩어리같은 사람이 믿고 맡길만한 사람이 많지는 않았을텐데.
그때...누군가의 시선이 급격히 다가온다.
오토바이가 급발진하듯 속도를 내 은재앞에서 뒷바퀴가 들릴정도로 급정거하더니 은재의 핸드백을 낚아챈다.
은재가 휘청한다.
오토바이 다시 급발진하느라 굉음만이 남는다.
-----무열의 브릿지-----
S#49. 덕수궁 근처 도로(낮)
오토바이가 조용 조용 은재, 무열, 희경, 용수를 따른다. (좀전의 상황이지만 이씬의 시선은 오토바이의 시선이다)
경호원차량도 있고. 대놓고 뒤를 밟는 아식스, 아디다스의 차도 있다.
은재의 가방...한눈에도 고가로 보인다.
오토바이가 급출발한다. 경호원차량과 아식스차를 지나 은재의 핸드백을 낚아채 달아난다.
희경 : (너무 놀라 어어 소리만 지르고)...
무열 : (주위를 둘러보다가 돌멩이를 찾아 집어던지지만 빗나간다) 야 새끼야...
경호원차가 은재를 보다가 오토바이를 쫓기 시작한다.
당황하기는 아식스와 아디다스도 마찬가지... 오토바이를 쫓는다.
희경 : (발을 동동 구른다) 어떡해? 어떡해?... 그 비싼 핸드백을 털래 털래 들고 다니니까 그렇지.
가슴에 싸안고 다녀야지. 이렇게.. 그게 명품에 대한 예의라는건데, 아... 어떡해?
무열 : (은재에게) 안다쳤어요?
S#50. 한적한 도로(낮)
번호판을 테잎으로 가린 오토바이.
까만 헬맷을 써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오토바이가 흘깃 뒤를 돌아본다. 경호원차와 아식스차가 쫓아온다.
S#51. 아식스차(낮)
아디다스가 운전중이고 아식스는 통화중이다.
아식스 : 지금 쫓고있습니다. 예...
S#52. 도로 - 계단(낮)
오토바이 추격중.
오토바이가 달리다가 계단을 내려간다.
가까스로 멈추는 경호원의 차와 아식스의 차.
창밖으로 보이는 계단. 바로 밑은 폭이 얼마 안되는 인도. 그리고 강물이다.
오토바이 그 속도로 내려가다간 분명히 강에 빠질 것 같다.
그러나 오토바이 계단을 내려가고 뒷바퀴가 들릴정도로 급정거하며 아슬아슬하게 멈춰선다.
계단위를 흘깃 쳐다보더니 여유있게 도망친다.
S#53. 경찰서(낮)
은재와 희경이 소매치기한 물건에 대해 이야기중이다.
핸드백 주인인 은재보다 희경이 더 흥분해있다.
경찰 : 그러니까 피해액이 150만원짜리 핸드백하고, 현금은요?
은재 : 수표랑 해서 50만원정도. 카드가 세장 있구요
희경 :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니까요. ...지도...낡은지도 한 장이 있어요 그건 꼭 찾아야되거든요. 예? 아우...31톤...
(책상에 쓰러진다)
경찰 : (희경이 너무 괴로워하자) 알았으니까 좀 진정하세요. 예...
은재..미안한 듯 희경을 쳐다본다.
S#54. 경찰서앞(낮)
은재, 희경이 경찰서에서 나온다.
기다리던 무열, 용수가 일어난다.
경호원차가 들어와 멈춰서고 경호원이 내린다.
네명, 기대를 갖고 쳐다본다.
경호원 : 죄송합니다.
희경, 축 처진다.
S#55. 경찰서 맞은편 길건너(낮)
아식스, 아디다스가 차안에서 네명을 보고 있다.
경호원이 '오토바이'를 놓친것에 대해 설명중이다.
경호원이 은재에게 인사하고 차를 타고 가버린다.
허탈한 네사람... 잠시 어쩔줄 몰라하다가 차를 타고 출발한다.
아식스 : 예... 방금전에 분실신고하고, 경호차량도 빠졌습니다. 어떡할까요? .....알겠습니다. (아디다스에게) 철수!!
아디다스 : (출발하며) 영희..
아식스 : (어이없다) 너 지금...그거 웃으라고 한 얘기냐?
아디다스 : ...
아식스 :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지?
아식스의 차도 아웃된다.
S#56. 흥신소(저녁)
창밖으로 해가 진다.
우울함을 배가시키는 시간.
축 처진 일행이 들어온다. 특히 희경과 무열은 삶의 희망을 잃은 듯...
희경은 소파를 파고 들어갈 듯 푹 꺼졌다.
그 잠깐 사이에 다크서클이 턱까진 내려왔다.
용수 : (어쩐지 눈치보며) 기운내.
희경 : (말할 기운도 없다) 어떻게 내? 기운이 나? 내 황금 31톤이 사라졌는데...
용수 : 내 황금? 언제 찾았어?
희경 : 금방 찾을 거였잖어.
무열 : 그럼 거의 찾은거나 마찬가지였는데...
희경 : 오늘 내일 하고 있었는데...
은재 : 좀 기다려봐요.
희경 : 기다리면 뭐? 뭐가 되는데. 다 끝났어. 내 꿈은 깨졌어.... 일년에 한번 해외여행!!
무열 : 전국규모의 태권도장!!
희경 : 백화점 문닫고 명품관 쇼핑!!
무열 : 제주도에 31호점 개장!!
희경 : 놀고먹는 꿈같은 삶!!
무열 : 태권도 중흥의 꿈!!
희경 : 망할놈의 오토바이. (무시무시한 눈빛을 하면서) 영원히 안장에서 궁뎅이가 떨어지지 마라.
안장에 눌러붙은채로 늙어죽을지어다.
그 순간, 문이 열린다.
짱께 : (들어오면서) 짜장면이요.
무열 : 안시켰어
짱께 : 시켰어요.
무열 : 누가?
짱게가 철가방을 연다. 철가방에서 나온 것은 은재의 핸드백.
짱게가 핸드백을 은재에게 건넨다.
은재, 가방을 연다. 그안에 지도가 있다.
희경, 무열은 이게 뭔가 싶다.
S#59. 번외편 (제목. 나는 니가 한일을 알고 있다)
(이번 번외편은 마치 지존무상의 마지막 카드 게임처럼 비장하고, 결연하며 마치 목숨을 건 듯 긴장감이 넘친다.
가끔 고속촬영을 섞어 비장함을 배가시켰으면 좋겠다. 음악도 그런 음악이었으면 한다)
이산과 기원집 할아버지가 바둑을 두고 있다.
명인전급의 긴장이 느껴지는 포스.
딸각!!
딸깍!!
침묵속에 검은돌과 흰돌이 오간다.
기원집 할아버지가 돌을 놓는 순간, 이산이 움찔한다.
기원집 할아버지가 희미하게 웃는다. 그 한수로 승패가 결정난 듯.....
그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갈등을 고조시키는 긴박한 음악....
기원집 할아버지가 전화를 받기 위해 몸을 트는 순간
이산이 전광석화와 같은 빠르기로 돌을 한칸 옮겨놓고, 겨우 안심하는 순간,
문득 시선을 느끼고 돌아보면 문간에 서서 경악하고 있는 용수. 아이스크림 든 손이 희미하게 떨린다.
범죄의 현장을 들킨 이산...한동안 용수를 바라보다가 처참한 심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기원할아버지가 전화를 끊고 다시 돌아앉는다. 바둑판을 보다가 고개를 갸웃하며 이산과 용수를 바라본다.
이산, 고개를 숙인다. 이산의 얼굴로 땀 한방울이 또르륵 굴러 바둑판으로 뚝 떨어진다. (고속촬영이면 좋을 듯)
용수가 어쩔수 없다는 듯 외면한다. 음악은 가슴을 후벼팔정도로 비장하다!!!!
집주인 : (지금까지의 비장함을 깨뜨리듯 일상적인 말투로) 이상허다
이산 : (역시 경박하게) 뭐가?... 바둑 두는 사람 어디갔나?
용수 : (역시 없어보이게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으며) 뭐 내기예요?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