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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게시판/콘테스트 스크랩 다시 찾은 태안 구름포(3차시민구조단0105)
물매화 추천 0 조회 43 08.01.12 11:34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물때를 맞추기 위해 지난 1, 2차보다 1시간이나 빨라진 시간을 맞추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진행팀은 최소 5시30분까지는 가야하는데 허덕이며 준비를 했어도 10여분 정도 지각을 했다.

깜깜해 앞이 보이지 않는 체육관앞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꽃동네에서 지원해준 차량 3대와 대여한 버스 4대가 늘어선 모습이란......

명단 확인하고 간식 나누어 받고 차에 오르니 벌써 시간이 6시가 훌쩍 넘어버린다.

 

세 번 연속 1호차, 역시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타셨다.

인솔책임자로부터 개괄설명을 듣고 역시나 빠질 수 없는 노래배우기 시간......

1,2차때 나를 공개망신 주었으니 오늘은 피해가겠지 싶었는데 오늘은 부부노래듣기란다.

총인솔자인 남편과 함께 '침묵의 봄'을 불렀다.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이 새벽에 서해로 기름 닦으러 가는 차안에서 울려 퍼지는 부부의 노래소리......

어떤 참가자께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게시판에 3차 후기를 올리셨는데 우리 부부의 노래소리가 처연하게 들렸다고 표현하셨다.^^

 

1시간이나 이른 출발을 했는데도 도착시간은 별 차이가 없다.

몇 지역 환경운동연합이 모여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막상 바닷가로 가기 까지 시간이 더 걸리고 더 복잡했다.

오늘따라 인솔자들도 호흡이 잘 안맞고 여러모로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그러나 본질은 우리가 서해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 주는 일...

햇볕에 바짝 말라 잘 닦이지 않는 바위를 붙들고 한참이나 씨름을 해야했다.

여기는 비교적 초기 방제가 잘 되고 그간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았던 곳인지라 겉보기에는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다.

 

추울거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날씨는 끝내주게 좋았다.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해는 따사롭게 내려쬐는 모습을 보노라니 이곳에 우리 아이들 데리고 겨울바다 여행을 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밀려온다.

감상에 젖어 있을때가 아니다. 얼른 닦아내자...

 

중앙에서는 삼성에 대한 항의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일부만 참가했지만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멋진 광경이었다.

 

 

방제복 입은 등에 작은 천을 걸어 삼성은(               )를 적어 놓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삼성은 기름 퍼먹어"였다.

그래, 다 퍼먹어라. 다 먹어야 한다. 남김없이......

 

점심식사후 아래해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심각함이 눈으로 보였다.

천여명 이상이 바글바글 모여 기름 닦리에 여념이 없다.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이 자리에 환경운동연합 회원인 가수 이현우씨가 있었다고 한다.

묵묵히 일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가수 이현우씨의 모습-중앙환경운동연합사진)

 

 

 

직장동료들끼리 온 분들,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한 모습,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손잡고 모이고, 연인과 부부가 이곳에서 주말을 보내는 갖가지 모습들이 다시한번 감동으로 다가온다.

학생으로 보이는 두 여학생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3년 내내 바다바다 노래를 했는데 결국 이런 바다를 보고 말았네..."

 

내내 공부하느라 맘으로만 겨울바다를 동경했을 것이고 멋진 바다를 보리라 마음먹고 있었을텐데 이런 아픔의 바다에 와야만 한 현실이 내마음도 무겁게 한다.

 

바닷물이 발밑으로 차들어 오고 조금 더 조금 더 아쉬움이 커져만 간다.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작업을 마무리했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일까, 매끄럽지 않은 진행탓이었을까, 몸이 다른 때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피곤하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간략한 평가를 가진 뒤 잠에 빠졌다.

현대에서 오신 분들은 다른 사람의 간식까지 준비해 오셔서는 연신 나누어 주시고 한의사회에서도 쌍화차를 만들어 나누어 주신다.

곳곳에서 훈훈히 피어나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어루만져 준다.

 

출발할때처럼 깜깜할때 청주에 도착했다.

함께 모여 서해의 눈물을 닦아주자고 외치는 모습들이 너무도 많아 이 겨울,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남편과 또다시 오붓한 비디오감상을 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니 졸지 않을 수 있는걸 선택하자며 본 '궁녀'......

에이, 괜히 봤다.

괜시리 마음만 더 아파지네...

 

**사진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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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1.12 14:38

    첫댓글 서해의 눈물! 표현이 너무 적절하네요, 우리국민의 대단함과 저 이한몸 거기 가서 도움을 주지못하는게 안타깝네요! 물매화님 소나무님 그외 환경단체회원님들 존경합니다!

  • 작성자 08.01.13 23:52

    아이구, 존경이라니요? 저희는 하는 일이 이건데요... 늘 건강하세요. 맘속으론 응원 많이 한답니다.

  • 08.01.12 19:37

    빵가게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손님들께 야속한 생각도 자주 해 봅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대하면 세상은 아직 좋은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살만 하다는 마음을 갖게됩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가슴 뿌듯하시겠어요. 소나무님과 물매화님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새해 되세요.

  • 작성자 08.01.13 23:52

    신부점님 가족도 모두 건강하시고 올해는 정말 빵집 좀 잘 됐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소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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