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었던 KBL 컵대회가 마무리 되고 이제 개막까지는 일주일도 남지 않은 KBL 프로농구. 아시안쿼터 확대, 감독들과 선수들의 이적, 오리온의 매각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았던 지난 비시즌을 지나 이제 본 시즌이 시작 된다. 확실한 강팀도 우승후보도 쉽게 예단하기 힘든 시즌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팀 씩 새 시즌에 대한 프리뷰를 필자의 시각으로 적어보려 한다. 순서는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철저히 필자의 주관적 시각이 들어간 글이다 보니, 반박과 의견 제시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수원 KT 소닉붐
21-22시즌 2위, 37승 17패
IN
랜드리 은노코 (용병)
E.J 아노시케
김동량 (FA)
이현석 (FA)
이두원, 박선웅 (신인)
최진광 (제대)
OUT
케디 라렌 (용병)
마이크 마이어스 (용병)
허훈 (상무)
박준영 (상무)
김현민 (FA)
문상옥 (은퇴)
● 22-23시즌 로스터
가드 | 정성우, 최창진, 박지원, 김윤태, 김종범, 박선웅, 김준환, 최성모, 이현석, 최진광 |
포워드 | 한희원, 김영환, 양홍석, 김동욱, E.J 아노시케 |
센터 | 하윤기, 김민욱, 김동량, 이두원, 랜드리 은노코 |
●예상 선발 라인업
이제는 양홍석의 KT
이제는 정말 양홍석이 KT의 에이스가 되어야한다. 허훈이 상무로 1년 7개월 동안 군복무를 떠나면서 이번 시즌은 그간 경기당 14.9점을 몰아넣고 팀을 이끌며 중추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주었던 허훈 없이 KT를 이끌어야 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KGC전부터 심각한 부진을 겪고 국가대표 팀에서도 외곽에서 제몫을 하지 못하며 이제 성장은 여기까지인가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비시즌을 보낸 것인지 컵대회에서는 그간 아쉬웠던 돌파나 적극적인 박스 근거리에서의 1대1 능력, 간간히 보여준 투맨 게임을 통해서 자신이 아직은 좀 더 성장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KT의 첫 컵대회 우승에 이바지 하였다.
지난 세 시즌 보다 더 많은 롤이 주어질 다가올 시즌에서 양홍석이 그간 3&D에 몰려있던 롤을 탈피해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 뒤를 받혀줄 김영환과 김동욱은 출전 시간에 한계가 있는 선수이다. KT의 얇은 3번 뎁스를 생각했을 때 양홍석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KT의 골밑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21-22시즌 드래프트 하윤기, 22-23 시즌 드래프트 이두원 각 드래프트의 1티어 탑 센터 자원을 끌어오면서, 복으로 소문난 허재의 뒤를 잇는 복장이 된 서동철 감독. 부임 초기 박스에서 우르르 무너지면서 한계를 느겼던 때와 달리 KT의 골밑은 이제 공수에서 무시하지 못할 든든한 요소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하윤기의 괄목성대한 성장이 눈에 띈다. 컵대회 한 경기만 출전하였지만 골밑에서는 용병과의 상대도 버텨내면서 리바운드를 사수하고와 골밑 블락커로서 상대 견제를 해내었다. 또한, 박스 안에서 활동 반경이 제한 되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공격에서 자신있게 중거리 점퍼를 성공시키면서 전술에서 한 가지 옵션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이번 드래프트에서 보강한 고려대 이두원도 아직은 세세한 부분에서는 경험이 더 필요하나 높이와 신장 대비 좋은 스피드로 보여준 수비에서 짧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지난시즌 한 시즌을 사실상 날린 김민욱이 절치부심하며 슛 던지는 빅맨으로서 다시 가치를 보여주었다. FA로 영입한 베테랑 빅맨 김동량이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할 정도로 양과 질로서 풍부한 KT 빅맨진이다. 거기에 젊은 두 선수 하윤기와 이두원은 모두 군면제다. 복 받았다...
지난 시즌 2% 아쉬웠던 용병, 이번엔 다르다!?
히트다 히트! 서동철 감독이 지난시즌 센터 용병 둘을 사용하며 다소 빡빡한 골밑으로 단판 전에서 고생하더니, 올해는 하이브리드 성으로 센터와 포워드를 하나씩 섞은 조합으로 승부를 봤고, 일단은 성공적이다. 컵대회 MVP E.J 아노시케가 뛰어난 운동능력과 손끝 감각으로 골밑과 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력을 폭발하며 대박을 쳤다. 단순히 득점력 뿐만 아니라 뛰어난 승부욕과 끈끈한 팀 워크를 보여주었다. 약간은 아쉬운 높이도 국내 빅맨인 하윤기와 같이 뛸 때 충분히 커버를 해주면서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동철 감독의 KT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용병이 약간 타짜 끼가 있으면서도 코트을 넓게 쓰면서 동료를 활용했던 마커스 랜드리였던 것을 생각하면 성공적인 조합이다.
다소 수비적으로 알려진 은노코가 부상에서 돌아와 성공적으로 상대 골밑 옵션을 제어할 수 있다면 그간 1옵션이 괜찮으면 2옵션이 아쉽고, 1옵션이 부진하면 대체한 선수는 더 아쉬웠던 서동철 KT 호의 용병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 전망이다.
슛 없는 가드진에 대한 고민
정성우가 유니폼 뒤에 이름만 가리면 이게 허훈인지 정성우인지 구분이 안되는 폭발적인 활약을 컵대회에 선보였지만 정성우를 제외하면 가드진에 대한 조합에서 고민이 많은 KT이다. 박지원은 여전히 슛은 답보 상태인데 거기에 새가슴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컵대회에서 좋은 신장으로 리바운드 참여가 적극적인 것을 제외하면 장점이 희석되었고, 최창진, 최성모, 이현석 모두 리딩이나 수비에 비해서 슛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다.
팀내 최고의 슈터인 양홍석이나 김영환을 제외하면 2번 자리에서 과감히 쏴줄 슈팅 가드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KT 로스터의 최대 약점인데 가드진에서 어떤 조합을 찾아낼지 아니면 김준환, 한희원 가드 자원을 섞어서 핸들러가 순간적으로 적어지는 원 가드 라인업을 선보일지, 코칭 스탭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해질 것이다.
허훈 없이 홀로서기 KT
KT의 경기와 인기를 그간 이끈 것은 허훈임을 부인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허훈은 올 시즌 없다. 클러치 때 볼을 맞기고 스페이싱을 위해 벌려주는 것이 아닌 코트 위의 5명이 모두 자신에게 공이 올 수 있다. 내가 해결해야 된다는 책임감으로 경기에 임해야된다. 허훈 공백은 팀에게는 위기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에는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절대적 에이스 없이 시즌에 나서야 되는 서동철 감독도 마찬가지이다. 컵대회에서는 아노시케의 눈부신 활약과 정성우, 양홍석, 김민욱이 버텨주고 승부처에 최창진, 김준환 같은 깜짝 기용이 히트를 치면서 부임 후 첫 우승컵을 들었다. 그간 수동적이고 다소 전술적 유연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서동철 감독이 스스로 알을 깰 필요가 있다. 허훈 없는 첫 KT의 시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서울 SK 나이츠
21-22시즌 1위, 40승 14패
IN
홍경기 (FA)
송창용 (FA)
최성원 (제대)
OUT
이현석 (FA)
배병준 (FA)
이원대 (FA)
안영준 (상근예비역)
송창무 (은퇴)
● 22-23시즌 로스터
가드 | 양우섭, 김수환, 최원혁, 김선형, 홍경기, 오재현, 백지웅, 문가온, 최성원 |
포워드 | 최준용, 장문호, 김건우, 허일영, 송창용, 최부경, 김형빈, 임현택 |
센터 | 리온 윌리엄스, 선상혁, 김승원, 자밀 워니 |
●예상 선발 라인업
여전히 탄탄한 전력의 로스터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역사를 쓴 SK도 어쩔 수 없는 국방의 의무를 피할 수 없었다. 팀내 주축이던 안영준이 상근예비역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러 팀을 잠시 떠났고, 벤치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이현석, 배병준, 이원대는 각각 FA로 흩어졌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SK가 아니었으니 FA 시장에서 홍경기, 송창용을 보강하면서 어느정도 공백을 매우는데 성공하였다.
지난 시즌 준수한 모습을 보이면서 SK의 통합우승에 앞장섰던 용병 듀오 워니와 윌리엄스도 그대로 붙잡으면서 첫 우려보다는 온전하게 보존된 로스터로 새 시즌을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알을 깨고 나와야할 유망주들
D리그를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SK는 상위 픽은 물론이고 그간 하위 라운더 들도 쏠쏠하게 보강하여 활용하였다. 당장 지금이 아닌 2-3년 뒤 미래를 보고 뽑은 SK의 자원들이 이제는 조금 더 자기 몫을 해내야될 시기가 왔다. 가장 고군분투해야될 선수는 이제 4년차를 맡는 김형빈이다. 최준용이 시즌 초 부상을 당하며 장신 포워드 자원에서 공백이 생긴 SK에서 가장 성장을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선수다. 간간히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으나 아직은 공수에서 확실하게 무엇을 해야될지 집중력있는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적은 연차가 아닌 만큼 확실한 자기의 롤을 깨닿고 책임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장신 슈터로 키우고 있는 임현택도 지난 시즌 D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안영준의 군입대로 빠진 슈터 자원을 보강할 선수로 기회를 받을 전망이며, 지난 시즌에 지명하여 한 시즌은 몸관리와 보강에 힘쓴 선상혁도 로테이션에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작년에 지명된 슈터 김수환, 이번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문가온, 백지웅도 모두 외곽에서 한 방씩은 해줄 수 있는 기대를 받고 있는 자원이다. 시즌 초 주축 공백이 있는 SK가 어떤 선수들로 또 재미를 볼지 이번 시즌을 지켜볼 요소다.
문제는 시즌 초반 부상 공백
SK의 가장 큰 문제는 부상 공백이다. 컵대회도 결장한 최준용이 족저근막염으로 6주 추가 결장 판정을 당하면서 1라운드를 사실상 다 날려버리게 되었고, 최원혁, 양우섭, 송창용등 로스터에서 주요한 활약을 한 자원들이 대거 이탈했다. 중요 자원의 공백은 컵대회 첫 경기에서 수비 공백으로 나타났는데 캐롯의 이정현의 날쌘 드라이브 인이나 전성현의 외곽포를 막지 못하여서 100점이라는 무수한 실점을 해야됬었다.
물론 모두가 장기 이탈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었다고 평가받는 이번 시즌에서 초반 레이스의 어려움은 충분히 악재로 판단된다. 다행히 동아시아 슈퍼리그가 여러 사정으로 리그제가 취소되면서 일정에 다소 여유가 생기긴 했다. 시즌 초의 악재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우승해 다음에는 조금씩 흔들렸던 징크스를 갖고 있는 SK의 이번 시즌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즌 개막 5일 남기고 하루에 하나씩 써보겠다는 것을 개인사로 바빠서 간신히 마지막에 몰아 쓰게되었네요. 글을 쓰다보니 이번 시즌은 10개 팀이 모두 스토리 라인이 하나씩 있어서 지켜보는 팬 입장에서도 큰 흥미를 느낄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내일 부터 약 5개월이 살짝 넘는 대장정이 시작되는데 선수들은 모두 부상 없이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 주길 응원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봐주신 분들께 감사하며 응원하는 팀들에게 모두 행운이 있기를
10개팀 프리뷰 중에서 유독 한 팀 내용이 좀 길다고 느껴진다면 기분 탓일 겁니다.
첫댓글 좋은글 끝까지 마무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디데이인데 덕분에 더 두근두근 해졌습니다 ^^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좋은자료감사해여
직관왔어요~~~
이야 이건 점프볼 기사로 내고싶은 퀄리티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