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의 설화·민요
설화로는 수리산에 얽힌 홍수신화적 성격의 설화를 비롯해 지명전설이 많이 전승되고 있으며, 개중에는 역사적 인물과 결부된 것도 있다. 먼저 수리산의 지명유래를 보면 천지개벽 때에 서해안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이 세상이 모두 물에 잠겼는데, 이 산의 꼭대기에 수리가 앉을 만큼의 공간은 남아 있어서 수리산이라 명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밖에 지명에 얽힌 흥미로운 전설로는 「검바위전설」·「노랑바위전설」·「감투봉전설」 등을 들 수 있다. 「검바위전설」은 마을의 세도가 집에서 일하던 종이 잘못을 저질러 매를 맞아 죽자, 그 아들이 달아나 유명한 지관이 되어 나타나서는 옛 주인의 선친 묘소 앞에 있는 복을 주는 검은 바위를 부수도록 해서 결국 그 집을 망하게 하여 복수했다는 이야기이다. 다음으로 「노랑바위전설」은 40살이 넘도록 자식이 없어 걱정하던 임금이 명산대천에 기도하여 왕자를 얻었는데, 왕자가 세 살 때 전란이 일어나 강화로 피란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배는 풍랑을 만나 난파되고 말았다. 그 때 물속에서 거북이 나타나 왕자를 구해서는 관모봉에 데려다 놓고 왕자를 위해 먹을 것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갔다. 그러자 왕자는 거북이 자신을 버리는 줄 알고 화가 나 곁에 있던 큰 바위를 내려쳤는데, 갑자기 그 바위가 무너져 내리면서 왕자가 깔려 노란 피를 흘리며 죽었다. 내려가던 거북도 굴러 내린 바위에 깔려 죽어서 바위로 굳어졌다. 그 뒤 왕자가 죽으면서 흘린 피가 그 바위를 노랗게 물들였다 하여 노랑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감투봉전설」은 출가했던 딸이 친정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가 “흰나무 세 그루가 있는 북서쪽 바위에 무덤을 쓰라.”는 유언을 듣게 된다. 하지만 친정아버지보다 먼저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딸은 그 자리에 묘를 썼고, 그 후 친정아버지도 돌아가셔서 같은 곳에 묘를 쓰게 되었다. 그 뒤부터 새벽이면 그 곳에서 두 마리의 용이 나타나 싸우기 시작했다. 친정오빠가 여동생이 그 곳에 무덤을 쓴 것을 알고는 옮기라고 했으나 여동생이 듣지 않았다. 그러자 친정오빠가 낫을 들고 두 용이 싸우는 데로 가서 한 용을 베었는데, 죽은 용이 자기 아버지 모습으로 변했다. 이후로 이 봉우리를 용이 승천하려고 싸웠던 곳이라 하여 감투봉이라 이름하게에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 역사적 인물과 결부된 지명전설을 보면 정조대왕이 수원 현륭원에 원행(遠行)할 때 군포천변의 우물에서 물을 마시다가 옷을 적셨다고 하여 금정(扲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또, 조선 성종의 후손인 옥담(玉譚)이 정자를 짓던 중 꿈에 찬란한 광채가 나는 것을 보았다고 하여 그 정자에 광정(光亭)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것이 후에 마을의 이름이 되었다고 하는 설화 등이 전한다.
이 시에 전승되는 민요는 대체로 옛 시흥군에서 채집된 것과 별 차이가 없이 지역의 민요는 유희요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노동요는 체계적으로 채록된 것이 없으며, 의식요 역시 전승의 유무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빈약하다. 반면에 유희요는 통속민요와 더불어 풍부하게 전승되고 있다. 그러나 이 유희요 역시 순수한 군포시의 민요라고 보기는 어렵다. 노동요 가운데 「이앙가」가 있다. 이는 모를 옮겨심는 모심기에서 불리는 민요로 경기도 남부의 모심는소리와 대체적으로 일치하며,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희귀한 자료가 있다. “에에렐렐 상사도야/아라랄랄랄랄 상사로구나//이 논배미를 얼른매면/술도나고 밥도나고/아랄랄랄 상사도야//”. 이와 같은 후렴구는 경기도 남부에서 충청도·전라도 등지에 널리 퍼져 있는데, 그러한 보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민요이다. 여성들이 전승하는 노동요도 있었을 법한데, 그 흔적은 뚜렷하지 않다. 여성들의 핵심적인 노동 가운데 베틀에 얽힌 소리는 신세자탄을 겸한 시집살이 노래와 관계되는 것으로, 비교적 자세하게 그 내용이 채록되어 있다. “시집온지 삼일만에 뷕이라고 나려와서/가마뚜껑 열어보니 엉거미가 줄을치고/낫거미가 줄을치고 남배뚜껑 열이나서…….”다른 지방에서 찾을 수 없는 표현의 생동감이 이곳의 민요에서 느껴진다. 유희요 가운데서는 놀이에 얽힌 소리와 언어유희요에 관계되는 것이 전승된다. 이 중 달노래와 통음요가 아주 특징적인 자료이다. 달노래는 전국에 널리 발견되는 것과 상통한다. 통음요는 통자에 얽힌 통자유희요라고 할 수 있다. 그 사설은 “신통 방통 노 방통/금부통 장구통 여우홀림통 …….”으로 된다. 전승되는 민요는 매우 빈약한 형편이나 최소한의 실상은 알 수 있다.
2024-05-03 작성자 청해명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