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는 속칭 '루푸스'로 불리는 류머티즘 질환 중 하나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유전적,환경적,호르몬적 인자의 복합 작용에 의해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비슷한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주 공격 목표가 관절인 반면,루푸스는 관절과 근육뿐 아니라 피부,신경조직,폐,신장,심장,조혈기관 등 전신을 공격대상으로 삼는다. 그래서 '천의 얼굴을 가진 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인종,성별,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걸릴수 있으나 주로 가임기(15∼45세) 여성이 남자에 비해 8∼10배 정도 많다. 환자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인구 100만명당 75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국내에도 약 1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루푸스는 장기손상여부가 가벼운지 또는 심각한 수준인지에 따라 치료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탈모,피부발진,관절통,늑막염,심낭염 등 가벼운 침범의 경우 항말라리아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소량의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신장염,심근염,폐렴 등을 일으켰을 때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및 강력한 면역억제제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들 약제중 일부가 때때로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신중한 투약이 요구된다는 점. 따라서 최근 루프스 치료제 개발동향은 과거의 생존률을 높이는 방법보다는 좀 더 부작용이 적고,이상이 있는 면역계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을 개발,10∼20년 후에 겪을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혈액암 치료법으로 각광받는 조혈모세포이식술도 루푸스 질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다만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주로 적용되는 것은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술이다.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은 시술과정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이식후 거부반응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미리 채취,보관해 뒀다 필요할 때 이식하는 의료술이다.
현재 이 치료법은 기존의 모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불응성 자가면역질환에 한해 실험적으로 시술되고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경험이 아직 많지 않은 게 흠이다. 재발 가능성이 높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단점이다.
이 외에 ‘강력한 면역억제 치료법’이 있다. 이는 조혈모세포이식을 하지 않고 아주 강력한 면역억제치료만 하여 병든 임파구를 모두 제거함으로써 조혈모세포이식과 같은 효과를 얻으려는 방법.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배상철 교수는 “이 역시 조혈모세포이식과 마찬가지로 아직 경험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술의 필요성이나 적절성은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식과 운동
- 루푸스 환자에게 휴식과 적당한 운동은 치료약 만큼이나 중요하다. 환자는 매일,혹은 매시간 활동량과 휴식을 균형있게 취해야 한다. 자주 피로해지는 사람일수록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쉬는 것이 좋다.
- ◇식이요법
- 균형있는 식사 또한 치료에 중요한 부분. 병이 활성기에 들면서 식욕이 급격히 떨어질 때는 비타민 복합제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신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했을 때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고,체액 축적으로 인한 부종을 막기 위해서는 저염식 식단을 짜야 한다.
- ◇감염
- 병 자체 때문이기도 하고,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같은 치료약의 부작용 때문이기도 하다. 환자에 따라서는 작은 감염으로도 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감기에 걸리거나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햇빛
- 햇빛이나 형광 불빛에의 과다 노출은 피부 발진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가능하면 자외선이 강해지는 오전 10∼오후 4시 사이에는 외부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한 경우 자외선 차단 크림을 꼭 바르고,모자나 소매가 긴 옷을 입어 피부가 직접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 ◇임신
- 루푸스 환자라고 임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쉽게 유산되며,병의 활성기에는 호르몬의 변화와 약의 부작용으로 임신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잠복기라도 임신기간 중이나 출산 후 수개월 동안 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임신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 환자 중에는 임신을 방해하고,유산을 초래하는 비정상적인 항체가 특히 많은 사람도 있으므로 혈액검사를 통해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면 안전한 피임법을 사용해야 한다. 경구용이나 젤리는 사용할 수 있으나 자궁내 피임기구 삽입은 감염위험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