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에 전주대사습대회서 대통령상을 받으며 명창반열에 오른 소리꾼 윤진철 명창이 이번엔 그림을 선보인다. 남의 그림이 아니고 자신이 직접 그린 수묵화다. 18~24일 예술의거리 원갤러리에서 열리는 이 전시에 내놓을 작품을 미리 보니 스승도 없이 혼자 배운 그림이라는데도 실력이 녹록치 않다. 그가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도 판소리와 무관하지 않다. 목포에서 소리를 배우던 그는 고교 2학년 때 서울의 만정 김소희 명창을 찾아갔다. 소리공부 욕심이 생겨서 찾아간 그는 만정 선생 앞에 자기가 그린 그림과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올렸다. 소리 공부 수업료로 받아달라는 것이었다. 소리할 때 쓰이는 부채에 그림을 그려넣기 시작한 것이 얼추 30년 전부터다. 소리는 김흥남 김소희 정권진 명창 등 훌륭한 스승을 찾아다니며 공부했지만 그림은 ‘개자원 화집’ 등을 모사하면서 스스로 배웠다. 의재선생의 화집을 보고는 먹의 맛을 알았다고 한다. 산수 풍경을 그리기 위해 남도의 들판과 바닷가를 쏘다녔다. 구례 사성암, 영암 월출산, 제주 섭지코지를 화폭에 담았다. 중국 황산, 베트남 하롱베이 등의 절경도 수묵으로 그려냈다. 한편 화가 명창 윤진철씨는 전시 개막일인 18일 판소리와 민요를 곁들인 공연을 펼치며, 전시기간 중 갤러리에 상주하며 작품을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