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과 타르의 상관 관계 - 과학탐구

[김동석]

카페인과 타르의 상관 관계 

  

우연히 학원 선생님께서 매일같이 담배를 피우시길래, "선생님은 그렇게 담배를 피우시고도 멀쩡하세요?"하고 여쭈어 보니까, 선생미께서는 '허허'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였다. "담배를 피운 후 커피를 마시면 중화가 되지" 우리들은 상식적으로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경우 폐암이나 카페인 중독 등 무서운 병에 걸리는 줄만 알았는데 어떻게 몸에 해로운 두 물질이 서로의 독성을 중화시켜 줄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이 자꾸 생겨서 결국 실험을 통해 직접 그 사실을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하지만 그 때는 생각만 앞섰지, 정작 어떻게 실험을 해야만 할지 난감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한 끝에 담배의 주성분이 니코틴과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을 실험용 쥐에 투여하여 그 결과를 알아 보기로 했다. 그런데 니코틴과 타르는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우연히 약품 도매상에 가면 혹시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내로 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종로의 약품 도매상을 거의 모두 뒤졌으나 없다든지 아니면 우리 같은 청소년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커다란 약품 도매상에서 니코틴과 카페인이 있는지 물어보았으나 약사 아저씨가 꼬치꼬치 묻더니 우리를 비행 청소년처럼 생각하며 설득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기가 막혀 밖으로 나와 헤메다가 결국 구하지도 못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다행히 집으로 돌아오던 중 집 근처의 조그만 약국에 혹시나하고 들러 사정 이야기를 하였더니 주인 아저씨는 우리가 각성제로 알고 있는 타이밍이란 약의 주성분이 카페인임을 알려 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카페인 대신 타이밍을, 니코틴 대신 플라스틱 필터로 담배를 피운 후 필터 속에 남는 담배의 진인 타르를 실험에 이용하기로 하였다.

실험용 쥐를 구하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고 또 우리끼리 머리를 짜내며 생각한 곳은 바로 병원의 동물 실험실 같은 곳이었다. 작은 벼원보다는 크고 유명한 병원이 나을 것 같아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앞이 서울 대학 병원 동물 실험실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곳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쥐를 구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이 그냥 무작정 찾아갔던 것이다. 실험실 안에는 연구원 한 분이 계셨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유를 말씀드렸더니 뜻 밖에도 그 아저씨는 흔쾌히 쥐를 주겠다고 말씀하였다. 너무나 기쁘고 고마워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몇 번씩 말씀드리면서 쥐를 얻어가지고 왔다.

정말 우리의 보잘 것 없는 실험을 위하여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것 같아 그분들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실험은 1차와 2차 두 번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각각 10일, 20일이 소요되었다. 먼저 1차 실험으로는 타르와 카페인의 성질을 알기 위하여 카페인 1/4ts을 100℃의 물 80cc에 용해시켜 카페인 수용액을 만들고 타르도 100℃의 물 60cc에 필터 10개의 진을 용해시켜 타르 수용액을 만들었다. (단, 필터 1개로 담배 3가지를 피움) 그리고 이들 수용액 속에 BTB 용액을 넣어 검사를 하고 이번에는 카페인과 타르 수용액을 1:1의 비율로 섞어서 마찬가지로 지시약 검사를 하였더니 그 결과가 다음 표와 같았다.

<표1> 카페인과 타르의 지시약 검사

색깔 용액	처음의 색	BTB 용액을 넣은 후의 색
카페인 수용액	주황색	푸른 색
타르 수용액	노란색	진한 노란색
카페인 수용액+타르 수용액	연주황색	녹색

위의 표1과 같이 카페인 수용액이 주황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아 염기성임을 알았고 타르 수용액은 노란색이 더 진해지는 것으로 보아 산성임을 알 수 있었으며 카페인과 타르 혼합 용액은 연 주황색에서 녹색으로 변하여 중성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카페인과 타르를 일정 비율로 섞으면 서로 중화가 됨을 알 수 있다.

2차 실험은 카페인과 타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실험용 쥐에게 카페인과 타르를 투여해 보았다. 쥐를 배양하면서 실험하는 것은 알맞은 온도, 습도 등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 주의 깊은 관찰력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간 어렵지 않았다. 실수로 먹이를 안주는 날이면 서로 물어 뜯고 싸워 한 마리가 죽은 적도 있었다. 투여 방법은 쥐에서 건조한 먹이를 주면서 카페인과 타르 수용액을 넣은 젖병을 사육통 안에 거꾸로 설치하여 음료수 대신 마실 수 있게 하였다.

사육통은 보통 물을 투여하는 통, 카페인을 투여하는 통, 타르를 투여하는 통, 카페인과 타르의 혼합 수용액을 투여하는 통 등 4개의 통에 7마리씩 집어 넣어 발육 상태를 관찰한 결과가 다음 <표2>와 같았다.

<표2> 각 용액들을 쥐에게 투여한 결과

	10/1 최초 투여 160mg	10/8 1주일 후	10/15 2주일 후 160mg 재투여	10/22 3주일 후
보통 물	정상	정상	정상	정상
타르 수용액	정상	활동이 둔하고 빨리 걷지 못함	발육이 둔화되고 가끔 몸을 떰	숨을 거칠게 내쉬며 움직임이 거의 없고 마구 떰
카페인 수용액	정상	활동이 둔하고 가끔 떰, 발 끝으로 걸음	발육이 둔화되고 왜소해짐	두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움직임이 둔화됨
타르와 카페인 혼합 용액	정상	다른 쥐보다 눈을 크게 뜸	양호함	양호함

위와 같이 카페인과 타르를 따로 투여한 쥐는 발육과 활동 상태가 눈에 띄게 둔화되었으며 동시에 투여한 쥐는 보통 투여한 쥐와 비교해 볼 때 커다란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따라서 카페인과 타르는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어느 정도는 서로 완화시켜 준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실험에 사용된 쥐가 타르나 카페인 수용액을 먹고 점점 죽어가는 것을 보니 말 못하는 작은 짐승이지만 하나의 생물체로서 불쌍하고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는데 이런 일이 우리 인간에게 생긴다면 그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하는 생각에 저절로 등골이 오싹해진다. 특히 이번 실험에 참고가 될까해서 시청하게 된 담배가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고나한 비디오는 마치 니코틴 중독자의 추한 종말을 보는 것 같아 정말 끔찍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앞으로 우리 주위의 담배를 피우시는 어른들게 담배 1가치 피울 때마다 커피를 한 잔씩 마실 자신이 없다면 담배를 되도록 자제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려 한다. 그리고 우리 친구들 중에서도 가끔 호기심으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에게도 담배의 독성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이야기 해주려 한다. 우리의 실험 목적은 담배는 커피로 중화가 되니까 마음껏 피워도 좋다는 것이 아니고 단지, 담배로 인한 인체의 피해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커피로 약간 중화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 뿐이다. 실험에서는 타르가 카페인에 의해 어느 정도 중화되었지만 실제로 타르보다 독성이 더한 니코틴도 카페인에 의해 중화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카페인이 담배의 해독을 완전히 중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담배와 커피는 안 피고 안 마시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실험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담배의 니코틴 대신 타르를 커피 대신 타이밍을 이용했는데 담배와 커피는 여러 가시 물질의 혼합물이므로 담배의 타르를 커피의 카페인이 중화시켜 주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완화시킨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진다면 담배와 커피의 성분 분석을 정확히 하여 좀 더 정밀하게 실험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실험을 마치면서 이 글을 쓰다 보니 이 보잘 것 없는 실험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의 실험을 핑계로 골치가 아플 정도로 담배를 많이 피우시고 필터에 타르를 가득 채원 주신 물상 선생님께 특히 감사드린다. 커피나 잔뜩 사다 드려야 겠다.

[김동석]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