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빼고 바람을 채우자.
바람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기압의 변화 또는 사람이나 기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 둘째 공이나 튜브 따위와 같이 속이 빈 곳에 넣는 공기, 셋째 남녀 관계로 생기는 들뜬 마음이나 행동, 넷째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 등이다.
바람이 들어가는 관용구를 보자. 첫째 바람(을) 넣다. 이 말은 남을 부추겨서 무슨 행동을 하려는 마음이 생기게 만들다는 뜻이다. 둘째 바람(을) 쐬다. 이 말은 기분 전환을 위하여 바깥이나 딴 곳을 거닐거나 다니다는 뜻이거나 다른 곳의 분위기나 생활을 보고 듣고 하다는 뜻이다. 셋째 바람(을) 안다. 이 말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향하다는 뜻이다. 바람(을) 잡다. 이 말은 허황된 짓을 꾀하거나 그것을 부추기다는 뜻이거나 마음이 들떠서 돌아다니다는 뜻이거나 이성에 대한 들뜬 생각을 하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바람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 말의 바람은 일반적인 의미의 기압의 변화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 이외에 상징적인 의미로 쓰일 때에는 욕심이나 욕망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쓰인다. 그런데 성서의 히브리어(ruach)나 헬라어(pneuma)에서는 바람이 상징적으로 쓰일 때에는 호흡이나 영으로 긍정적인 의미로만 쓰인다.
자동차 바퀴가 사막의 모래에 빠져 꼼짝달싹 못하게 될 때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타이어의 바람을 살짝 빼내고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어떤 위기에 봉착해도 욕심의 바람을 조금씩 빼면 벗어날 수 있다. 자신 안에 욕심의 바람을 채워 자신의 사치와 향락과 부귀와 명예만 생각하고 빡빡하게 살면 아무리 노력해도 거기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동무 이제마는 욕심의 바람을 적당히 가지면 그것은 자기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가 되지만 지나치게 가지면 그것은 자기를 가두는 감옥이 된다고 하였다. 욕심의 바람은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어려움을 가져 오게 한다. 자신 안에 욕심의 바람을 채우면 처음에는 무언가 성공적인 것 같다가 그 바람은 만유 인력의 법칙과도 같이 결국 사람으로 하여금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다. 떨어지다 떨어지다 보면 그 결국은 ‘축 사망’이다.
이와 반대로 자신 안에 욕심의 바람을 조금씩 빼면 처음에는 무언가 실패하는 것 같다가 그 바람은 생명의 호흡이나 성령의 넘치는 공급이 되어 공기 역학의 법칙과도 같이 결국 사람으로 하여금 풍선에 바람을 채운 것과 같아 그 결국은 ‘초월과 자유’이다. 욕망의 바람을 빼고 그 안에 생명의 호흡이나 성령의 바람을 채우면 사람은 날아오르게 되어 결국은 초월하여 자유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갈 때 많은 어려움이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어려움은 대개 욕심의 바람으로부터 온다. 욕심의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의 나아가는 길에 앞과 뒤와 옆은 다 막히고 오직 밑으로 내려가는 길만 열려 있게 된다. 밑으로 내려 가는 길만 열린 삶의 결국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갈 때 우리 안의 욕심의 바람을 빼고 그 안에 생명의 호흡이나 성령의 넘치는 공급의 바람으로 채우면 비록 우리가 가는 길에 앞과 뒤와 옆이 다 막혀 있다 할지라도 위로 올라가는 길은 열려 있게 된다. 위로 올라가는 길이 열린 삶의 결국은 초월하여 자유하게 되는 삶뿐이다. 열자는 바람을 타고 날아 소요(逍遙)하였으나 욕심의 바람을 빼고 사는 사람은 바람을 타지 않고도 소요(逍遙)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농부는 콩을 심을 때 한 알은 하늘의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땅속의 벌레를 위해, 나머지 한 알은 사람이 먹기 위해 심는다고 했다. 무엇을 하든지 자기만 위하지 않는 삶이 바로 욕심의 바람을 빼고 사는 삶이다.
작년에 청도 우리 집 뜰에 수녀가 된 누나가 준 사랑초의 씨를 얻어 심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싹이 터서 올라 오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제 누나가 왔길래 그 이유를 물었다. 누나는 씨를 씨 보다 세 배 이상 깊이 묻으면 싹이 터도 힘이 없어서 땅 위로 올라 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아마 우리의 욕심도 이와 같을 것이다. 자신의 솟구쳐 나오는 힘보다 세 배나 더한 욕심을 부린다면 결국 과한 욕심으로 인하여 우리가 계획하는 모든 것은 땅 속에 묻혀 발아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능력보다 더한 욕심을 부리지 말자.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람을 빼고 바람을 채우는 것이다. 욕심의 바람을 빼고 성령의 바람을 채우면 위로 날아올라 초월하여 자유할 수 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과 날아올라 초월하여 자유하는 삶의 대비는 우리 안에 무슨 바람을 채우는 가에 달려 있다.
내 안에 있는 욕심의 바람을 빼고 그 안에 생명의 호흡이나 성령의 넘치는 공급의 바람을 채우자. 그리하면 우리는 아무리 어려운 시기에도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같이 초월할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바람을 빼야 바람을 채울수 있다는 한마디에 인생의 답이 있는것 같아요^^ 놓고 잡고 죽고 살고 버리고 취한다는 ...자기를 부인해야 그 자리에 주님이 온전하게 들어 오시지요. 내 안에 내 것이 꽉 차 있으면 어떻게 주의 영이 들어 올까...신앙도 형식과 고정화된 틀오 채우면 성령의 운행은 막힐수 밖에요... 인식의 변화는 집착을 벗어 버리는 것이겠지요...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으로 부터의 놓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