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씨 사망 사건.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명탐정 고난, 이번에도 완벽한 밀실 살인의 수수께끼를 풀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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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휴가를 낸 시기에 황사가 심해진 것은 명탐정 고난, 그가 이번 사건을 만나기 위한 필연이었을까? 심각한 황사로 활주로는 마비되었고 유토피아 행 비행기는 고립되었다. 그때, 승객 중 한 명인 대한민국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완벽한 밀실 살인! 명탐정 고난은 모두가 알지만, 모두가 모른 체 하는 이 놀랍지도 않은 수수께끼를 풀고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에서 누구보다 오랜 시간, 일하고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한 민국씨. 그가 사망했다. 정확하게는 사망을 선고받았다. 그가 쓰러진 자리에는 0.65라는 알 수 없는 메모가 남아있었다. 고난 탐정은 탑승객들을 한 명씩 만나보는데....
첫 번째 용의자, 공교육씨가 점잖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패드가 들려있다. 최고 사양의 갤럭시탭이지만 사용이 서툰지 화면 위에 빼곡하게 포스트잇 메모가 붙어 있었다. 창백한 안색의 교육씨는 걷기도 힘들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의 가슴팍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훈장들이 무거워 보일 정도였다. 국제 올림피아드 1등, 최장학습시간상, 최고대학입학률상, 최고의 학구열상, K-POP 아이돌 양성상, 돌봄까지 전담상, 학생은공부나해상 등이 눈에 띄었다.
앉으시죠, 공선생님.
네, 고맙습니다.
민국씨와 오랜 친구셨지요? 충격이 크시겠습니다. 민국씨와는 평소 사이가 좋으셨나요?
민국이는 저에게 너무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저 때문에 본인이 죽을 것 같다고 했다가 저 때문에 자신의 미래가 밝다고 했다가 자기 멋 대로였죠. 밥을 사준다고 했다가 반만 산다고도 하고, 누구를 죽이는 킬러인지, 어느 날은 제거하겠다고 했다가 버젓이 고용하기도 하고. 하여간 앞뒤가 안 맞는 일이 많았어요. 그렇게 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언제부턴가 제가 누구인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어요.
교육씨는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기침이 멈추지 않자, 그는 약을 꺼내 한 웅큼을 입에 털어 넣었다. 고난 탐정은 약봉투에 적힌 병명을 놓치지 않았다. 공격성, 불안, 산만, 중독, 체력저하, 불행감, 무기력감. 그 뒤에도 수많은 병명이 나열되어있었다. 기침이 잦아들자 교육씨는 말을 이어 갔다.
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저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민국이를 그렇게 만든 사람으로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옆집 동산씨만 해도 항상 골칫거리라고 했어요. 부동산씨를 먹여살리느라 민국이가 그렇게 됐다는 사람도 있어요. 뿐만이 아니에요. 사실 민국이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과 어울리면서 민국이는 이상해졌어요. 교랑 경이라고, 걔네들이 자기를 민국이에게 소개시켜준 게 저라고 떠들고 다닌다는데. 참 어이없는 소리죠.
교와 경이요?
네, 비교랑 경쟁이라고. 둘이 같이 살아요. 걔네들이 괴롭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에요. 그 둘을 꼭 조사해보세요.
교육씨가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하는 바람에 태블릿 PC에 붙어있던 메모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무척 당황하며 황급히 메모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고난 탐정은 그가 애써 감추려는 메모를 빠르게 스캔했다. “수능 상대평가.” 고난 탐정의 눈빛이 순간 날카롭게 반짝였다.
아, 아무튼, 이번 사건과 저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워낙 유명한 탐정이시니까 민국이를 그렇게 만든 범인을 꼭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시지요. 연락드리겠습니다.
교육씨는 황급히 고난탐정과 인사를 나누고 방을 나갔다. 밖을 향해 고난씨가 다음 용의자의 이름을 불렀다.
다음은... 사교육씨? 들어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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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파이퍼의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p92 “미스터 USA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읽고 그 발상을 차용해보았습니다. 메리 파이퍼, 저의 짧은 글은 당신의 용기와 열정에 대한 경의의 작은 표현입니다. 당신은 저의 세상을 1밀리미터 바꾸었어요. 고마워요.
첫댓글 너무 급하게 쓰느라 퇴고를 못했는데 다시 손 봐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