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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Meditation Society(인사이트 참선 협회)
계곡의 물소리는 바로 부처님의 장광설이요
산 빛깔 또한 부처님의 청정신이 아니겠는가.
밤 사이 부는 바람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이니
도대체 이 심경을 어찌해야 보여주겠는가.
이 선시는 중국 송나라 시대의 고승 동림상총 선사에게서 무정설법(無情說法)의 공안을 받은 소동파가 정진을 거듭해서 마침내 깨달은 심경을 나타낸 시이다. 이 말은 솔바람 소리나, 지저귀는 새 소리 등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이 부처님의 화현이며 법음이라는 뜻이며, 천지간의 사물 모든 것이 존귀한 부처님의 모습이고 은혜로운 부처님의 설법이라는 지혜를 깨닫는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시이다. 일반 범인이야 그런가보다하며 수긍만 할 뿐 그 참 지혜를 깨닫기라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소동파의 시를 그대로 떠오르게 하는 곳, 실로 부처님의 공기가 살아 숨쉬는 곳, 이 곳 저 곳에서 부처님의 반야지혜가 가득차 있음을 절로 느끼게 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본지에서 찾아간 Insight Meditation Society(인사이트 참선 협회)과 Barre Center for Buddhist Studies (베레불교학센터)이었다. 뉴욕에서 커네티컷을 지나 메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서 약 1시간 이상을 들어가면 지도상에서 메사추세즈 주의 정 중앙에 위치한 Ware라는 곳이 나온다. 이 곳에서 표지판도 없는 길을 더욱 들어가면 큰 숲으로 이루어진 Barre라는 조그만 농지도시가 나온다. 도로 양 옆에 큰 나무들을 끼고, 영화 속에서 봄 직한 길을 계속 가다보면 오른쪽에 거대한 건물이 나온다. 뉴잉글랜드 전통의 건축스타일, 깨끗하고 웅장하기까지한 빌딩, 선입견에 싸여있던 필자는 그곳이 성당이나 교회로 착각을 하였으나, 작게 쓰여진 Insight Meditation Society라는 간판이 그 동안의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하였다. 주말이라서 약간은 조용한 듯한 건물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한 부인이 다가와 수줍은 얼굴과 함께 건물안으로 안내하여 주었다. 건물 안은 크게 중앙선방 두 곳, 요가수행방, 사무실, 부엌, 식당 그리고 숙소로 이루어져 있다. 잠시 볼 일이 있다며 원하는 곳을 둘러보라는 그 부인을 뒤로 하고 필자는 편집장님과 함께 센터를 둘러 보았다. 필자로서는 처음 보는 경행참선을 수행하시는 분, 중앙 선방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 저 곳에서 삼매에 들어 계시는 수행자 분들, 약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수준급의 고급 숙소등은 감탄을 불러 일으키기에 무리가 없었다. 대충 볼 일을 마치고 돌아온 그 분의 이름은 Christine Hjorleifsson부인, 현재 이 센터에서 1년전부터 봉사로 Housekeeper로 일하시고 있는 분이었다.
이: 안녕하십니까. 먼저 참 좋은 곳이군요. 이 곳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Hjorleifsson부인: 이 곳은 참선을 중심으로 수행하는 곳입니다. 곳곳에 보아서 아시다시피 불교의 참선 수행을 따르고 있지만, 어느 불교단체에 소속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 100% 자원봉사로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처음 이 곳은 어떻게 시작되게 되었습니까?
Hjorleifsson부인: 본래 이 200에이커에 달하는 토지와 건물은 한 개인의 소유였습니다. 그러다가, 병든 환자를 위한 요양원으로 잠시 운영이 되다가 성당에서 신부와 수녀를 교육시키기 위한 일종의 교육원으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당시, 저희 센터의 설립 멤버였던 조셉 골드스타인(Joseph Goldstein)씨와 샤론 샐즈벅(Sharon Salzberg) 여사와 그 밖에 뜻이 맞는 여러분들과 함께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라오스, 인도등지에서 Ajaham Chah, Mahasi-Sayadw, Munindra와 같은 유명하신 선사 밑에서 수행하고 계셨습니다. 이 분이 이제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이 성당이었던 건물에 작게 임대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참선에 대해서 가르쳐 주기 시작한 것이 점점 소문이 퍼져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기금으로 약 24 년전 1976년도에 십오만불을 주고 구입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이 곳의 자매학교격인 베레 불교학 센터를 세우고 또한 앞으로는 6개월내지, 몇년 단위로 오랫동안 참선을 수행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Forest Refugee Meditation Center설립이 눈앞에 있습니다.
이: 아, 그렇다면 이 곳은 짧은 기간동안 수행하는 곳입니까?
Hjorleifsson부인: 그렇습니다. 이틀짜리 프로그램에서부터 6개월 짜리 프로그램 까지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아까 이 빌딩을 돌아보니까 큰 예수 그리스도 성화도 보고, 불상과 탱화도 보고, 또 계단에서는 오래된 듯한 청 태종의 골동품 초상화가 걸려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설명 해주시겠습니까?
Hjorleifsson 부인: 원래 이 곳은 수녀와 신부를 양성하던 교육원이었습니다. 당시 우리가 이 건물을 살 때 성당 측에서 남기고 간 많은 성화나 예술작품은 버리기 아까워서 그냥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 곳에서 수행을 하고 간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많이 보내주곤 합니다. 그 청 태종의 초상화도 이 곳에서 수행하던 분이 보내주신 선물로서, 많은 사람들이 정성어린 선물에서부터 값진 선물까지 많이 보내주곤 합니다. 그렇지만 이 센터는 어느 종교단체에소속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불교신자이던 이슬람교도 이던 구교, 신교 가리지 않고 참선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팔 벌려서 환영하고 있습니다. 참.. 12시가 되었으니, 기왕 오신 김에 점심이라도 들고 가시지요.
부인의 안내로 간 곳은 왠만한 식당규모의 다이닝룸이었다. 이 곳에서는 항시 채식식단이 나온다고 한다. 식당에서 일하던 건장한 두 청년도 모두 자발적인 봉사로 일하는 분들이며 부엌에서 잡일 하시는 사람부터 요리하는 분들까지 모두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분들이라니,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이기적인 삶 속에서 허우적 대던 나로서는 참 신선하기 그지 없었다. 음식은 모두 채식이고 부페식이었으며 식사 후에는 각자 설것이를 하는데 한 방울의 물도 아끼게 되어있었다. 채식주의자이신 편집장님은 더없이 기뻐하시며 무려 두 그릇이나 드시고 다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접대실로 오니 못 보던 분이 와 계셨다. 이 분은 올해 46살이 되시는 에드워드 우드라는 분이셨다.
이: 개인적인 소개를 해주시겠습니까?
우드 씨: 네, 저는 현재 이 곳에서 자원봉사로 기거하면서 수행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 아..그렇다면 불교신자 이십니까?
우드 씨: 아..아닙니다. 저는 단지 참선을 수행할 뿐 불교신자는 아닙니다. 저의 주 관심은 참선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교에도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또한 8년동안 힌두교를 심도 깊게 연구한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불교에 대해서 6년째 연구 하고 있으며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를 불교신자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이: 이 곳에서 오시기 전에는 무엇을 하셨습니까?
우드 씨: 저는 본래 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1년전까지 이쪽 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직장을 그만 두고 이 곳에서 수행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 대단하시네요, 혹시 스님이 되고싶으신 생각은 없으십니까? (웃음)
우드 씨: 하하.. 아니오,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사실 이미 스님이 되어 본적이 있습니다.
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우드 씨: 예.. 미얀마에서 1년동안 스님생활을 한 적이 있었으나, 마음이 변하여 다시 환속하였습니다.
이 :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 곳의 운영은 누가 맡아서 합니까?
우드 씨: 저는 아직 그런 문제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센터의 디렉터이신 에드윈 캘리씨가 오늘 쉬는 날이지만, 그 분께 물어봤으면 잘 대답해 주셨을텐데.. 아 참, 다른 분이 계신데, 저 분께 물으면 알지도 모르겠군요. 그때 센터 안으로 들어온 한 여성분이 있었다. 수미 라운던양은 윌리엄스대학을 나와 현재 하버드 신학대학교에서 불교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본지 `1월호<East & West>에 기사도 내신적이 있는 분이셨다. 라운더양은 본지를 보면서 참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반겨주었다.
라운던 양: 정말 세상은 좁은 것 같습니다. 일미스님하고는 하바드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감사합니다.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라운던 양: 얼마전 까지 저도 이 곳에서 자원봉사로 일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청소년들의불교에 대한 생각과 의견에 대한 석사논문을 쓰느라 바빠서, 이 밑에 있는 베레불교학 센터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오늘같이 가끔 시간이 남을 때는 이 곳에 올라오기도 하고요.
이: 현재 이 곳의 구성인원은 어떻게 됩니까?
라운던 양: 현재 이 곳은 총 25명의 직원이 있으며 그 중 15명은 자원봉사단으로 봉급은 받지 않고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중 2명은 이 곳에서 묵으면서 생활하지요. 나머지 10명은 이 센터이사회의 각 부서 위원장입니다.
이: 보통 이 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옵니까?
라운던 양: 세계 곳곳에서 옵니다. 제가 알기론 대부분이 미국에서 오긴 하지만, 캐나다, 독일, 우간다, 스위스등지이며 미국안에선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 곳곳에서 많이 오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아시아사람들은 이 곳에서 접하기가 힘듭니다.
이: 어떤 식으로 이 센터에 대해서 알립니까? 광고를 따로 하나요?
라운던 양: 특별히 광고를 하는 것은 불교잡지 라이사이클에 한면에 광고를 하고, 작은 불교나 참선 관련 저널에 줄광고를 내는 정도가 다입니다. 대부분은 이 곳에서 수행했던 분들이 다른 분들께 추천하면서 많은 분들이 오시곤 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편집장께서 사진촬영을 하시는 동안 라운던양과 이 곳 저 곳 둘러 보았다. 놀랍게도 빌딩안의 다리를 건너가면 더 큰 숙소가 있었으며, 지하실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농구장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이미 언급했듯이, 참선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일년 내내 열리는 참선 프로그램 중 한 개에 등록하면 된다. 각 프로그램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사님, 교수, 강사등이 초청되어 각 참선 프로그램을 주도 한다. (1월 한달은 센터 문을 닫고 25명 직원들의 참선수행기간이라고 한다) 특히나 이번 여름방학에는 청소년을 위한 참선 프로그램이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또한 가족들을 위한 참선프로그램이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20년 넘게 참선수련을 해온 에드 하우벤씨와 애나 크레건씨에 의해 기획된다고 한다.
인터뷰가 끝나고 라운던 양과 함께 참선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베레불교학센터에 방문 하였다. 이 곳은 참선센터와 같은 행정아래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약간은 성격이 다른, 즉 참선도 중시하지만 불교 철학과 학문을 더욱 중시하는 곳으로 불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부터 이미 어느정도 경지에 다다른 분들까지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다. 잔디밭에서나 빌딩안에서나 많은 분들이 수행을 하고 있었고, 불교학에 관련된 모든 서적을 모은 자체 도서관도 구비하고 있었으며, 뒤로는 큰 숙소가 있었다. 마침 수련시간이 되어서 필자와 편집장님은 이 곳에서 인터뷰나 자세한 취재는 하지 못했지만, 라운던 양의 도움으로 건물 이 곳 저곳을 둘러볼수 있게 되었다. 이름이 수미라는 한국이름을 가지고 있길래, 진짜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수미”가 자신의 본명이란다. 부모님때부터 돈독한 불교신자였기에 라운던 양이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한국이름을 지어 주셨다고 한다. 그렇게 불교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스님이 되고픈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자신은 이미 남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럴수 없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 라운던양을 뒤로하고 부러움, 감탄, 아쉬움등의 감정이 교차한 채 그 곳을 나왔다.
인사이트 참선 센터에 대해서 보충 설명하자면, 연중 내내 운영되는 참선 프로그램에는 기간과 내용에 따라 다르나, 각자의 숙식비로서 약간의 참가비를 지불한다. 그렇지만 정말 참선을 공부하고 싶지만 참가비 여유가 없는 사람, 특히 학생들은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2주전에 사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면 보시를 받은 기금에서 마련해준다. 한 사람의 경제사정이 참선을 배우고자 하는데 방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여기 계신 분의 이야기였다. 워낙 이 곳이 잘 알려져 있는지라, 각 프로그램 날짜의 2~3주전에 이미 인원이 꽉 차버리고 만다. 예를들어, 이번 방학에 실시되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벌써 60명이, 가족프로그램은 130명 이상이 참가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다. 보통 참선프로그램을 시작하면 그 사람의 수행 정도에 따라서 시작하는 레벨을 다르게 한다. 초보자는 물론 좌선에서부터 시작하며, 어느 정도 참선수행이 깊어지고 삼매에 몰입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보행참선으로 넘어간다. 그 후 계속 수행이 깊어짐에 따라 식사를 하면서 참선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궁극에는 무슨 일을 하던지 바로 삼매에 들 수 있는 경지에 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각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하루일과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2:15 좌선
3:00 보행참선/그룹인터뷰
3:45 좌선
4:30 보행참선
5:15 다도시간 (다양한 종류의 차가 제공된다)
6:30 좌선
7:00 보행참선
7:15 간단한 대화시간
8:00 보행참선
8:45 좌선
9:30 저녁 다도시간
10:00 취침시간
비록 몇 일에서 몇 주일밖에 하지 않는 참선 생활이지만 위와 같은 일과를 따른다면 왠만한 스님들 못지 않는 수행을 한다고 생각하였다. 먼 곳에서 오는 사람들을 위해 메사추세츠 스프링필드의 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벨레까지 픽업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참선 외에도 벨레불교학센터에 가서 불교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으며 자연경관이 아주 수려하여 멋진 삼림욕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 곳을 내려오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째로 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이다. 마치 도인들처럼 자신의 수행에 전념을 다하는 모습. 좋은 직장을 버리고, 이 곳에서 생활나는 사람들을 보며 그동안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망각한 채 그저 앞으로만 달려온 나의 삶을 저절로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 우리는 집을 소유하고 있을지 모른다. 좋은 차나 안정된 직장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 불신을 하며,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지 않을까 우려도 한다. 그곳에 계신 모든 분들은 마치 미스코리아들처럼 억지로 만들어 낸 웃음이 아닌 진심어린 웃음을 입에 머금고 다니신다. 옛날 부처님께서 마하가섭에게 염화미소로서 선의 마음을 이심전심으로 전하셨듯이, 그 티없는 모습에서 풍기는 알 수 없는 사람과의 온후한 정을 느끼며 그동안 어쩌면 가식적으로 살았던 나의 삶에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둘째는 미국에 있는 한국불교의 실상이다. 왠지 모를 분노감.. 불교의 원천지는 한국이건만, 오히려 미국사람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이런 멋진 시설을 마련하여 불교를 수행한다는 것이 어쩌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세히 생각하고 보니, 아직까지 미국한국사찰중에는 마음놓고 수행할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셋째로는 바로 미국불교인들과 한인불교인들 간의 공백차이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다. 참선센터와 불교학센터를 방문하고 나면서 느낀 점은, 미국의 불자들은 불교의 신앙적인 종교적인 요소를 배제한채 불교철학과 그 가르침을 이론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성향이 짙은 반면에, 화엄경의 본 뜻이나 육조단경의 가르침을 알고자 하기 보다는, 한인불자들은 흔히 “흔히 아미타불 관세음보살”로 대변되는 “기복성향향”이 너무 짙은 듯 싶다. 물론 어느 쪽이 틀리고 어느 쪽이 맞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흔히 선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염불하는 사람들이나 불경을 읽는 사람에게 “공”사상만을 내세워 헛일이라고 비방하기도 한다. 역시 어떤 사람들은 절에 가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려기 보다 “...해주십시오”의 자비를 구하는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도 많다. 흔히들 불교를 경,율,론으로 나누기도 하고 스님들은 선을 공부하시는 선사, 불경을 공부하시는 법사, 계를 중요시 하는 율사로 나누기도 하면서 서로의 것을 고집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나눗셈은 사람들이 결정하여 놓은 것이지 결국에 부처님 법은 하나인점을 상기하고 싶다. 마치 뉴욕에서 보스턴 까지 가려면, 비행기로 가는 방법, 차, 기차, 자전거 혹은 걸어서도 가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렇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보스턴으로 향해 있으며 비행기 타고 가는 사람은 걸어가는 사람을 비방할 자격은 없다. 이렇게 서로 극과 극을 향하고 있는 미국내의 미국인불자와 한국인불자 사이간의 이해부족 공간을 메꾸워 줄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더욱 놀란 것은 이 곳에선 정말로 한국계 불교인구와 끈을 닿고 싶어하며, 긴밀한 연락과 협력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라운던양역시 이 센터의 동양인들의 참가저조한 점을 들어서 센터 측은 다른 민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나 자신의 의견으로는 언어장벽, 문화차이가 큰 장벽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앞으로 우리가 신경 써서 추진해야 할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미국 불교인구와의 단단한 협력관계라 생각된다. 그리하면 곧 인사이트 참선 센터에서 참선수행하는 한국인도 볼 수 있을 것이며, 한인사찰에서 열심히 관세음보살을 염불하는 미국인들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음은 물론, 나아가서는 서로 다른 문화간의 이해도 확립과 한인들의 미국사회 진출에 큰 도움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하였다. 주말이나 오후에 시간 있으면 이 곳에 방문은 물론 기회가 닿으면 가족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보는 것도 참 좋을 듯 싶다. 그 곳에 있는 몇 시간동안 도시생활만 해오던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으며 마치 자연 속에 한 부분이 되어있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원래 자연 속에 속해 있었으나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불심과 깨달음도 이런 것이 아닐까. 끝으로 다시한번 이 곳에 방문하시기를 추천하며 작은 시를 노래하며 끝을 맺고 싶다.
“늙은 소나무는 반야를 얘기하고, 그윽이 깃든 새는 진여를 희롱하네”
Insight Meditation Center
1230 Pleasant St.
Barre, MA 01005
978-355-4378
Barre Center for Buddhist Center
149 Lockwood Rd.
Barre, MA 01005
978-355-2347
글/이임재
2000년 9월 12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