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5분 광주역을 출발한 버스는 예술회관 후문에서 우리 일행(강공수 김오석 김종국 나종만부부 노승남 박호영 백종팔 송하문 신철남 양수랑부부 윤상윤부부 임철호 정송연 정원길 정재남 최문수부부 등 20명)을 태우고 목적지로 출발하였습니다. 처음 계획은 충남 안면도 일대였는데 이번 장맛비로 교통이 두절될 정도로 피해가 심하고 또 오늘도 그곳은 우천에 물난리 지역이라는 기상예보로 도저히 실행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어젯밤 10시경에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한 관계로 신청한 친구들이 10여명이나 불참하게 된 것입니다.
섬진강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오늘의 목적지인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 잡은 ‘경상남도산림환경연구원’(수목원)에 11시 30분 쯤 도착하였습니다.
먼저 산림박물관을 구경하고 그다지 높지 않는 언덕길을 올라 산등에 있는 무궁화에 대한 정보로 가득 찬 ‘무궁화홍보관’을 보았습니다. 이어진 산줄기를 타고 200여미터를 갔더니 ‘산정연못’이 나오고 100여미터는 ‘상록활엽수원’으로 이어졌습니다. 산줄기를 따라 내려갔더니 갖가지 동물들이 사육장에 종류별로 몇 마리씩 있는 ‘야생동물원’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분수대’ ‘잔디원’ ‘수생식물원’ ‘장미원’을 지나 이 지역을 빙 둘러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1시간 동안 걸었더니 배도 고프고 힘이 빠졌습니다.
다시 버스에 승차하여 30분을 더 달려 진주시내에 있는 ‘촉석루 공북문’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거기에 우리가 예약해 놓은 식당이 있었습니다. 메뉴는 비빔밥이었는데 그 유명한 전주비빔밥과 어께를 겨룰 만큼 맛이 있었습니다. 소주 건배도 당연히 곁들었지요.
1592년 10월 임진왜란 초기 진주대첩의 격전지였던 이곳 진주성 북문인 공북문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아름다운 장원처럼 녹색 잔디밭이 우리의 눈으로 시원하게 들어오고 있지만 400여년 전 당시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하였을 것을 생각하니 그냥 오싹한 마음이었습니다. ‘촉석루’와 ‘의암’을 보고나서 우리는 ‘국립진주박물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설립 당시에는 주 소장품이 임진왜란으로 인한 유물들이었다는데 지금은 이 지역의 역사적 유물들도 소장하고 있다 합니다. 몇 년 전에 이 박물관에 재일동포 한 분이 국보급의 조선 초기의 그림인 ‘소상팔경도’(작자 미상)를 일본에서 구입하여 이 박물관에 기증하였는데 그 가치가 무려 88억원이라 합니다. 그런데 오늘 그 그림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특별전시회 때문에 지하소장고로 들어가 버린 것이라 하였습니다. ‘서장대’와 ‘호국사’를 지났을 때 기어코 검은 하늘에서 빗방울이 쏟아지고야 말았습니다. 서문으로 나왔더니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 정송연 친구를 내려주고 우리는 광주로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