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메일을 열어보니 공부방지원사업에 관한 프로젝트 정보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2년씩이나.^^
아내에게 말했지요.
"꼭 신청해!"
뾰루퉁한 얼굴과 댓구가 시원찮길래, 다시 말했지요.
"꼭 해!"
여전히 대답없는 아내. '아니 사람말을 듣는 거야 뭐야' 속에서 화가 슬그머니 올라오면서 한마디 더 했습니다.
"왜 그리 소극적이야!"
이 상황은 아침기도회를 마치고 온 바로 직후였더랬습니다.
한나절 많고 많은 일이 지나가고, 수요노을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본문은 지난 주일설교본문과 같았지요.
구레네 사람 시몬이 처한 상황, 곧 원치않은 상황에 대한 반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침에 있었던 섭섭함을 말합니다. 이런 거지요. 이제 배가 불러 쉬고 싶은데, 프로젝트를 신청하면 5월부터 또 억메이게 되고 실무자문제며, 사업의 투명성 문제까지 힘에 버거운 것이었죠. 그런데 제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하더라는 겁니다.
평소에 자립이니 무위니 흐름이니 또한 프로젝트에 대한 잔인할 정도의 비판은 온데 간데 없고 당연히 교회현실이 그러니 준비해야 되지 않느냐는 식의 모습에 약간의 실망이 있었다는 겁니다.
어제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회에 경기도청, 안산시청 복지담당자가 왔었지요. 쭉 적고 음료수 먹으면서 내뱉는 이야기는 잘 검토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아동급식과 관련하여 경기도는 1인당 2000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순간 저의 머리속에는 20명에 한달이면 120만원인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급식을 하지 않으니 지역문제로 해서 추진하고, 다각도로 접근하자."
"........"
"왜 그래?"
어제 있었던 일이 오늘도 반복되었지요.
아내가 지적한 저의 모습, 그리고 어제의 일.
아내는 그런 저를 안타깝지만 이해해주었습니다.
지원을 받아도 투명하게 쓸 자신도 용기도 없는 놈이, 금전을 준다니까 하고 있는 일의 의미도 잃어버린 채 두 눈 동그라니 뜨고 긴장한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옵니다. 조금은 농도짙은 서글픔을 포함한 웃음말이죠.
생각은, 아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며 배려한다고 하지만 행여나 아내를 실무자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아기를 품고 있고 있는 상황을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첫댓글 제가 보낸 메일로 인해 작은 갈등이 있었군요........죄송!!!! 뭐라도 돕고 싶군요.......
젊은바다님. 오히려 제가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지요. 다 저희 교회를 생각해서 해 주신 일이고, 또 그로 인해 우리 자신을 정직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잖아요. 끊임없는 관심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