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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마추어자전거여행동호회! 원문보기 글쓴이: 펠릭스(felix)
타 카페에 기리니님께서 올린 후기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퍼왔습니다.
이번 10월10일로 예정되어있는 속초 라이딩에 가고싶은 마음에 걱정만 하시는 분들이 있을것 같아
용기 내시라고 한번 읽어보시라고 퍼왔습니다. 이런 열정이 있으신 분들은 이번 속초 라이딩에 모두 참석 가능할듯...ㅎㅎ
http://cafe.naver.com/bikecity/694525 <--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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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속초를 가다!!
국가대표급 저질 체력 3인이 9월12일 1박2일로 속초를 다녀 왔습니다..
지난주 화요일 회사 동료인 손모씨,김모씨(본인들이 실명 노출을 극도로 거부함~)등과 농담하다 저를 포함 덤앤더머과~ 3명이 속초를 가기로 계획을 짰습니다..
급조된 속초 원정대는 다음날 각자 자료 수집후 세부 사항 확정키로 결정!
수요일
덤앤더머 속초 원정대 1차 회의결과
1. 주행 예상시간
워낙 서로의 저질 체력과 허접함을 알기에 속초에서 샤워하고 우와하게 저녁을 먹으려면 ..
오후 5시 속초에 도착으로 목표 설정!
자출사 카페에 다녀오신분들 후기를 보니... 쉬는시간 포함해서 대략 12시간 전후~
음..우리는 쫌..허접 하니 한 4시간 더 걸릴거라 생각해서 한 16시간 정도 소요 예상..
그럼.. 토요일 새벽 1시 출발로 전격결정!!
2. 주행중 위험 요소에 대한 대응
- 새벽에 출발이라.. 주행중인 차량의 시인성을 확보코자 온몸에 각종 LED등, 배낭엔 경광봉 2개, 자전거에도 P7두발, 앞,뒤 조명, 헬멧위에도 P7설치 아무튼 뻔쩍 거리는건 최대한 많이 설치키로함.
- 주행중 부상에 대비 의약품,물파스 구매
- 펑크나 자전거 고장에 대비 초소형펌프, 펑크패치,공구,예비튜브 구매
- 초코바, 이온음료, 패드팬티 구매
3. 속초에서 서울 복귀 방법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출발전일 손모씨가 속초 한화콘도에 스타렉스를 주차해 두고 서울로 올라오는 것으로 결정
완벽했다..
1차 회의결과 우리 덤앤더머 3명은모든 모두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이글거렸다! 속초 정복은 우리의 눈앞에 있었다!
목요일
김모씨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다급한 목소리와 X마려운 표정으로..긴급회의 소집
2차회의 발의자 김모씨 “초떄따~ 어제 퇴근해서 속초 갈라고 간만에 자전거 찾아보니.. 누가 훔쳐갔네”
헉!! 이럴수가~~ 우리의 속초 정복의 꿈은 사라지는가~~
손모씨 “이런 씨방버드야!! 속초를 간대는 #$@*&놈이 자전거가 있는지 없는지두 모르냐 이@$#%^&*&^$$버드 끼야!!”
저 “이~~런 개 @#$%^&! 씨$%^$#$ 어제 P7$^%$#라이트@#$%^& 돈이 @#$%^& 그럼 @#$%^&# 진작#$%^&^%$ 개$%#^&*^%$+ 이제와서#$%^&^%* 이걸%^*^^$% 콱!!$%^&&%#%^*&%$#!! ”
다급해진 저와 손모씨의 다정하고 따뜻한 욕설과 정겨운 폭력에 굴복한 김모씨는 결국 퇴근후 새 자전거를 사기로 결정!
역시 현실에선 고래도 춤을 추게 하려면 칭찬보단 폭력과 욕이 짱이다!
이후 모든 일정은 순조로웠다.
김씨는 새 자전거를 구입했고, 손씨는 차량을 속초에 세워두고 왔으며, 필요한 물품은 모두 구매를 완료했다.. 간지가 철철 넘치는 잔뜩 구매한 물건만 봐도 속초는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두둥~~ 드디어 금요일
초저녁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출발 시간이 가까워 오자 점점 굵어지고 있었으나, 우리의 앞길을 막을수는 없었다.
새벽 1시 그들이 우리집 앞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다.
비가와서 위험하다고... 떠나는 이수일의 바자가랑이를 잡는 심순애처럼 애절하게 가지말라고 잡는 마누라를 뒤로하고 김씨와 손씨를 만났다...
두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멋진 미래전사의 모습이었다.
각종 조명과 반사 장식으로 치장한 그들의 모습은 평소의 어리버리하고 모자란 모습이 아니었다. 나 또한 그들과 동일한 복장...
우리들은 서로의 모습에 감탄했다..
따라나온 우리 마눌은 에버랜드에서 퍼레이드 하는 사람 같다고 우릴 폄하했다.
미래전사 세명은 우리 마눌의 낮은 안목을 뒤로하고 둔촌동에서 속초로 힘차게 출발했다.
가끔식 지나 가는 차량이 우리의 멋진 모습을 보기위해 속도를 낮추고 우릴 한참 쳐다보며 지나간다...
푸하하하핫!! 대 성공이다!! 우린 안전하다!!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곧 속초닷!!
새벽1시 비오는 새벽 거리를 달리는 우리 미래전사들은 두려울것이 없었다!
우리 전사들은 우리 기준 빛의속도인 평속 17Km에 가까운 광속으로 팔당,국수역을 지나 44번 국도상 첫 번째 휴게소에 도착했다..
휴게소는 불이 꺼져 있엇다....
괜찮다...예상된 일이었다.... 유비무환!!
우리에겐 충분한 초코바와, 음료수가 있었으니.....
그때 나와 손씨는 그 휴게소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여러분은 터미네이터1에서 지구로 처음 내려온 터미네이터의 등장 장면을 기억하는가??
아놀드 주지사 형님이 벌거벗은 몸으로 어둠속에 울퉁불퉁한 실루엣을 살짝 보이면,...
그뒤에 배경처럼 깔리는 뽀글뽀글 피어오르던...연기...
김씨가 초코바를 꺼내기 위해 배낭을 내려놓고 겉에 입었던 우비를 벗자...
터미네이터등장 할때보다....거짓말 하나도 안보테고...딱 100배 더 많은 연기가 김씨의 몸에서 피어올랐다...
마치 옛날 진빵집 무쇠솥을 열면..확~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그 연기는 3분여를 지속됐다... 놀라웠다.... 존경스러웠다...
김씨는 정녕...속초를 정복하기 위해서 미래에서 왔단 말인가!!
카메라를 안가져 간것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김씨의 멋진 이벤트 이후 우리의 체력은 점점 떨어져만 같다...
20분 주행 10분 휴식... 20분 주행 20분 휴식.. 20분 주행 30분 휴식...
날이 점점 밝아지며, 멋진 전사의 모습도 ...점점...그 빛을 잃어갔다...
8시쯤.. 양평을 거의 벗어나고 있을 무렵...
우린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에 들렀다...
식당 아주머니는 우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온몸에 진동하는 물파스 냄새.... 비에..쫄딱 젖은....초라한 차림새.... 입주변애...묻어있는 초코바 흔적... 배낭과 옷에 주렁주렁 달린 이상한 램프...
날이 밝은후의 전사들의 모습은 내가 봐도...추했다..
식사후...날은 괘청하게 밝아졌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예언하듯....햇빛도 쨍쨍...
우린 다시 평속 15Km의 엄청난 광속으로 홍천을 향해 진격해 나아갔다...
홍천을 통과하는 동안 많은 MTB동호인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한 100분 이상 지나간것 같았다.... 그분들이 지날때마다...우린...마치 하나도 안힘든것처럼... 가식적인...표정을 유지했다...
역시...전사는 간지가 중요하다....
인제 초입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 준비를 하는데...갑지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나 “ 잘됐다...우린 평소 죄 진일이 많아서..지금 출발하면...바루...벼락 맞는다...그냥.....이동네서...푹자구...내일 마저가자...”
손씨 “ 좋아좋아! 쫌만 더보구..계속 오면 자구가자~~ 호호~~”
김씨도... 말없이 호응하는듯 했다...
야속한 비는 거짓말 처럼..바루걷혔다...다시 햇빛 쨍쨍... 그냥..가기루 했다...
기사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한 20여명 정도의 동호인분들은 멍한 표정으로..하늘만 쳐다보던..전사들의 모습을 기억 하실거다...
출발후 약 10여분뒤....
김씨 “ 어이~ 손씨 뒷바꾸...빵구 난거 같은데”
손씨는 뒷타이어가 바람이 반쯤 빠진 상태로 달리고 있었다...
아뿔사... 이상황에...빵구라니.....
하하핫!! 우리가..누군가... 전사들 아닌가!!
펑크나 고장에 대비...펌프,패치,공구,예비튜브등 모두다...간지나는 제품으로 준비해온 우리가 아니던가~~
펑크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의 장비면...웬만한 자전거포를 차려도 될 정돈데....
펑크쯤은 5분이면... 다 수리하고..떠날줄 알았다...
그러나...누구하나 선뜻 나서는 전사가 없었다...
아무도 펑크를 때워본 사람이 없었다... 장비고...패치고...튜브고...다 무용지물이었다..
뒤에 지나가는 다른 분들게 도움을 청하려했지만...
손씨가 말렸다..“ 안됏!! 우린 간지가 생명인데...우리의 허접함을 남에게 알리지마라!!” 맞는 말이었다...
난 잠시 전사의 신분을 망각했던것이다...
다행이 실빵구라..한번 펌프로 바람을 넣으면..한 4-5Km는 갈수 있었다...
바람 넣는것도 해보니 쉽지 않았다...
한사람은 자전거를 잡고..한사람은...무한 펌프질...한사람은..공기 주입구를 꼭 잡고 있어야만 했다...
인제 시내까지...그렇게 갔다....
점점 우리의 바람넣은 동작도 숙련되어갔다...
F1 대회에서 경기용 차량이 서킷에서 나오면 여러 엔지니어가 달려들어 순식간에 점검을 하듯...
수도 없이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면서....
인제 시내 자전거포에서...말끔히 수리 완료후...다시 미시령 정상을 향해...진격했다!!
십이 선녀탕 휴게소를 지날때...날은 이미...어두워 지고 있었고.....
한용운 쌤 광고판 앞에서는 돌아온 어둠으로...우리 전사들의 복장은 한층 더 휘황찬란했다...
지금 시간 8시!! 이제 미시령 정상까지...3.4Km !!
미시령 구길을 100M 전진후 10-20분 떡실신을 수차례 반복하며, 지친 몸을 초코바와 물파스로 달래주며.... 드디어..드디어...9시30분..미시령 정상에 도착!!
그러나...미시령 정상의 매서운 추위와 바람은 정상 정복의 감동이나, 저 멀리 보이는 속초 야경을 감상할 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얼어죽지 않기위해...서둘러 속초로 다운힐....
차가운 겨울 날씨에...다운힐까지.... 정말 졸라 추워따!!
한화콘도 도착 10시4분..
우리의 21시간에 걸친 사투는 이렇게 끝이났다.....
담배 7갑
초코바 24개
케토레이 15병
17차 3병
아이스크림 3개
복분자 쥬스 3병
홍삼쥬스 3병
물파스 3통
식사를 제외하고도 이렇게 많이 먹어 대고. 물파스를 3통이나..뿌렸다...
전사가 아니라...식신들린 놈들같다...
암튼.....우리의 도전은 이렇게 끝이났다...
2009년 9월 12일 서울에서 아마도 가장 먼저 출발해서 가장 늦게 도착한 팀이 우리일 것이다...
그덕분에 모든 속초 가시는 분들은 다 뵐수있는 영광(??)을 우린 누렸다...
휴게소에서 따뜻한 말씀으로 격려해주신 트럭 기사님...
길가에 지쳐 쉬고있는 저희를 보고 화이팅!! 을 외쳐주신 동호회분들..
미시령 아스팔트에 떡실신 돼서 바라본 하늘의 총총한 별빛..
서로의 몸에서 땀냄새와 파스냄새의 오묘한 조화로 만들어진 고약한 냄새...
벌써...그 모든게...그립다...
월요일 아침...
김씨,손씨를 보자...그냥...웃음부터 나온다....
아무말도 없이 서로를 보면 우습다....
손씨가 회의를 소집했다...
손씨“내가 어제 곰곰이 생각해 봔는대...21시간 걸린건 너무 쪽팔려.... 한 5시간 정도 줄일수 있는 방법이있어!! ”
“일단 우리 다시한번 가자!! ”
나랑...김씨 “코~~~올!! ”
우리 전사들은 9월 26일 16시간 주파를 목표로 다시 속초에 도전한다!!
속초 너 죽었어!! 이번엔 안봐줘!!!
후기를 쓰는 동안 손씨가 내 귀에 속삭인다,,,
“내가 옆부서 엄씨를 꼬셔써 ㅋㅋ~ 오늘 퇴근하고 엄씨 자전거 사러가자..”
아무래도 우리 전사가 한명 늘것같다...
엄씨는 우리가 MTB국가대표급 고수로 알고있다...
우리 전사들은 오늘 신입 전사 엄씨 자전거를 사러간다...
첫댓글 제가 9월 12일 토요일 강원도 가족여행 갈때 정말 100여명이 넘는 라이더를 본것 같은데요, 중간에 폭우도 내리고 했는데 이분들도 같은 경험을 했네요. 신기합니다 ^^/
우리도 할수잇습니다..어렵고 힘이들게함께여행을 하면 아무래도 전우애?가 더돈독하게되는거 같네요 우리도 이번땅끝이기대되네요^^
땅끝~~~ ^*^
허허허허허;;
거리가 해남보단 짧을건데 넘 마니거리셨네 해남 갈려면 30시간 걸리겠는걸요.
너무 글이 재미있네요. 땅끝이 호락 하다면 훗날까지 기억에 남을 여운은 없을거에요^^
첫 추억은 오래남죠..
"역시 현실에선 고래도 춤을 추게 하려면 칭찬보단 폭력과 욕이이다" 맘에 와닿는...
ㅎㅎㅎㅎㅎㅎ
ㅋㅋㅋ
재밋따허헣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