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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환 때문에 생기는 여러가지 탈모증
머리가 뭉텅 빠지는 것은 질병의 신호
머리카락을 완전히 밀어버리는 행위는 어느 사회에서나 개인의 의미심장한 결행, 또는 구속을 의미한다. 출전을 앞둔 운동선수, 요구조건을 강하게 내세우는 노조원, 수행을 위해 집을 나선 출가인 등에게 삭발은 자신의 결심을 관철시키겠다는 상징적인 자기표현이다.
그러나 과거 나치장교들이 유대인들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는 행위, 교도소에서 죄수들의 머리를 깎는 행위 등은 처벌 또는 구속의 의미로 후자에 속한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더 난다면 이것은 질병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사실 두피보호라는 기능보다는 장식용 또는 권위의 상징으로 사회적인 인정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각종 헤어제품을 가지고 머리카락을 못 살게 구는 남성들과 여성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진다면 얼마나 충격이 클까. 이러한 현상은 단순하게 "장식용 모자"가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몸에 어떤 병이 나타나기 전의 경고증상일 수 있으므로 이때는 서둘러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윤기있고 숱 많은 머리카락은 곧 건강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탈모증 치료하기
그러면 이번에는 머리카락을 중심으로 털과 관련된 질환을 살펴보자.
◇ 원형탈모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 꽤 괜찮은 찻집이 있었는데 이름이 "숲 속의 빈터"였다. 나는 요즘도 원형탈모증환자를 보면 그 찻집의 간판이 생각나 쓴웃음을 짓는다.
원형탈모증은 글자 그대로 동전 모양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대머리라고는 할 수 없고 일과성 탈모질환이다. 과거에는 전염성처럼 생각한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세균에 의한 전염이 아니고 마음의 병으로 치부된다.
특징은 가렵거나 통증없이 진행되는데 어느 날 머리 속을 만지거나 들여다보다 우연히 발견된다. 크기 또한 다양해서 쌀알 만한 것부터 손바닥만한 크기도 있다. 보통 2-3개가 가장 많고 때로는 몇 개가 연이어 발생해서 모양이 불규칙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탈모된 부위를 들여다보면 털구멍은 거의 보이지 않고 두피가 반짝거리며 다소 움푹 들어간 듯하다. 처음엔 피부가 약간 붓는 듯 하다가 부드러워지고 탈모 부위 주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 쉽게 빠진다.예방과 치료
원형탈모증은 우선 병의 진행이 멈추면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 원형의 탈모부 주위에 있는 털을 잡아당겨도 빠지지 않는다면 원형탈모증상이 멈췄다고 보면 된다. 원형탈모증은 그대로 두어도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지만 낫는다고 해도 털이 완전히 나기까지는 2-3개월 이상이 걸린다. 처음에는 솜털과 같은 가느다란 털이 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굵고 검은 털이 된다.
이러한 원형탈모증은 드물게는 눈썹, 턱수염, 겨드랑이와 같은 체모에서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악성 원형탈모증이라고 하며 저절로 낫기 힘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기야 한다. 원형 탈모증은 앞당겨 치료를 받을수록 치유가 빠르기 때문에 원형탈모증이라고 판단되면 서둘러 피부과의사와 상담하기를 바란다.◇ 비듬
요즘은 교복모자를 쓴 중고생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교복에는 반드시 교모를 써야 했다. 그때는 모자를 벗고 머리를 털면 비듬이 쏟아지는 학생이 꽤 있었다. 모자는 자주 세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생상 불결했고, 모자 속의 머리 온도가 세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비듬이 더 잘 생겼던 것 같다.
비듬이 많은 것은 체질과도 깊은 관련이 있고 나이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청춘기와 갱년기에 많다. 비듬이 병적으로 많고 가려움증이 있으며 점차 머리털이 가늘어지는 것을 "비강성 탈모증"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비듬증이 이 병의 근원이다. 치료 역시 이런 비듬증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잘 개선되지 않는다.
비듬은 모든 사람에게 있지만 정도가 심한 사람을 비듬증이라고 한다. 정상상태에서 발생하는 비듬은 가려움이 없지만 심해지면 가려우면서 살갗이 빨개지고 짓무른 상태까지도 갈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지루성 습진이라고 하며 이렇게 되면 비전문적인 방법으로는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다.예방과 치료
비듬증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를 잘 감는 것이다. 일주일에 적어도 2∼3회 샴푸를 이용해 피부를 손톱으로 긁지 말고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감는다. 쌀겨와 같은 모양의 비듬은 피부의 노폐물이라고 보아도 된다. 피부과에서는 이렇게 심한 비듬치료를 위해 "비듬 제거액"을 발라준다. 비듬과 함께 탈모가 심할 때 이 비듬 제거액을 계속 발라주면 머리가 훨씬 덜 빠진다.◇ 곰팡이에 의한 탈모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해방 후 위생이 엉망이었던 시절에 청소년의 머리에서 기계충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기계충은 두부백선과 두부의 비듬증을 합해서 말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곰팡이의 일종인 백선균이 머리에 기생하고 쌀겨와 같은 비듬이 생기는 병인데,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아니고 머리털이 중간에서 부러져 마치 탈모증과 같은 상태가 된다. 어린이, 특히 남자아이에게서 발견되고 장발의 아이에게는 잘 발생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어른도 기계충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예방과 치료
기계충은 거의 사라졌다고 하지만 애완동물로부터 감염되는 수가 있다. 기계충은 곰팡이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지는 않다. 곰팡이를 제거하는 연고가 많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염력이 강하므로 감염 부위에 약을 바르는 것은 물론이고 모자를 씌워 털이 흩어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는 격리시킨 후 아동들을 격리소 내 양육시설에서 치료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 기계적 탈모
물리적 작용에 의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머리를 땋거나 감아 올리면서 강하게 잡아당겼을 때 나타나는 결발성 탈모가 그것이다. 질병에 의한 탈모가 아니라 풍속이나 개인의 머리관리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옛날 성인 남성들의 머리형태인 상투와 여성들의 쪽, 낭자머리 등 모발견인(牽引)이라는 물리적 작용이 모근에 가해져 탈모가 생긴다.
유아에서 뒷머리에 폭이 넓은 띠 모양 탈모를 보게 되는데 이는 베개의 압박 때문인 경우가 많다.예방과 치료
베개 벗어짐이라고도 하며 치료가 특별히 필요 없지만 발모제를 매일 발라주면 머리카락이 빨리 난다. 어린이의 경우 심하게 잡아당겨 머리를 땋는 것은 아이의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 산후 휴지기 탈모
여성의 대표적인 탈모로는 출산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산후 휴지기 탈모를 들 수 있다. 보통 아이를 낳고 난 뒤 2∼5개월 후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탈모의 위치는 머리 앞쪽 3분의 1부분에서 주로 빠진다. 임신을 하면 태아의 영양공급을 위해 전신쇠약증세가 나타나고 내분비 호르몬의 변화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아에게서도 탈모현상이 나타난다. 이 탈모현상은 태어나서 4개월 사이에 일어나며 털이 다시 생기는 것은 생후 6개월 부터라고 보면 된다. 휴지기 모발의 비율은 65∼85% 정도이며 모양은 남성형 탈모증과 유사한 경향이 있다.예방과 치료
출산을 하고 머리털이 빠지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탈모의 비율은 전체의 25∼45%정도 된다. 탈모는 보통 2∼6개월 가량 지속되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회복된다. 털에 좋은 영양식을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 전신성 질환에 의한 탈모
전신성 질환에 의한 탈모는 원형탈모증처럼 모양이 둥근 동전 같지 않고 불규칙적인 모양으로 여기저기서 발생한다. 보통 2∼4개월부터 탈모가 시작되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폐렴이나 독감, 고열을 동반한 질병 후에도 이러한 탈모증이 나타난다. 장티푸스가 대표적인 예다. 또 백혈병, 악성 임파종과 같은 암, 결핵, 갑상선기능항진증 및 저하증도 약물과 상관이 있고 여성에게 흔한 빈혈, 영양실조도 탈모와 상관이 있다.
예방과 치료
원인질환이 치료되면 자연적으로 머리카락이 다시 나온다. 문제는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같은 만성질환들이다. 머리카락 생산공장인 모근에 영양을 공급하는 두피영양개선제, 즉 탈모방지제등이 효과가 있다.
◇ 약물에 의한 탈모
약물에 의한 탈모로 대표적인 것이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항암제다. 나이 많은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했을 경우에도 드물게 머리에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왜냐하면 안드로멕(?)이라는 남성호르몬은 체모는 많이 나게 하지만 오히려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는 약물로는 헤파린, 코마린, 트리파라놀, 카바마제핀, 리튬카보네이트, 겐타마이신 등이 있다.예방과 치료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약물을 끊으면 다시 머리카락이 나온다. 하지만 숱이 적어지는 등 모낭이 상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두피를 마사지하고 항상 청결하게 한다.
◇ 매독성 탈모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매독이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한다고 한다. 매독 제2기에 나타나는 피부발진으로써 탈모가 나타난다. 증상은 가려움증이나 통증 등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행된다. 매독성의 탈모는 원형탈모증처럼 동그랗게 말끔히 빠지는 탈모가 아니다. 마치 콩알만한 크기의 탈모가 뒤통수와 옆머리에 수없이 산재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 피부과의사에 의해 확실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과 치료
매독은 성병이므로 에이즈와 같이 사전에 감염을 주의해야 하는 것이 최선이다. 매
독이 치료되면 머리카락은 다시 나온다.◇ 심인성과 발모광
마음이 아파도 머리털이 빠진다. 소위 심인성(心因性)으로 다른 탈모와 다른 점은 탈모기간이 길며, 적은 양이지만 머리카락이 자주 재발하는 것이다.
신경질적인 성격을 가진 어린이가 자신의 머리털을 뽑는 것을 발모광이라고 한다.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긴 누나, 공부를 강요당하는 어린이,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는 어린이 등 보통 10살 이내의 아이들에게서 잘 나타난다. 요즘에는 뚱뚱한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머리카락을 뽑는 아이들도 있다. 심하게 뽑을 경우 탈모반이 생긴다.예방과 치료
아이의 방을 청소하다 보면 머리카락이 수북히 쓸리고 침대 베갯머리에도 털어 내야 할 정도로 머리카락이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면 정서가 불안정함을 알 수 있다. 노이로제의 일종이므로 정신요법이 필요하다. 요즘에는 소아정신학을 전공한 전문의들이 많으므로 이 분들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다.
외용약으로는 발모제를 발라준다.◇ 종기 치료 후 탈모
머리에 종기가 생겨 빨갛게 붓고 고름이 나온 뒤, 종기는 치료되었는데 종기가 있던 자리에 탈모가 일어난다. 탈모의 모양은 종기가 생겼던 것처럼 원형이 대부분이어서 언뜻 원형탈모증을 연상한다. 이 경우에도 원형탈모증처럼 아프거나 가려운 증상은 없다.
보통 종기가 나은 후 한 달쯤 뒤에 머리카락이 빠지기 때문에 나중에 와서 원형탈모증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피부과를 찾을 때는 그 부위에 종기가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예방과 치료
특별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단 털이 빠진 부위에는 발모제를 바르고
자외선을 쪼여서 모발재생을 촉진시키는 방법이 있다.◇ 반흔성 탈모
머리의 화상이나 칼로 벤 상처가 완치된 뒤 번들번들한 부위가 생긴다. 이미 모낭이 완전히 파괴된 상태이므로 다시 털이 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예방과 치료
약간 벗겨진 부위는 절제해서 떼어낸 뒤 양쪽을 꿰매주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많이 벗겨진 부위가 문제다. 이럴 때는 머리카락이 있는 두피 밑에 생리식염수가 담긴 백을 집어넣어 조금씩 부풀려 피부를 늘린 뒤 이를 벗겨진 부위까지 덮는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 또한 크게 벗겨진 부위는 식모술을 하는 등 적극적인 치료로 많이 좋아질 수 있다.◇ 휴지기 탈모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것은 1년생 풀에 곧잘 비유된다. 겨울철 휴식을 취하고 봄부터 성장을 하고, 가을에는 빛이 바래 퇴행을 하며, 다시 겨울철 휴식에 들어가는 것이다. 단지 차이가 있는 것은 모든 머리털이 각기 다른 생명주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보고 있는 머리카락은 성장기에 있는 털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휴식기 모발의 비율은 전체모발에서 5∼23% 정도 된다. 휴지기 탈모라는 것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머리카락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휴식기의 머리카락이 25% 이상 되면 이를 휴지기 탈모로 진단한다. 우선 휴지기 탈모는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많다. 정상인의 경우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는 나이나 성별 인종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40-100개인 반면 휴지기 탈모환자는 120-400개 이상이나 된다.휴지기 탈모의 원인은 머리를 땋는 등 강하게 잡아당기거나 산후 및 출생 후, 스트레스와 열병 후, 약물성 또는 기타 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이중 산후 탈모증은 아이를 낳고 난 뒤 2∼5개월 후 나타나며 주로 정수리 앞쪽 3분의 1에서 시작된다. 전체 머리카락의 30%까지 빠지지만 몇 개월 후에는 멈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열병은 장티푸스와 같이 고열이 나는 질병을 앓고 난 후 4∼5개월 정도 지
나면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나중에 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다시 난다.◇ 생장기 탈모
성장 중에 있는 머리카락이 인체 내의 어떤 변화 때문에 손상되서 빠지는 것을 말한다. 생장기 탈모는 주로 독성이 있는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치료를 한 뒤 곧바로, 또는 1∼2주 후에 나타난다. 특히 머리카락은 투여된 약의 약효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가늘어져 부러지기도 하고 뿌리째 뽑히기도 하는데 약을 끊으면 몇 주일 내에 다시 생긴다.
항암제 이외에도 화학물질을 다루는 작업현장에서도 탈모현상이 나타난다. 탈륨이나 보론과 같은 화학물질이 대표적이다. 두피외상, 압박, 내분비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 감염성 및 유전성 질환에서도 생장기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장년성 탈모증
일명 "젊은 대머리"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두가지 형이 있다. 그 하나는 두정부 ,즉 머리 위 중심부위부터 대머리가 시작되고 또 하나는 이마에 접한 곳부터 벗어지기 시작한다.
이와같이 젊어서 시작되는 탈모는 유전과의 관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장년성 탈모증은 남성에게 많고 여성에게서는 거의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젊은 대머리"의 원인으로써 남성호르몬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치료에는 발모제를 매일 바르거나 인광태양광선을 쪼이거나 여성호르몬 연고를 바른다.◇ 노인성탈모증
노인성 탈모증은 말할 것도 없이 노인에서 나타나는 탈모이지만 두부모근에 노화가 생겼다는 표시이다. 개인이나 체질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고 유전과도 관계가 있으며 주로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점 등은 장년성 탈모증과 유사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노인성 탈모증은 노인성 백발과 같이 오지만 장년성 탈모증에서는 백발이 거의 없다는 점이 다르다.
어떤 생리적 메카니즘 때문에 노화가 되느냐에 대한 연구가 해명되지 못한 오늘날 장년성 탈모나 노인성 탈모증의 원인을 설명할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남성에게서 주로 볼 수 있으므로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여성이라도 남성호르몬을 사용했을 경우 어느 정도 앞머리가 벗겨지는 일이 있다■ 아름다운 유혹 발모제
90년대 초 중국에서 흘러 들어온 대머리 특효약 "101"은 대머리 신사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숫자다. 당시 "중국에서 개발된 기적의 대머리 치료제"라는 가슴 설레는 문구로 대머리 신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었다. 그러나 환자의 심리를 이용한 이러한 "약 장사"는 실제 사용해 본 사람이 늘어나면서 결국 사기극으로 막을 내려 탈모환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었을 뿐이다.
사기극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한 때 모 일간지 사회면 톱기사를 장식하며 기적의 발모제를 팔려고 했던 사람들은 TV를 통해 만인이 보는 가운데 실연을 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옛 조상들은 창포나 쐐기풀을 삶은 물로 머리를 감았다. 다행히도 여기에는 머리카락에 필요한 유황이나 망간 등 무기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따라서 두피 마사지와 함께 최소한 탈모를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는 있다.
이밖에도 증명되지 않는 민간요법은 무수히 많다. 예컨대 흰 국화와 검은 깨, 백복령을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로 만들고 한 번 불에 졸인 꿀로 개어 녹두알 크기 만한 환약을 만들어 식후마다 세 차례 따끈한 물에 복용하는 방법 등이다.
한방에서 검은 깨나 미역, 검은 콩 등이 많이 권해지는데, 탈모증이 음혈이 약해 졌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고 이를 보호해 주는 가감육미지황탕을 먹거나 발모효과가 인정되는 약초의 기름을 발라 마사지 해줄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들은 단지 가정일 뿐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탈모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오히려 단순하다. 머리카락의 원료가 되는 영양분을 듬뿍 섭취하는 것, 그리고 두피의 혈류량을 촉진시켜 영양 공급로를 지속적으로 유지,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머리카락 성분의 구성을 보면 95% 이상이 젤라틴과 단백질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아미노산 계열의 음식과 단백질, 지방산이 듬뿍 들어 있는 꽁치, 정어리, 고등어 등 생선류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달걀이나 소고기 등 육류를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자극이 있는 향신료나 짠 음식은 오히려 머리카락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너무 기름진 음식, 설탕이나 커피 등 기호식품은 멀리해야 하며, 담배는 특히 혈관을 축소시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부와 머리카락 모두에 천적이라고 할만큼 좋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머리카락 건강에는 마음을 편히 갖는 것이 최선이다. 스트레스와 과로는 다른 장기도 마찬가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머리카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공기가 나쁜 작업 환경, 염색과 과도한 무스사용, 드라이를 이용한 잦은 머리 손질도 머리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머리카락 건강은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머리를 자극해 두피로 가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이밖에 매일 2-3분씩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방법도 두피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다.<쉬어 가는 페이지>
국내의 탈모방지제 시장
탈모증환자가 늘어나면서 탈모를 방지하는 제품의 소비량도 크게 늘고 있다. 우리 나라 탈모방지제의 기폭제가 된 것은 아무래도 중국산 "발모제 101"이었던 것 같다. 당시 이 중국산 발모제를 사기위해 여행단까지 생기기도 했었지만 결국 대머리 신사들에겐 효과없는 어설픈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 뒤 경인제약의 "그로비스"와 태평양제약의 "닥터 모"가 출시되면서 탈모방지시장에서 기업의 각축이 시작됐다.
탈모방지제는 크게 의약부외품과 세제류로 구분되는데 현대약품의 "마이녹시딜"과 "닥터모"는 의약부외품으로, "그로비스"는 세제류로 발매된다. 또 최근에는 LG화학이 의약품으로 "활모정"을 판매한데 이어 제일제당도 일본에서 의약부외품으로 "모발력"을 들여와 곧 시판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탈모증환자가 대략 3백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스트레스 증가와 환경오염 등 머리카락 건강을 나쁘게 하는 요인들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잠재시장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탈모방지제를 사용하는 인구는 60만 명 정도 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이렇게 치료했습니다>
눈썹 위에 난 다리 털
털들도 원래 자신이 살던 자리를 기억한다? 가령 머리카락이 난 두피를 다리에 이식해보면 다리털은 머리카락 자라듯이 계속 자란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코밑 피부를 엉덩이에 이식한다면 거기서 수염이 자랄 것이다.
35세 여성 백모씨는 교통 사고를 당해 눈 위에 큰 상처가 났다.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나도 신경이 쓰일 텐데 눈 바로 위에 난 흉한 상처는 그녀를 살고 싶지 않은 지경으로까지 몰고 갔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아가 다리의 피부를 떼어서 눈 위에 이식했다. 사고 전과 다름없는 피부로 돌아간 기쁨도 잠시 문제는 몇 달이 지나면서 나타났다. 눈썹 위 피부를 이식한 자리에서 털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놀
란 나머지 면도칼로 밀어보기도 하고 족집게로 뽑아도 보았지만 계속해서 자라는 털을 감당하지 못하여 외출은 물론 사회 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느 날 신문에서 털을 영구히 제거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우리 병원을 찾아오기는 했지만 의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역시 단 한 번 치료 후 딱 발길을 끊는 것이었다. 그녀는 1년이 지나서야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는 한번 치료 후 별 효과가 없자 포기할까 싶은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눈두덩에서 자라는 털이 너무도 신경에 거슬리고 그 사실을 참고 견디기가 힘들다며 다시 치료받기를 원했다. 세 번의 치료후 털이 없어졌다는 자신이 생기자 그제서야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얼굴에 난 다리털을 제거하기는 그녀가 처음인 것 같다.
얼굴 화상의 악몽 지워준 눈썹 이식
퇴근 무렵 검은 안경을 쓴 40대의 멋쟁이 부인이 병원을 찾아왔다. 병원 내에서도 안경을 벗지 않고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의사로서의 직감력이 발동했다. 예상했던 대로 안경을 벗기니 오른쪽 눈두덩과 이마 쪽에 화상의 흔적이 발견된다. 이마의 화상은 웨이브 진 머리카락으로 덮을 수 있지만 눈썹은 그리는 것만으로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녀의 남은 한쪽 눈썹이 어느 누구의 눈썹보다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왼쪽 눈썹처럼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부인의 말은 정중했다. 물론 눈썹이식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의사로서 꺼리는 것은 환자의 만족도였다. 이 부인처럼 눈썹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여성은 웬만한 결과로는 좀처럼 만족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필자가 주저하면 할수록 부인의 요구는 간곡해졌다. 눈썹도 역시 머리카락을 이식한다. 따라서 머리카락을 이식해도 이식된 부위에서 계속 털이 자라기 때문에 항상 눈썹 손질을 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아두었다. 이식을 시도하기 전 부인의 눈썹을 다시 한번 연구했다. 초생달 모양이면서도 눈썹 끝이 가지런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디자인을 하고 머리털 하나 하나를 방향과 길이를 생각해서 심어준 결과 자세히 보지 않으면 거의 구분하지 못할 정도까지 눈썹을 만들었다.
얼마 후 부인과 함께 남편이 찾아왔다. 이런 의료기술이 있는데 왜 지금까지 고민을 하고 살았는지 한심하다며 이제 더 이상 선글라스 값이 들지 않는 것만 해도 고맙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철 따라 유행 따라 바뀐 선글라스도 이젠 그녀에게 더 이상 필수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털은 많아도 고민 없어도 고민
겨드랑이 털처럼 여성의 음모가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의학적으로 음모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능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들이 무모증으로 고민을 한다.
결혼생활 15년째인 38세의 김모씨도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목욕탕에 가지 않았던 무모증 여성이다. 중학생까지만 해도 남보다 성장이 떨어져 그러려니 했던 그녀의 자기 위안은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그 뒤로 남들과 어울려 목욕가는 것을 기피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녀의 남편은 무모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무던하게 그녀를 대해줬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무거웠다. 남편의 사업이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 혹시 그녀는 그것이 마치 자기탓인 것 같아 안절부절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솜털을 깎아보기도 하고 발모제나 호르몬 연고를 바르기도 했지만 효과를 볼 수 없었다. 그녀가 털을 심기로 한 것은 지난 겨울 남편 회사직원 가족들과 온천장에 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여자들끼리 삼삼오오 온천을 즐기는데 그녀만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빠졌던 것이다.
음모 역시 머리털을 이식한다. 대머리처럼 조밀하게 이식하지 않아도 충분한 시각적 효과를 지닐 수 있기 때문에 대략 7백∼8백개까지 옮겨 심는다. 그녀의 의견을 반영해서 예쁜 역삼각형의 수림을 조성해 주었다. 치료를 도왔던 간호사의 말, 그녀가 "이제 비로소 완전한 성인이 된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