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의 신괴롼계가 중요해요.
제일 처음 5년간의 사업계획을 세우는 이 기간이 전체 사업 진행과정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후원자님들이 보내는 후원금이 앞으로 5년간 어떻게 사용될지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고, 마을 주민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 현지 직원들은 몇 달씩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며 일하기도 한다. 6개월 내지 길게는 1년 동안 주민들과 사업을 함께 계획하고 급한 사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월드비전이 그 마을 아동들과 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세워진 지 20년 된 나그추아마을의 초등학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건물과 물이 가득한 운동장을 보며 당황스러웠던 마음은 사진을 담을 수 없을 만큼 깜깜한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교실의 아동들 중 절반 정도가 한국의 후원아동들이 될 예정입니다. 그러면 이 마을도 아동들이 좀 더 편히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겠지요?>
이 5년간의 사업계획서에는 그 마을 아동들이 기초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교육, 보건의료, 소득 증대 등 각 분야의 연간 세부계획이 담겨진다. 첫 해에는 몇 명의 아동들이 학비 지원을 받게 되는지, 영양실조 상태의 영아들 몇 명이 영양식을 지원받는지, 보건소는 언제 세울지 등의 사업과 그에 필요한 예산이 들어 있다. 사업계획서가 완성되면 이 계획에 따라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사업들의 1차적인 혜택은 결연아동을 포함한 마을의 가난한 가정 아동들이 받게 되지만 2차적으로는 아동의 가정과 마을 또한 혜택을 받게 된다.
<후원자님들의 도움으로 깨끗해진 닙사초등학교와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
후원 아동들을 위해서는 특별히 직접적인 교육, 의료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게 되며 후원 아동들의 부모는 월드비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훈련과 소득 증대 사업의 일차적인 참여자가 된다. 아동이 잘 성장하는지, 학업에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일은 월드비전 현지 직원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일 중의 하나이다. 최소한 일 년에 네 번, 매 분기마다 월드비전 직원들은 담당 아동들을 방문해서 아동과 부모들을 면담하고, 수시로 후원자님들이 보내주시는 편지와 사진을 전달한다. 먼 곳에서 온후원자님의 서신은 아동뿐 아니라 그 가정에도 특별한 기쁨을 선하하게 되고, 우리나라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후원 아동의 가정에 긴급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월드비전 직원이 후원자님을 대신해 도움을 주게 된다.
<데부리카 마을의 뽀민 가족-공부 잘하고 단짝 친구들과 함께 학교 가는게 마냥 즐거운 초등학교 3학년 뽀민. 출산으로 아기와 엄마의 생명이 위험했지만 뽀민이를 비롯한 이 마을 어린이들 후원자님들의 후원금으로 살아났습니다. “행복한 저희 가정을 지켜주신 한국의 후원자님들 감사합니다.”>
두 번째 5년
5년간의 사업이 끝날 때쯤 월드비전은 그 동안의 사업을 마을주민들과 함께 평가한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동들이 입은 혜택과 아동과 가정, 마을에 일어난 변화이며 이 평가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5년간의 사업을 새로 계획하고 진행한다. 처음 찾았을 때는 수줍어하고 낯을 가리던 마을주민들도 변화되어 이때쯤 되면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사업을 진행한다. 월드비전과 함께 마을 일을 해온 주민자치 그룹들은 좀 더 탄탄한 자치조직으로 성장하고, 사업 초기에 주로 월드비전에 도움을 요청하던 많은 일들이 어느덧 주민들의 자치조직에서 해결된다. 예를 들어 한 집에 불이 나서 가재도구며 살 집을 다 잃게 되면 자치조직의 도움으로 새 집을 짓고 식량과 가재도구를 지원받게 되는 것이다.
<오테반 마을의 농업소득증대를 위한 주민 자조 그룹>
마지막 5년, 총 15년의 대장정
다시 5년간의 사업이 끝나게 되면 주민들과 월드비전 직원이 참여해서 한 번 더 평가과정을 거친다. 이 평가를 통해 주민들 스스로 마을 아동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역량이 강화됐다고 판단되면, 월드비전은 지역에서 떠날 준비를 하게 된다. 우선 종결 계획을 세우고 결연 어린이의 숫자부터 줄여간다. 오랫동안 후원을 한 후원자님들은 서운하시겠지만 이제 그 마을 아동들은 그 가정과 마을 주민들의 힘으로 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이별하게 된다. 아쉬운 것은 후원자님들 뿐 만이 아니다. 그 지역을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헌신한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도 서운한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어떤 마을에서는 더 이상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니 그냥 함께 있어만 달라고, 그것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2년 동안의 철수과정을 거쳐 사업을 점차 줄이고 기존 사업을 맡아서 진행할 정부 기관이나 주민 조직에게 사업을 이양하게 되면 월드비전의 사업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