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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하다시피 지난 6월 8일 양구에서 개최된 대한당구연맹 회장배 시합장에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폭력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예술구 시합 결승전에서 경기도 당구연맹 소속의 남도열 선수와 대구 당구연맹 소속의 정용석 선수가 시합을 벌였습니다. 한창 분위기가 고조되어가던 시합 후반부에 남도열 선수가 실수로 공을 놓치는 순간 응원석에 앉아 있던 대구당구연맹 전무이사 이승진 선수가 안도 섞인 혼잣말(실제로 이승진 선수가 한 말은 ‘휴 다행이다’)을 했습니다. 노골적인 비아냥거림도 아니었고, 자신이 소속된 연맹의 선수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보일 수 있는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시합 당사자 입장에서는 다소 기분이 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승진 선수는 시합 종료 후 곧 바로 예를 갖추어 선배인 남도열 선수에게 사과를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남도열 선수가 이승진 선수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큐대를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하자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료 선수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남도열 선수는 계속적으로 주먹을 휘둘러 이승진선수가 피를 흘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후 긴급히 소집된 상벌위원회에서 순전히 피해자인 이승진 선수에게는 3개월 시합 출전 정지, 가해자인 남도열 선수에게는 6개월 시합 출전 정지라는 이해하기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건의 경위를 떠나,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신성한 시합장에서 이런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당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스포츠 인으로서 심한 자괴감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수십 년 간 당구의 이미지는 수없이 왜곡되고 변질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당구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정성으로 당구는 이제 일반인들에게 가장 가깝고 친근한 생활 스포츠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번 발생한 폭력 사태는 그 동안 애써왔던 당구인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 날 시합장에 있던 일반인들은 물론 당구 동호인들에게 여태까지 쌓아온 당구의 좋은 이미지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경우에서든 스포츠 선수가 폭력을 행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 상벌위원회의 결정에 승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 동안 사건 당사자인 남도열 선수에게 수차례 공개사과를 요구했습니다만, 지금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가해자인 남도열 선수 입장에서는 단순한 해프닝쯤으로 치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것은 절대로 간단히 치부되어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이번 사태를 당구연맹 내부 문제로 취급해 유야무야해버린다면 실추된 당구의 이미지는 결코 회복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 공정하고 신속하게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일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이 그 동안 우리 당구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신 당구 동호인들은 물론 스포츠인들에게 반성하고 속죄하는 길이라 여겨집니다.
이에 우리는 사건 당사자인 남도열 선수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부회장. 대한당구연맹중앙대위원. 경기도당구연맹고문. 경기도당구연맹감독) 모든 직함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백의종군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단지 피해자에 불과한 이승진 선수에 대한 징계는 반드시 철회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체육계 내에서 요직을 맡고 있으면서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할 선수가 시합장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 자체도 말이 안 되는 일인데, 그 책임조차 회피하고 있다는 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양구시합에 출전한 전국 각 지역 선수 및 아마추어 동호인들조차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구인 으로서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소식을 보고 들은 대구 경북지역의 선수 및 수십 개의 클럽회원들은 강력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당구인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남도열 선수는 자신의 지위에 걸맞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바닥으로 추락한 우리 당구계의 명예를 그나마 회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 당구인 스스로도 또 한 번 뒤를 돌아보고 자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뼈를 깎는 노력과 성찰만이 우리가 당구인들 앞에 떳떳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위와 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에는 대구당구연맹 소속 전체 회원들은 대한체육회 정식 상벌위원회에 소집을 요구하여 그 시시비비를 가리는등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입니다.
- 대구당구연맹 회원 및 동호인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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